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성상 제작한 한진섭(요셉) 조각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성상 제작의 주인공 한진섭(요셉) 조각가는 한껏 상기돼 있었다. 그는 “작품 제작 후 대성전 외벽에 설치하고 나서 너무도 감격스러워 눈물도 많이 흘렸다”며 “한국 교회, 나아가 대한민국 역사의 큰 한 페이지를 만드는 데 일조하게 돼 크나큰 영광”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 작가는 “한국 신자들만 알고 있던 김대건 신부님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곳 성 베드로 대성전에 조각 성상만 1000여 개가 있다는데, 동양인 성상은 최초이며, 한국의 전통 의상을 한 형태이기에 많은 이의 관심을 더 받게 될 것”이라며 거듭 감격해 했다.
작업 기간만 2년 넘게 소요
한 작가는 성 김대건 신부 성상을 작업하는 데 2년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2022년 8월 1일 쉽지 않았던 카라라석을 찾는 과정만 무려 5개월 정도 걸렸다. “4m 가까이 되는 통돌에 문양과 스크래치가 없는 돌을 찾는 건 생각만큼 결코 쉽지 않았다”면서 “따뜻한 느낌이 나는 돌을 구하기엔 정말 하늘의 별 따기였다”고 했다. 주변 동료들도 돌을 찾는 데 힘을 보탰다. 마침내 작업할 돌을 구한 뒤 8개월간 작업에 몰두했다.
정말 기적 같은 일
한 작가는 성 김대건 신부 성상을 제작하고 설치하는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작업을 하면서 정말 어려운 일들도 많았는데, 많은 분이 기도해 준 덕분에 무사히 작업을 완료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 작가는 “같이 일하는 작업자들과 제작 과정에서 언쟁도 있고, 마음 불편한 일도 있었다”며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는 성경 구절을 떠올리며 저보다 주변 사람들을 더 챙기려고 노력했다”고도 말했다.
“김대건 신부는 담대한 사람”
한 작가는 “김대건 신부님 성상을 통해 그의 담대함과 배짱, 용기를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인자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드러나도록 하는 작업이 가장 어려웠지만, 두 팔 벌린 모습을 통해 모든 것을 다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김대건 신부의 여유로운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이제 전 세계인의 존경을 받는 성인으로 거듭나신 만큼 한국 신자들은 더 큰 자부심을 품고, 한국 교회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도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바티칸=김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