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케(?ρχ?, 그리스어로 ‘처음’)라는 저희 이름대로, 늘 처음처럼 사람들에게 소리로 웃음을 주고 도움을 펼치는 신앙 풍물패가 되고 싶습니다.”
인천교구 청년 풍물패 아르케(단장 이민정 로사, 지도 박수종 스테파노 신부)는 본당 체육대회, 바자, 윷놀이대회, 청년부 지구 체육대회 등에서 공연을 펼치며 웃음을 전하는 청년들의 풍물 모임이다. 전원 비전공자로 이뤄진 단원들은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웃음을 안겨주기 위해 단기 봉사활동과 함께 공연을 펼친다”고 밝힌다.
아르케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 말씀에 따라 공연을 펼치고 교구에서 후원하는 기관들에 수익금을 기부하는 목적으로 출발했다. 본래 2013년 교구 청년부의 해외 봉사 중 문화교류 목적으로 만들어진 일회성 팀이었지만, 소외된 이웃의 어두운 길을 한결같이 비춰주는 ‘등불’ 같은 존재가 되고자 매주 연습을 통해 호흡을 맞추며 지속적으로 활동하게 됐다.
청년 예수님을 닮아 젊음과 힘으로 실천하는 이웃 사랑이 아르케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활동 가치다. 이민정 단장은 “영성·기도 모임처럼 영적 탐구에 매진하진 않아도 다 함께 신나게 악기를 치며 사람들을 웃게 하고, 공연 및 기타 수익금을 기부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라고 강조했다.
풍물패 창립 목적이 기부에 있는 만큼, 단원들은 나눔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지난해 9월 열린 부평풍물축제에서는 부스를 운영해 얻은 수익금 200만 원을 11월 국제성모병원 성모자선회에 의료지원금으로 전달했다.
단원들은 “오히려 나 자신을 위해 펼치는 도움”이라고 고백한다. 단원들이 전하는 작은 마음이,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크나큰 격려로 자라나는 이웃 사랑의 신비 속에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단원들이 함께할 수 없었던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많은 공연이 취소됐고 매주 하던 연습도 부득이 중단해야 했다. 그러나 난관을 통해 단원들이 느낀 건 감사함이었다. 아르케를 찾아주고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활동할 수 있었음을 알게 되자, 그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나눔을 하게 된 것이다.
지도사제 박수종 신부는 “아르케는 하느님께 받은 좋은 것들을 세상에 전하는 도구로 사물놀이를 택한 청년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은 소리가 모여 세상을 울릴 수 있음을 기대하는 많은 청년이 아르케와 함께하길 바란다”며 “봉사와 사물놀이를 통한 기쁨의 소리가 세상에 좋은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