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되고 올바르고 아름답게?조화로운 인격자, 책임감을 갖춘 지도자 육성’.
경북 상주시에 있는 상지여자중·상지미래경영고등학교(교장 손승덕 호세아 수녀)는 인간 구원이라는 가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한 참교육에 나서고 있다. 누구나 배워서 인격을 갖추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설립 이념을 토대로, 성실히 진리를 추구하며 참되게 살며 사회와 인간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 책임감 있는 학생을 육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가톨릭 여성 교육 역사와 함께
상지여자중·상지미래경영고등학교의 역사는 1950년대 한국 농촌사회의 어려움을 지켜보던 독일인 사제 왕묵도(Reginaldus Egner) 신부가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1959년 함창성당 내에 ‘성경강습소’를 개설하면서부터 시작됐다. 1961년 ‘성모고등공민학교’를 설립해 초대 교장으로 부임한 왕묵도 신부는 1969년 학교법인 상지학원을 설립했으며 당시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를 통해 1970년 상지여자중학교, 1973년 상지여자상업고등학교가 개교할 수 있었다.
상주 지역 여성 교육의 토대 역할을 해온 상지여자중학교(이하 상지여중)와 더불어 주축을 담당한 상지여자상업고등학교는 1984년 ‘상지여자종합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해 특성화고등학교와 인문계고등학교가 함께 운영되는 종합고등학교로 변화했다. 2015년에는 종합고등학교에서 특성화고등학교로 체제를 개편해 ‘상지여자상업고등학교’ 원래의 교명으로 변경했다. 최근까지 여자고등학교로 운영돼오던 상지여자상업고등학교는 올해부터 남녀 공학으로 전환하며 ‘상지미래경영고등학교’(이하 상지미래경영고)로 교명을 다시 변경하고 특화된 4개 과로 운영되는 기숙형 특성화고등학교로 그 입지를 다지고 있다.
■가톨릭 전인교육 정신 실현
상지여중·상지미래경영고는 설립자 왕묵도 신부가 이 땅에 실현하고자 했던 가톨릭 전인교육 정신을 이어받아 학생들이 올바른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부활과 개교기념일 등 한 해 4차례 봉헌되는 미사를 통해 신자 학생들은 신앙을 키우고, 비신자 학생들은 종교와 관계없이 참된 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집단 상담 뿐만 아니라 학업중단 및 위기 학생을 위한 맞춤형 상담도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
‘힐링 버스킹’, ‘등굣길 음악회’ 등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만들어가는 음악 활동을 통해 자존감을 향상시키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도모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들이 학교 일대의 박물관과 섬 인근 10㎞를 함께 걸으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힐링 MRF(산길따라 강길따라 들길따라)’ 프로그램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역민과 학부모를 위해 학교 시설과 전문 교사들을 활용한 바리스타·카페 음료 과정과 제과제빵 과정 등 프로그램을 3년째 운영하고 있다. 상지미래경영고 카페경영과 학생들은 지난해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커피·제과류를 판매하는 ‘상상베이커리 카페’를 교내에 열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수업 이외에도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텀블러 사용과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등 환경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상윤 교감은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됐던 학교 분위기도 점점 활기차고 적극적인 분위기로 변모하고 있다”며 “지자체의 지원으로 통학버스가 운행되는 등 총 3개관의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도 큰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질·적성 고려한 맞춤형 취업 교육
특히 남녀 공학의 기숙형 특성화고등학교로 변모한 상지미래경영고는 ▲보건간호과 ▲금융회계과 ▲카페경영과 ▲부사관과 등 4개 과를 중심으로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교육을 통해 맞춤형 취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보건간호과는 보건 및 간호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현장 실습교육을 통해 맞춤형 전문 간호 인력을 키우고 있다. 전공수업을 통해 간호조무사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으며, VR콘텐츠(분만간호, 신생아간호 등)를 활용한 디지털 수업으로 병원 현장에 대한 적응력도 높이고 있다.
금융회계과는 금융 및 회계·서비스 관련 분야 전문지식과 기술을 습득해 기업과 금융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다양한 전공 관련 자격증 취득을 돕고 있다. 졸업생들은 금융기관과 기업뿐만 아니라 직장생활을 하며 산업체 특별전형 등을 활용해 우수 대학에도 진학하고 있다.
카페경영과 학생들은 바리스타, 제과기능사, 제빵기능사, 조주기능사, 떡제조기능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해 관련 업종으로 진출하고 있다. 특히 한국산업인력공단 조주기능사 자격시험에 3학년 학생 전원이 합격했으며, 바리스타 대회·칵테일 경연대회 등 다양한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수상하기도 했다.
부사관과는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키워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직업 군인을 양성한다. 2019년 전국 최초로 여군부사관과가 개설됐고, 올해부터는 남학생도 수업을 받고 있다. 올해 육군 및 해군 부사관 채용 1차 필기시험에 전원 합격하는 쾌거를 이뤘고, 다음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또 매년 드론 교육을 실시해 드론 관련 국가자격증에도 응시자 전원 합격하는 등 자격증 취득 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예빈(보건간호과 2학년) 학생회장은 “학교에서 받는 수업이나 취업도 중요하지만 학교에서 제공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에 대한 봉사정신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우리 학교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승덕 교장은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자신의 적성을 찾아 나선 학생들이 잘 갖춰진 실습 환경에서 취업에 필요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몸으로 익힐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학업 역량은 물론 따뜻한 품성을 기르는 배움의 터전, 참된 마음을 지닌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