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걱정이 많은 편입니다. 성경에서도 걱정하지 말라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데, 믿음이 약한지 걱정을 하게 됩니다. 걱정을 떨치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주님께서는 “하느님께서 돌보아 주실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위안의 말씀을 주십니다. 걱정에 시달리며 사는 사람들이 마음과 몸에 병이 생길까 염려하는 마음으로 하신 말씀입니다.
그런데 간혹 이 말씀을 빌려서 걱정이 많은 신자들에게 “무슨 걱정을 그리도 많이 하냐. 하느님이 돌보아주실 터인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치 자신들은 믿음이 강해서 아무 걱정이 없는 사람들인 양하는 것인데 이런 말은 상대방을 위로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자기를 스스로 높이기 위해서 속말로 ‘잘난 척’ 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기에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쾌감을 가지게 합니다.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같이 있어주거나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지 입방정을 떠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진상 짓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걱정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것입니다. 걱정은 너무 많아도 안 되지만 너무 없어도 안 되는 것입니다. 걱정이 하나도 없다는 사람들은 대개 무책임하거나 의존적이어서 다른 사람들이 자기문제를 다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안이한 태도로 일을 그르치거나 안전 불감증으로 사고를 당하기도 하기에 그런 사람들을 믿음이 깊은 사람이라고 부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적당한 걱정은 일에 대한 집중력을 높여주기에 필요합니다.
그런데 왜 주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인가? 지나친 걱정에 짓눌려 사는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무거운 걱정에 짓눌리면 일상을 살아가기 어렵고 온갖 질병에 시달리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신자분들은 걱정이 생겼을 때 기도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십자가의 주님을 향해 성경을 들이밀면서 당신이 다 책임져줄 거라고 하지 않았냐고 따지는 기도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걱정에 시달리는 분들은 잠시라도 머리를 식히는 시간을 가지셔야 합니다. 머리를 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놀이입니다. 심리치료에서는 사람이 심리적인 긴장을 해소하면 자신의 본모습을 찾게 되고 자기역량을 발휘하며 스스로 결정하는 힘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놀이를 강조합니다.
놀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긴장감을 해소하게 합니다. 놀이판이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어린 시절로 돌아가면 심리적 경직성이 줄어들고 좁아졌던 시야가 넓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가장 걱정을 많이 하는 자리는 전쟁터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전쟁터에서 승리하는 사람들은 잘 놀 줄 아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놀이가 사람이 가진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준다는 것입니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마태 18,3)고 하신 말씀은 이런 의미에서 생각해볼 수도 있을 듯합니다.
기도와 놀이, 이 두 가지가 인생길에 만나는 걱정들을 처리해주는 최선의 방법들입니다.
■ 마태 10,30-31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홍성남 마태오 신부(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