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약 확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유흥가를 중심으로 횡행했던 마약이 이제는 일상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습니다.
유명 인사들의 마약 투약 소식부터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음료 사건까지.
여기에다 마약에 취해 저지른 범죄도 판을 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CPBC 뉴스는 마약 문제를 들여다보는 기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 시간으로, 마약 확산 실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김혜영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4월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마약음료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시음행사를 가장해 학생들에게 마약이 든 음료를 마시게 한 뒤 학부모를 협박해 금품을 뜯어내려던 일당을 검거했습니다.
이 사건은 마약이 더 이상 범죄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으로 파고 들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여기에다 재벌 3세, 연예인 뿐 아니라 유학생, 회사원 등의 마약 관련 수사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보도되고 있는 상황.
대한민국은 더 이상 마약청정국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마약 사범이 20명 이하여야 유지할 수 있는 마약청정국 지위를 6년 전 잃었습니다.
문제는 마약 사범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2010년 9천명대였던 마약 사범은 2020년 1만 8천명대로 두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올 들어 9월까지 적발된 마약 사범만 해도 이미 2만명을 넘어섰습니다.
더 큰 문제는 마약에 손을 대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김선춘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전과학수사연구소장>
“지금 청소년들은 경제 성장하고 여러 가지 유통망이나 이런 것들이 바뀌면서 마약을 구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많아지면서 연령이 하락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에 하나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약 유통이 활개를 치면서, 마약은 이제 평범한 이웃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마약이 안방으로 들어왔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마약은 중독성이 강해 한 번 손을 대면 끊기 어렵습니다.
<김선춘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전과학수사연구소장>
“(마약에 중독되면) 식욕도 잃고요. 삶의 의지를 잃습니다. 오로지 약만 생각해요. 좀비 같은 삶이 되는 거죠. 삶에 대한 의지가 없기 때문에, 다른 것에 대한 의지가 없기 때문에…”
마약 사범이 급증하면서, 마약 투약 후 범죄를 저지르는 2차 범죄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마약에 취한 채 운전하거나 도심을 활보하다 검거되는 사례도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마약 근절을 위해 엄정 단속을 공언했지만, 실상은 마약을 손쉽게 접할 수 있고 피자 한판보다 저렴한 가격에 마약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일상 깊숙이 침투해버린 마약.
적극적인 단속과 함께, 유통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