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4년 1월 3일 오후 6시30분
◎장소: 한국프레스센터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위원장 김지영 이냐시오)는 1월 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24차 회의를 열었다. 2024년도 첫 회의에서 편집자문 위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1일자 신년호까지 가톨릭신문이 보도한 기사와 기획·연재에 대한 의견과 개선 방향을 제안했다. 회의에는 본지 사장 최성준(이냐시오) 신부와 편집주간 이효석(토마스 아퀴나스) 신부가 참석해 수렴한 편집자문위원들의 의견을 향후 신문 제작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보도·기획 평가
- 김지영 위원장: 가톨릭신문이 지난 3개월 동안 보도, 연재한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나누겠다.
- 김재홍 위원: AI(인공지능)와 교회에 대해 다룬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는 사회적 화두인 인공지능에 대한 성찰을 제시해 준 기획이었다. 문학계에서도 AI의 창작활동에 대해 논란이 있는데 글을 읽으며 크게 도움을 받았다. 정은귀(스테파니아) 교수의 일요한담 ‘슬픔이 없는 다섯 시간 삼십 분’(2023년 12월 3일자 22면)은 신보선 시인의 시를 인용한 제목이 소구력이 있었고 내용도 좋았다.
- 김용민 위원: ‘돈보스코 농구대회’(2024년 1월 1일자, 5면) 기사는 왜 후원이 필요한지에 대한 내용 없이 후원계좌와 연락처만 싣고 있다. 이 대회가 어떤 배경으로 탄생했고 왜 지속돼야 하는지 관계자 인터뷰 등으로 보완됐어야 했다. 도움 호소 기사인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에서 과연 후원이 꼭 필요한 중증 질환인지 확인이 필요한 몇몇 사례를 봤다. ‘앓는’이라는 표현이 와닿지 않는 질환도 있다. 꼼꼼한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 최현순 위원: 노인 학대에 대해 다룬 인권 주일 특집(2023년 12월 10일자, 15면)은 시의적절한 기사와 내용을 다뤘다. 다만 교회는 뭘 하고 있고 노인사목의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지 진단은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의 과제를 제시해줬으면 한다. ‘이색 구유·트리로 맞이하는 특별한 성탄’(2023년 12월 25일자 1면)은 서울대교구의 성당 세 곳만 소개된 것이 아쉬웠다. 전국 곳곳의 보다 다양한 공동체의 모습을 담아줬으면 한다.
- 엄혜진 수녀: 성탄 특집호에 전국 각 성당의 ‘빛축제’ 화보를 실었는데, 사실 아름다움의 이면에는 빛공해라는 우려 목소리도 있다. 그 점을 1월 1일자 ‘현장에서’를 통해 환기시키고 독자들이 한 번쯤 의식할 수 있게끔 이끌어줬다. ‘가톨릭 청년 예술가를 만나다’ 등 문화면도 보다 다양한 접근으로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어 반갑다.
- 정다운 위원: 「간청하는 믿음」 선언 발표 전에 가톨릭신문이 ‘글로벌 칼럼’을 통해 성소수자 관련 의제를 다뤘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이 의제가 ‘뜨거운 감자’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슈화되고 논란도 있지만 이를 칼럼 형식을 통해 지혜롭게 게재했다고 본다. 아동학대 예방의 날 특집 기사의 경우 효과 이미지 사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술병이나 몽둥이 이미지가 오히려 자극적이다. 아동학대 경험이 있는 이에게는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김지영 위원장: 일반 언론에서도 마약이나 자살 등의 기사에 게재되는 그래픽이나 이미지가 문제되는 경우가 많다. 기사 내용을 정확히 표현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추후 이미지 활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정다운 위원: 평신도주일 특집(2023년 11월 12일자, 11면)의 경우 평신도의 역할이 신학 연구만은 아님에도 너무 신학자 양성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 아울러 이 문제에 관심이 있는 신자들을 위해서라면 문제의식을 넘어 영감을 받고 롤모델을 제시하는 기사와 인터뷰가 보도됐다면 취지에 더 맞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성용규 신부: 우크라이나 종교 지도자들의 미국 평화연구소 행사 참석을 다룬 기사(2023년 11월 12일자, 8면)는 우크라이나 수석 랍비의 말을 직접 인용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이 민주주의 국가여서 공격을 받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오랜 역사 속에서 복잡한 관계가 자리하고 종교적으로도 민감한 상황에서 굉장히 위험한 내용이다. 이렇다 할 부연 없이 기사가 마무리된다. 세계교회에 게재되는 외신 선정에 주의를 기울였으면 한다.
새해 지면개편 평가와 개선·건의사항
- 김민수 신부: 2024년 새해를 맞아 선보인 새 연재들을 접하며 가톨릭신문이 예년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간다고 느꼈다. 편집도 가독성이 높아지는 등 안정감을 준다. 독자들에게 신선함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편집에 녹였으면 한다. QR코드도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좋겠다.
- 김지영 위원장 : 지면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계속 신경쓸 부분도 있다. 오프라인 신문 지면이 익숙하지 않은 젊은 신자들을 위한 미디어의 디지털화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반복해 지적하는 내용이지만 외신은 출처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기사는 되도록 능동형으로, 짧은 문장으로 구성해야 한다.
- 성용규 신부: ‘강우일 주교의 생명과 평화’, ‘신한열 수사의 다리 놓기’ 등 2024년 기획과 연재 면면이 새롭고 참신하다. 특히나 분열된 사회 속에서 교회의 역할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김재홍 위원: 천편일률적인 단체 사진이 지면에 많이 실리는 것은 지적하고 싶다. 다양한 구도 속에서 기사의 내용과도 맞닿은 사진을 사용했으면 한다.
- 정다운 위원: ‘비정상적인 혼인생활’, ‘정상가정’ 등 논란의 여지가 있거나 또다른 차별을 낳아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종종 쓰인다. 주의를 기울이고 재확인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최성준 신부: 가톨릭신문에 애정을 갖고 조언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말씀 주신 내용을 십분 반영해 신문 제작에 임하도록 하겠다.
정리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