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대전시에서 충청권 중독재활센터의 운영을 시작했다. 중독재활센터는 마약 중독자에게 상담과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마약사범이 받아야 하는 의무교육을 시행한다. 정부가 운영하는 중독재활센터는 서울과 부산 두 곳이었으나, 충청권 센터의 개소로 세 곳으로 늘어났다. 특히 식약처는 충청권 센터를 ‘청소년 맞춤형’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청소년 마약사범이 증가하는 현실에서 충청권 센터의 개소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을만하다.

청소년 중 일부는 치료적 개입이 필요할 만큼 심각한 물질 사용 문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청소년 대부분은 문제를 가질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어 청소년에게는 치료적 목적보다는 예방적 목적을 갖는 개입이 더 적절하다. 또 청소년기 술, 담배, 약물 사용은 성인기 물질사용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물질 사용 시작 나이가 빠를수록 그 문제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청소년이 술, 담배, 약물 사용에 관여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불어 이미 문제를 가지고 있는 청소년에 대한 개입은 효과와 비용 면에서도 효율적이지 않다.

국내 교육 현장도 예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학생들에게 예방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마약류 포함 약물 오남용 예방 교육 시행 현황에 따르면, 거의 모든 초·중·고등학교가 약물 오남용 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평균 98~99의 학교가 예방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하였다.

그러나 거의 모든 청소년이 약물 오남용 예방 교육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의 술, 담배, 약물 사용은 증가하고 있다. 2022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전자담배 현재 사용률(최근 30일 동안 전자담배를 1일 이상 사용한 사람의 분율)과 현재 음주율은 2021년 대비 증가하였다. 또 대검찰청에 따르면, 10대 마약사범은 2017년 119명에서 2022년 481명으로 5년 새 4배 급증하였다.

청소년의 예방 교육 이수율이 100에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술 담배 약물 사용률이 증가한다는 것은 예방 교육에 대한 진단과 개선이 필요함을 암시한다. 현행 약물 오남용 예방 교육 시간은 10시간으로 적은 편이다. 학교 기반 예방 교육은 최소 15회기 이상으로 구성될 때 더 강력한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졌다. 또 현행 예방 교육은 동영상을 활용하여 술, 담배, 약물 사용의 부정적 결과를 알리는 데 초점을 두는 방식에 치우쳐 있다. 이는 전통적 예방모델로 이 모델에 근거한 예방 교육의 효과에 대한 평가는 매우 부정적이다. 즉 예방 교육의 운영 기간, 운영 방식,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생활기술훈련(Life Skills Training) 프로그램은 대표적인 청소년 약물 오남용 예방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운영 기간은 3년이며 학생과 프로그램 진행자(예 : 교사)의 상호작용에 기반을 둔 방식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으로 여러 연구가 그 효과성을 입증하고 있다.

예방 교육을 위한 최적의 장(場)은 학교다. 학교는 풍부한 내용의 예방 교육이 효과적인 방식으로 충분한 기간 학생들에게 제공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고, 교육부 및 관련 기관은 효과성 높은 청소년 약물 오남용 예방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평가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를 바란다.



김용석(프란치스코)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중독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