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바리사이 같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어떤 사람을 두고 ‘바리사이 같다’고 말하는 걸까요?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주시는 주님, 그런데 바리사이들이 주님을 두고 시비를 겁니다.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어도 법에 어긋나지 않습니까?”
안식일에 일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 일을 하느냐고 비난하는 질문을 한 것입니다. 성경의 이런 내용들을 보면서 바리사이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사람보다 법을 더 따지는 바리사이 콤플렉스는 우리 교회가 가장 심합니다.
어떤 신자분이 영성체를 하러 나왔는데 손바닥을 어디로 할지 몰라 당혹스러워하는데 본당신부가 그 신자의 손바닥을 때리면서 영성체할 자격이 없다고 무안을 주었다는 이야기, 혼인관계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사람이 그래도 성당에 나오고 싶다고 하자 죄인이라면서 내쫓았다는 이야기, 망설이고 망설이다 겨우 마음을 추슬러서 고해성사를 봤는데 고해신부가 당신이 그러고도 신자냐고 망신을 줘서 마음의 상처를 받아 다른 종교로 간 사람의 이야기, 일이 바빠서 예비신자 교리에 두어 번 결석했는데 처음부터 다시 하라고 했다는 이야기…. 우리 교회 안에서 벌어지는 갑질들의 이야기는 모두 바리사이 콤플렉스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병적인 콤플렉스들은 왜 생기는 것인가? 심리적으로 열등감이 심한 사람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사회에서 별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교회 안에서 작은 권력 행사를 통해 자기만족을 하려는 것입니다.
사제들 중에 바리사이들처럼 갑질을 하는 사람들은 왜 그런 것인가? 마찬가지로 열등감이 심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혹은 물음을 던지는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 고정관념이 심한 사람들도 바리사이 콤플렉스가 심합니다.
이들은 얼핏 열심한 사람들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주님의 가르침을 왜곡하는 사람들입니다.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이 교회에서 치유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사람들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회학자들은 말합니다. 변혁을 꾀하던 사람들이 시간이 가면서 보수화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이것은 공산국가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초기에 혁명을 일으킨 사람들이 시간이 가면서 전 정권보다 더 심하게 자기 이익을 추구하고 조직을 보수화하는 일들은 거의 모든 공산국가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런 현상은 종교도 예외가 없습니다.
창시자가 시작한 종교들은 시간이 가면서 창시자를 신격화하고 전례가 생기면서 내적인 자유로움이 사라지고 조직의 유지를 위한 법들이 만들어지는데, 이런 과정에서 바리사이 콤플렉스가 생기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안식일일지라도 착한 일을 하는 것은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데 이런 주님의 말씀은 바리사이 콤플렉스라는 돌밭에는 씨가 먹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손이 오그라든 사람들을 더 오그라들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독성죄를 부르짖으면서 사람들이 주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오류를 범하고 살지는 않는지 매일 자기반성을 해야 합니다. 바리사이 콤플렉스는 교회를 키우기는커녕 죽이는 것이기에 뿌리 뽑아야 합니다.
■ 마태 12,9-14
예수님께서는 그곳에서 자리를 옮겨 그들의 회당에 들어가셨는데, 마침 거기에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고발하려고,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어도 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어떤 사람에게 양 한 마리가 있는데, 그 양이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졌다고 하자. 그러면 그것을 잡아 끌어내지 않겠느냐? 사람이 양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그러니 안식일에 좋은 일은 해도 된다.” 그러고 나서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손을 뻗자 다른 손처럼 성해져 건강하게 되었다. 바리사이들은 나가서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하였다.
홍성남 마태오 신부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