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책 읽기를 권함

황인수 신부성바오로수도회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헉? 이럴 수가!” 책장을 덮고 나서도 정신이 멍합니다. 그동안 읽은 책들, 본 영화들에서 뒤통수를 치는 반전을 제법 만났지만 이런 반전은 처음입니다. 북카페에서 일하면서 가끔 대형서점에 나가는데 카페에 진열할 신간들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이번에 찾은 책들 중에는 재미교포가 쓴 소설이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 시기부터 현대사까지를 관통하는 이 소설을 읽다가 종반에 이르렀습니다. 주인공을 배신한 고약한 악당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입니다. “그의 이름은 바로… 황인수야!” 세상에! 최고의 반전입니다. 가장 나쁜 자, 최고의 악당이 바로 나일 수도 있구나! 그럴 수도 있구나! 앞으로도 이 책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는 일입니다. 우리가 늘 ‘회개해야 한다’는 말을 하지만, ‘회개’라는 말 ‘메타노이아’는 ‘생각을 바꾼다’는 뜻이라고 하지요. 생각을 바꾸려면 내 생각, 내 경험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른 생각을 만나야 합니다. 내가 체험한 삶의 해석 전부를 ‘나’라고 부를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접하는 것이야말로 두 우주가 만나는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내 사고방식과 선입견이 다른 생각과 체험을 만나 부서지고 세상을 다른 눈과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는 사건 말입니다.

“이런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북카페에 오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런저런 삶의 고민들을 듣게 됩니다. 제 생각도 말씀을 드리지만, 끝에는 그분에게 어울릴 것 같은 책도 권해드립니다. 다른 생각이 다른 행동을 낳는다면 좋은 책이야말로 우리를 바꾸어주는 아주 좋은 처방 약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시월, 하늘이 높고 바람 선선한 가을입니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들 하는 이때 우리 마음도 살찌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가을에 좋은 책들 가까이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10-1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11. 26

시편 3장 5절
내가 큰 소리로 주님께 부르짖으면, 주님의 거룩한 산에서 응답해 주시나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