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의 각 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9.19 군사합의 무력화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는 것을 반대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오늘(30일) 성명서 통해 "지난 22일 정부가 발표한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와 북한의 국방성 성명으로 사실상 합의가 파기됐다"며 "약속이 깨지면서 남북 간 행동이 거칠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군사분계선 일대에 감시초소와 GP가 설치되고, 비무장을 유지하던 JSA에는 권총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나타났다"며 "미움과 경쟁의 길이 점점 커지고 넓어지면서 우발적 충돌이 일어날지 걱정된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합의 파기 원인이 북한의 위성 발사라고 지목하지만, 북의 위성은 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사항 위반이"라며 "9.19 합의에는 상대의 미사일 발사 금지를 규정하는 조항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위성 발사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항의하고 대응했다면 북도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약속을 어기는 것과 약속을 깨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며 "북이 9.19 합의를 지속적으로 어겨왔음을 효력 정지 근거라지만 약속을 지키며 도덕적 우위를 유지하는 게 상대의 무력 행동을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9.19 합의는 단순히 접경 지역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의미만 있지 않다"며 "남과 북이 이룬 신뢰의 상징이자 생명과 행복의 길로 들어서자는 다짐"이라고 말했습니다.
9.19 합의는 일반의 이익, 일반의 유리를 위한 합의가 아니었다며 "오히려 정밀 감시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우리에게 더 큰 이익을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성명을 통해 "힘으로 상대를 누르고 겁먹게 하는 방식으로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며 "지금 한반도의 상황은 전형적인 안보 딜레마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신뢰로 돌아가야 한다"며 "평화를 염원하는 이들이 낙담하지 않고 비폭력의 길을 찾고나 노력하는 이들이 많아지길 희망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성명서는 '제24회 민족화해 가톨릭네트워크'를 맞아 발표됐습니다.
성명에는 광주대교구와 대구대교구 민화위, 대전·마산·부산·수원·안동·원주·의정부·인천·전주·제주교구 민화위, 춘천교구 남북한삶위원회 등 13개 교구 민화위가 참여했습니다.
한국천주교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 민족화해전문위원회와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민족화해분과위원회가 뜻을 같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