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제21회 세계 사형폐지의 날을 맞아 사형제도 완전 폐지 및 적절한 대체입법에 대한 논의를 촉구하는 종교 및 인권 사회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형제도폐지 종교·인권·시민단체 연석회의는 10월 6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선태 요한 사도 주교)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 주관으로 ‘제21회 세계 사형폐지의 날 기자회견’을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피델리스) 국회의원 공동 주최로 마련된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의당 강은미(아가타)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테오도라) 의원 등 정치인들이 발언자로 참석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김수산나 목사, 원불교인권위원회 강현욱 교무 등 종교인들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좌세준(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부회장,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신민정 이사장 등 인권 사회단체 활동가들도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형제도가 존속되는 상황에서 법무부가 추가적 형벌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입법 추진하는 것을 우려했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은 사형제도가 폐지된다는 전제하에 대체형벌 중 하나로 논의되고 있지만 그 자체로 반인권적 요소가 있어 도입에 신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참가자 일동은 “사형제도 완전 폐지, 적절한 대체형벌 입법 논의, 범죄 예방 대책의 대대적 점검, 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들 대상의 실질적 지원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의원은 “사형제도를 폐지하고 다른 형벌로 대체하자는 의견이 사회 곳곳에 많이 자리 잡혀가고 있고 헌법재판소도 법리적 판단을 했으나 결단을 자꾸 미루고 있다”며 “국회에서 사형제도 폐지와 함께 대체형벌 입법 절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용혜인 의원은 “최근 우리 국민을 위협하는 이상동기 범죄는 처벌을 각오한 범죄라는 점에서 사형 집행으로 예방할 수 있는 범죄가 아니”라며 “오히려 다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범행 동기를 자극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NCCK 인권센터 부이사장 박승렬 목사는 “그리스도교인은 인간 생명의 최종 심판권이 하느님께 있다고 믿는다”며 “잔인한 범죄에 대한 시민들의 두려움과 분노를 이용해 사형제도를 유지하고자 하는 정부의 폭권은 멈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는 오히려 범죄 피해로부터 시민들을 지키고 피해자들을 회복시키는 일에 더욱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