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세계주교시노드 「종합 보고서」 해설(상)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시노달리타스를 주제로 하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가 10월 29일 폐막했다. 본회의 제1회기에서는 폐막을 하루 앞둔 28일 오후 대의원 투표를 거쳐 선정된 20개 안건을 담은 「종합 보고서」(Synthesis Report)를 채택했다.

「종합 보고서」는 내년 10월 교황청에서 이어지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2회기 논의 주제가 되면서 가톨릭교회 개편의 밑그림을 보여 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0월 29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주례한 본회의 제1회기 폐막미사 강론에서 “오늘 우리는 온전한 과실을 보지는 않지만, 눈을 들어 멀리 보면 우리 앞에 펼쳐진 지평선이 보인다”라고 말한 것은 「종합 보고서」의 성격을 적절히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종합 보고서」는 파트1에서 3까지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고, 부분별로 각각 7개, 6개, 7개 안건을 다룬다. 각 부분에 포함된 안건 내용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 파트1 ‘시노드적인 교회의 면모’

「종합 보고서」 파트1 ‘시노드적인 교회의 면모’(The Face of the Synodal Church)에 포함된 7개 안건은 ▲시노달리타스: 경험과 이해(Synodality: Experience and Understanding) ▲삼위일체에 의해 모이고 파견되고(Gathered and Sent by the Trinity) ▲신앙공동체에 들어가기: 그리스도교 신앙의 시작(Entering the Community of Faith: Christian Initiation) ▲가난한 사람들, 교회 여정의 주인공들(People in Poverty, Protagonists of the Church’s Journey) ▲모든 부족과 언어, 민족과 국가의 교회(A Church out of every tribe, tongue, people and nation) ▲동방교회와 라틴교회 전통(The Eastern Churches and Latin Church Tradition) ▲그리스도교 일치를 향한 도상에서(On the Road Towards Christian Unity)다.

파트1 안건 순서에서 ‘시노달리타스’가 서두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균형 있는 이해 없이는 「종합 보고서」를 온전히 읽을 수 없다. 또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가 제시하려는 제삼천년기 교회 모습도 발견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 시노달리타스는 무엇인가

시노드 대의원들은 「종합 보고서」에서 “시노달리타스는 많은 하느님 백성에게 익숙하지 않은 용어로 어떤 이들에게는 혼란과 우려를 낳고 있다”며 “교회의 가르침이 바뀌고, 신앙 선조들이 지켜온 사도적 신앙으로부터 멀어짐으로써 오늘날 하느님을 찾고 갈망하는 이들의 요구에 교회가 부응하지 못할 것이라 걱정한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면서 「종합 보고서」를 작성한 대의원들은 “우리는 시노달리타스가 역동적이고 살아 있는 전승(Dynamic and Living Tradition)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히고 있다. ‘전승’이라고 표현한 것은 시노달리타스가 일부의 우려처럼 과거와 단절된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면서 시대의 변화를 읽어 내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계속해 “시노드 과정을 보다 풍부하고 깊게 하려면 참여 확대라는 가치를 인식하고 지금까지 드러난, 참여를 방해하는 요소를 극복해야 한다”며 “내년에 진행되는 본회의 제2회기에 성직자들(부제, 사제, 주교)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한편, 일부 사람들이 왜 시노드 과정에 거부감을 갖는지 그 이유를 보다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삼위일체 신앙공동체

「종합 보고서」는 서문에서 시노달리타스는 우선적으로 삼위일체를 묵상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되는 영적 체험으로서 표현되고, 교회 안의 다양성과 일치성을 구체화함으로써 드러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시노달리타스가 추구하는 공동합의성이 일치성과 다양성 어느 한쪽에 치우친 가치가 아니라, 다양성 속에서의 일치성과 일치성 속에서의 다양성이라는 양상에서 온전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종합 보고서」는 삼위일체 신앙과 관련해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쇄신은 오직 은총의 우선성(The Primacy of Grace)을 인식할 때만 가능하며, 영적 깊이가 부족하면 시노달리타스는 겉치레로 남겨진다는 사실도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신앙공동체에 들어가기: 그리스도교 신앙의 시작’ 제안(Proposals) 부분에는 성숙한 신앙으로 이끄는 세 가지 발걸음을 서술한다. 먼저, 성체가 시노달리타스를 형상화하고 있다면, 우리는 받은 은총에 부합하게 그리스도와의 친교 안에서 미사를 봉헌해야 한다. 둘째는, 전례 언어를 신자들이 좀 더 사용하기 쉽게 바꾸고 다양한 문화 안에서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 셋째는, 미사 봉헌 외에 지역교회의 특성을 고려한 공동체 기도를 확대하려는 사목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 가난한 이에 대한 관심은 교회 일치 행보

「종합 보고서」에서는 가난한 이들을 ‘교회의 주인공’이라 부른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난하고 비천한 이들 곧 가난 속에서 친교를 맺은 이들과 식탁에 함께 앉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이들이 교회에 요청하는 사랑은 존중과 받아들임, 인식을 뜻하는 것이다. 분명 중요한 지원이긴 하지만 단지 음식과 돈,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인간존엄성을 충실히 표출한다고는 볼 수 없다. 시노드 대의원들은 「종합 보고서」에서 가톨릭 사회교리가 신자들에게 너무나 알려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지역교회들은 사회교리를 더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사회교리 가르침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요청했다.

시노드 대의원들은 「종합 보고서」에서 가톨릭교회의 중앙집권 구조 완화, 동방교회와 라틴교회 그리고 이웃 그리스도교에 대한 이해와 일치 필요성도 다룬다.

중앙집권 구조 완화에 대해서는 “교회 됨(Being Church)의 다양하고 풍부한 표현들을 향한 감수성을 키울 필요성이 있다”며 “전체로서의 교회와 지역에 뿌리는 둔 교회 사이의 역동적인 균형(Dynamic Balance)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가톨릭교회와 일치를 이루고 있는 동방교회가 시노달리타스를 이해하고 체험하는 데 가치 있는 기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 기여의 내용에 대해서는 보다 심도 있는 연구를 하기로 했다. 또한 동방교회와 라틴교회 신학자, 역사학자, 교회법학자들로 이뤄진 공동위원회를 조직해 심도 있는 연구가 요구되는 사안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하도록 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교회일치를 위한 구체적인 제안으로는 가톨릭신자와 다른 그리스도교 신자 간의 결혼에서 사목적 배려 문제, 가톨릭교회 시노드 과정에서 이웃 그리스도교 참관인들의 참여 범위 문제, 현대세계에서 공동의 사명에 관한 에큐메니칼 시노드 개최 문제, 에큐메니칼 순교자 목록 제작 문제 등이 거론됐다. 2024년 10월에 개회하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2회기에서 추가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3-11-0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11. 28

1요한 2장 10절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속에 머무르고, 그에게는 걸림돌이 없습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