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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위한 기도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사순 기획-전쟁 중인 지구촌과 교회의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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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카야주에 위치한 성당이 미얀마 군부의 방화로 불에 탄채 방치돼있다. 올해로 쿠데타 발생 3년을 맞은 미얀마에서는 군부의 폭압 속에 5000명에 달하는 이들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OSV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예멘, 요르단, 시리아, 소말리아, 수단, 한반도, 남중국해, 리비아, 부룬디, 르완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베네수엘라, 파푸아뉴기니….

미국 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가 제작한 ‘국제 분쟁 현황 지도’(Global Conflict Tracker) 상에 나타난 현재 전쟁 발생 지역, 혹은 전쟁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공동의 집 지구에 사는 모든 이가 사실상 전쟁으로 말미암아 고통을 겪고 있다. 전쟁의 양상과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까지 거의 모든 대륙이 전쟁 위협에 노출된 것이 현 지구촌 상황이다. 국제사회가 밝힌 주요 전쟁 진행 국가에 사는 이들의 인구만 5억 5000만 명에 이른다. 전쟁으로 죽음의 공포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 이만큼에 이르는 것이다.

각국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전쟁 위기 속에 군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지출한 국방비는 2조 2천억 달러(한화 약 2930조 원)를 기록했다. IISS가 전 세계 군비 지출을 통계로 낸 이래 사상 최대 수준이다. 각국의 안보 상황이 더욱 악화한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의 상황을 ‘제3차 세계 대전’에 비유하는 것이 과장이 아닌 이유다.

전쟁 확산 속에 무고한 생명들은 목숨을 잃고 있다. 국제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 International Crisis Group)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과 하마스의 무력충돌이 본격화한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가 2만 7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가자지구 내 난민은 200만 명을 넘어섰다. 또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민간인 3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쿠데타 발발 3년을 맞은 미얀마에선 군부의 폭압 속에 5000명에 달하는 이들이 유명을 달리했다. 지난해 4월 발생한 수단 내전에서는 지금까지 1만 2000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야말로 21세기가 ‘전쟁의 시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전 세계에서 전쟁의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가운데, 가톨릭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평화를 향한 기도와 역할에 매진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때마다 전쟁에 휩싸인 지역의 생명을 추모하며 평화를 위한 기도를 바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국제 카리타스와 교황청 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돕기 ACN 등을 필두로 한 보편·지역 교회는 전쟁으로 극한의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데 힘쓰고 있다.

교황은 올해 사순 담화에서 “너무나도 많은 사람의 고통스러운 애원을 듣는다”며 “실제로 우리는 단편적으로 치러지는 제3차 세계 대전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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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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