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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중독 전문인력 양성에 힘써야 (김용석 프란치스코,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중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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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도박 중독, 인터넷중독을 4대 중독이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4대 중독률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높은 편이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알코올사용 장애율은 13.9이고 도박 중독률은 5.3인데, 이 비율은 외국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캐나다에서 실시된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의존율은 조사에 참여한 24개국 중에서 5위였고, 우리나라는 스마트폰 중독이 심한 국가로 분류되었다. 마약류 사용 인구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들어 중독의 종류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고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디지털 기기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어 중독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사에서 MZ세대 사회복지사들 또한 미래는 중독이 사회 문제로 더욱 부각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중독 문제는 청소년층 사이에서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현재 음주율이 16대를 유지하고 있고, 현재 흡연율은 감소하다가 2016년 이후 증가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과의존율은 30대로 청소년 10명 중 3명은 스마트폰에 의존되어 있다. 도박 문제를 갖고 있는 청소년의 비율은 5 내외로 외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전체 마약류 사범 중 19세 이하 적발 인원이 450명으로 전년(313명) 대비 43.8 증가하였다.

중독 문제는 물질 또는 행위에 중독된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회에 다양한 사회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혼, 아동학대 등 가족 문제, 우울, 자살 등 정신과적 문제와 신체질환 문제, 실직, 파산 등 경제적 문제, 중독으로 인한 사고 및 사망, 의료 비용 지출 증가 등 개인과 사회의 모든 영역에 문제를 발생시킨다. 정부 자료를 종합하면, 4대 중독의 연간 사회경제적 비용은 109조 5000억 원이며 이는 암(약 12조 원) 등 다른 질병에 의한 사회경제적 비용보다 훨씬 더 크다. 우리나라의 2022년 예산이 600조 원임을 고려하면 4대 중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매우 큰 수준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중독 문제가 심각하고 중독으로 인해 폐해가 막대하나, 중독 전문인력 양성에 기울인 노력은 미미하였다. 중독은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문화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문제다. 사람들이 물질과 행위에 중독되는 복잡한 이유, 중독 문제 예방과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접근 방법, 중독 정책 개발 등 중독 전문인력은 중독에 관한 포괄적이고 전문적이며 융합적인 지식과 기술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소수의 대학만이 관련 학과를 운영하고 있어 중독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학은 중독학에 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더불어 중독 전문가 양성에 국가의 책임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라 정신건강 분야에 관한 전문 지식과 기술을 갖춘 인력에게 정신건강전문요원의 자격이 부여되듯이 중독 분야에도 국가자격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중독이 정신건강 분야의 한 범주에 해당하지만, 고유의 전문 지식과 개입 기술이 필요한 분야다. 국가가 중독 전문인력의 자격 기준을 마련하고 이 기준을 충족한 개인에게 국가자격증을 부여한다면 중독에 관한 관심의 증가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이고, 중독 전문인력의 전문성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국가는 우리 사회에 만연된 중독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중독 문제의 예방과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제도 마련에 힘써 주길 바란다.



김용석 교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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