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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칙 「지상의 평화」 반포 60주년, 시사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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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는 성 요한 23세 교황이 회칙 「지상의 평화」를 반포한 지 60년이 되는 해입니다.  

회칙의 내용과 의미, 그리고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지 살폈습니다. 

윤재선 기자입니다.   

[기자] 성 요한 23세 교황이 회칙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를 반포한 건 1963년 4월입니다.

당시는 미국과 소련 사이에 핵 전쟁의 기운이 고조되는 등 냉전 구도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였습니다.

성 요한 23세 교황은 비밀 중재안을 통해 핵 전쟁을 막아내는 데 일조합니다.  

이 사건은 교황이 평화를 숙고하는 계기가 되었고, 마침내 1963년 회칙 「지상의 평화」를 반포하게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를 "먹구름 속에서 한줄기 빛을 볼 수 있는 진정한 축복"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지상의 평화」 반포 60주년이었던 지난 4월, 수요 일반알현에서 성 요한 23세 교황을 언급하면섭니다.

'먹구름'은 핵위협으로 세계가 불안에 빠진 상황을, '한줄기 빛'은 바로 회칙 「지상의 평화」를 가리킵니다.

성 요한 23세 교황은 「지상의 평화」를 반포한 해인 1963년, 교황으로서는 최초로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는 평화를 주제로 한 최초의 교회 공식 문헌이면서 회칙의 청중을 신자를 넘어 선의를 지닌 모든 이로 확장한 최초의 회칙으로 평가받습니다. 

성 요한 23세 교황은 회칙 「지상의 평화」(4항)에서 "세상의 완전한 질서를 거스르는 개인들과 국가들간의 불목 속에서 고통받는 건 인간이었다"고 상기시킵니다.

또한 "공동선은 인간의 권리와 의무를 보장함으로써 드러난다"(60항)고 천명하며 지구의 모든 나라가 공동선을 추구할 것을 주창했습니다.

성 요한 23세 교황이 문을 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선, 평화가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정의와 사랑에 기초한 질서를 요구한다고 천명했습니다.

특히 '평화는 정의의 열매'라는 성경 말씀대로 정의가 실현되어야 불화, 폭력 등이 현실에서 이어지지 않음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대 교회에서 '평화'교리가 맨 처음 정립된 시기를 이 때로 봅니다.

회칙이 반포된 지 60년.

성 요한 23세의 가르침은 "마음의 무장을 해제"하지 못한 채 조각난 전쟁을 치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국가 간 관계는 개인 간 관계와 마찬가지로 무력이 아니라 올바른 이성, 곧 진실과 정의, 적극적이고 성실한 협력의 원칙에 따라 통제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선의의 모든 이와 신자들에게 회칙 「지상의 평화」를 읽어볼 것을 권고했습니다.

아울러 전쟁 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60년이 지난 오늘, 회칙 「지상의 평화」는 그리스도인들이 기도와 행동으로 증거하는 삶을 살아갈 때 비로소 정의의 열매이자 사랑의 열매인 평화를 얻을 수 있음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습니다.

 


CPBC 윤재선입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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