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에 이경상 신부 임명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에 임명된 이경상 주교가 개포동본당 신자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교구장님이 사목 활동을 주님 안에서 원활하게, 그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수행하실 수 있도록 미력이지만 최선을 다해 보좌하겠습니다.”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에 임명된 이경상 주교 임명자의 소감은 간결하면서도 명확했다.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교구를 이끌어가는 데 보좌 주교로서 순명하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 주교는 “보좌가 뭔지 보여드리겠다”며 “저를 영적으로 지지해주신 모든 선후배, 동료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께 감사드린다”고 첫 인사를 전했다.
이경상 신부가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로 임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개포동본당 신자들이 박수를 치며 축하하고 있다.
주교 임명 소식 전하자 신자들 환호
2월 24일 서울 개포동성당 토요 저녁 미사. 미사 끝 무렵 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를 따라 주임 이경상 신부가 입장하자, 신자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큰 박수로 환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개포동본당 주임 이경상 신부님을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로 임명하셨습니다.” 제대 앞에 선 손 주교가 기쁜 얼굴로 이 신부의 주교 임명 소식을 전하자, 성전은 신자들의 환호로 가득 찼다. 신자들은 휴대전화로 주임 신부의 주교 임명 순간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기 바빴다.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리는 신자들도 있었다.
손 주교는 “이경상 주교께서 여러분에게 드렸던 행복과 기쁨이 이제 서울대교구 전체에 행복과 기쁨이 될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안배하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포동본당은 주교님을 배출한 영예로운 본당”이라며 “주교님을 배출한 본당답게 정말 열심히 더 거룩하게 사시면서 주변 본당에 빛과 소금이 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미사 후에는 이 주교를 향한 본당 신자들의 축하 인사가 이어졌다. 신자들은 이 주교의 손을 잡아줬고,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다가와 주교가 된 본당 사제와 손뼉을 마주치며 축하를 건넸다. 본당 신자들의 표정에는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유식용(스테파노) 본당 사목회장은 “본당 39년 역사상 처음으로 주교님이 나오셨기 때문에 모든 신자와 함께 영광스럽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복현(라파엘)씨는 “주교님께서 본당에 계시는 동안 저희에게 베풀어주신 사랑을 생각하면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그 사랑을 잘 간직하며 새 주교님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본당 성가대 단장 구자덕(토마스)씨도 “항상 단체와 신자들을 챙겨주셨는데 저희로선 아쉬움이 크지만, 기쁜 일인만큼 기도로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장덕찬(미카엘)씨는 “저희와 함께 계시던 신부님이 서울대교구, 또 한국 교회를 위해 큰일을 하신다고 생각하니 영광스럽다”며 “어디 계시든 항상 저희와 함께해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주교 임명 발표 후 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오른쪽)와 이경상 주교(왼쪽)가 신자들에게 강복하고 있다.
여러 방면에서 탈렌트와 능력 출중
이 주교는 주교 임명 이틀 뒤인 2월 26일 서울대교구청을 찾아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에게 인사했다.
정 대주교는 총대리 손희송 주교, 구요비 주교와 함께 이 주교를 반갑게 맞이했다. 정 대주교는 “하느님께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통해 우리 교구에 가장 필요한 분을 보내주셨다”면서 기뻐했다. 그러면서 “교구장 사법대리로 교회법에 관해 해박하실 뿐만 아니라, 어학 능력을 비롯해 여러 방면에서 탈렌트와 능력이 있으심을 하느님께서 보시고, 주님 보시기에 우리 교구에 가장 필요한 분을 보내주셨다”고 거듭 환영했다. 정 대주교는 이어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등 여러 일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능력 있는 분을 주님께서 보내주셨다”며 “다 함께 힘을 모아 우리 교회와 교구를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정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걱정거리가 있을 때 기도를 적어 요셉상 아래에 넣어두시고 편하게 잠드신다”며 이 주교에게 ‘잠자는 성요셉상’을 선물했다.
이 주교는 예수 성심을 닮고자 사제수품 성구를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필리 2,5)로 정한 것을 언급하면서 “예수 성심을 주보로 삼아 살고 있고, 어떻게 현실화할까 생각하고 있다”며 “주교 사목표어 역시 예수 성심 호칭 기도문에 있는 ‘저희 마음을 주님 마음과 같게 하소서’로 하려 한다”고 밝혔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 이경상 주교 약력
1960년 11월 1일 서울 출생
1988년 2월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졸업
1988년 2월 12일 사제수품
1988년 2월 사당동본당 보좌
1990년~1992년 교황청립 라테라노 대학교(교회법 석사)
1992년~1995년 교황청립 라테라노 대학교(교회법 박사)
1996년 10월 동대문본당 주임
1998년 9월 겸) 서울대교구 법원 부법원장
1999년 10월 방학동본당 주임
2001년 10월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사무처장
2004년 9월 겸)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사무국 국장
2007년 11월 겸) 서울대교구 법원 법원장
2009년 9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사무국 부국장
2009년 12월 서울성모병원 원목실
2010년 2월 성바오로병원 원목부실장
2010년 9월 겸) 서울대교구 법원 성사보호관 겸 검찰관
2011년 2월 성바오로병원 원목실장 겸)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사무국 부국장
2013년 2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보건정책실장
2018년 8월-현재 겸) 서울대교구 법원 법원장
2022년 8월-현재 개포동본당 주임
2024년 2월 24일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 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