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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요셉 성월 특집] 성 요셉, 얼마나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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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 못지않게 마리아의 배필인 요셉만큼 자주 언급된 성인은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교서 「아버지의 마음으로」(Patris Corde)에서 밝힌 내용이다.
성 요셉은 ‘구원 역사 안에서 자신의 역할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인들에게 언제나 사랑받는 아버지’로 평가된다. 성인에게 봉헌된 수많은 전 세계의 교회들, 그 영성에 영감받아 설립된 수많은 수도회 단체, 공동체, 또 그를 기리는 많은 전통적 표현이 이를 잘 말해준다. 예수의 양부이자 동정 성모 마리아의 남편인 성 요셉은 교회 전체와 나라, 지역의 수호자다. 또 임종 환자의 수호자인 동시에 노동자의 수호자 등으로 널리 공경받는다. 2020년 성 요셉의 해를 선포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선과 겸손으로 가정을 위해 봉사한 성 요셉의 역할이 재조명되기를 요청하고 ‘우리 세상은 아버지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을 맞아 그의 면모를 다시 한번 알아본다.

다윗의 후손

성 요셉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확실치 않다. 야곱의 아들(마태 1,16) 혹은 엘리의 아들(루카 3,23)로 복음서에서 언급되는데, ‘다윗의 가문’(마태 1,1; 루카 1,27) 출신이라는 것은 일치한다. 요한복음은 요셉을 별로 다루지 않지만, 예수를 요셉의 아들(요한 1,45)로 분명히 밝힌다. 여기서 예수가 다윗의 자손(마태 15,22; 22,42), 혈통이라는 점이 부각된다.

‘요셉’이라는 이름은 히브리어로 ‘yosep’, ‘하느님을 더하다’는 뜻이다. 당대에는 요셉이라는 이름이 무척 흔했다고 한다. 신약성경에도 아리마태아 요셉, 요셉 바라나바 등의 인물이 등장한다. 이는 형들에 의해 이집트에 팔려 갔으면서도 형들 가족을 사랑으로 돌봐준 요셉의 이름을 따서 지은 풍조가 만연했기 때문이다.

성경에서는 요셉의 행적이 예수 탄생기와 성장기에만 나타난다. 그것도 마태오복음서와 루카복음서에서 소개될 뿐이고, 마르코복음서와 요한복음서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2세기 널리 퍼졌던 ‘야고보의 원복음서’와 ‘토마스복음서’ 등 외경에서는 성 요셉에 대한 내용이 다뤄지고 있다.

성경에서 요셉은 예수의 공생활 시기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때 랍비들이 남자들에게 13~19세 사이에 결혼해야 한다고 가르쳤던 것을 감안하면, 요셉도 그 나이에 결혼했을 것이고 50세 이전에 눈을 감은 것으로 추측된다. 외경에는 마리아와 결혼 당시 이미 나이 많은 노인이었다고 나온다. 그래서 예수 공생활 전에 숨졌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의로운 사람

‘의로운 사람’. 마태오복음에서 요셉은 의롭다고 묘사된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마태 1,19)

요셉은 정혼녀가 같이 살기 전에 임신한 것이 드러난 상황에서 복수하거나 당시 율법대로 투석형을 받도록 방치하지 않았다. 마리아가 모욕당하고 처형당할 것을 우려해서 아무도 알지 못하게 파혼을 결심하는 의로움을 드러낸다. 의로움은 믿는 이가 상속받는(히브 11,7) 것이라 할 때, 이 표현은 요셉의 하느님께 대한 굳건한 믿음, 충실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겸손·순종의 자세

요셉은 모든 상황에서 마리아가 예수 잉태 소식을 들었을 때 말했던 것처럼, 예수가 겟세마니 동산에서 기도했던 것처럼 ‘그대로 이루어지소서’라는 태도를 보였다. 성인은 순리에 따라 일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자신의 생각은 뒤로 하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처럼 보일지라도 받아들이고 책임지며 자기 역사의 일부로 만들었다. 마리아를 아내로 받아들이고 예수를 따듯한 사랑으로 양육했다. 하느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 순종, 희생과 봉헌 없이 가능한 것이었을까. 기도 없이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서 「아버지의 마음으로」에서 “요셉이 우리를 위하여 걸어간 영적 길은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수용하고 화해할 때만 우리는 더 큰 역사와 더 깊은 의미를 엿보기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교회의 수호자

1870년 비오 9세 교황은 성 요셉을 ‘교회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고 「아버지의 마음으로」에서 “전능하신 분의 아드님께서는 가장 나약한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셨고, 그분께는 당신을 지켜주고 보호하며 돌보아 주고 키워줄 요셉이 필요했다”며 “마리아가 자기 삶만이 아니라 언제나 자기와 아기를 부양할 수 있는 존재를 요셉 안에서 발견했던 것처럼 하느님께서 요셉을 신뢰하셨다”고 성인이 교회의 수호자로 불리는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리아의 모성이 교회 모성에 반영된 것과 마찬가지로 교회는 역사 안에서 그리스도의 몸의 연장선이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성인이 불행한 이들, 도움이 필요한 이들, 추방당한 이들, 고통받는 이들, 가난한 이들, 죽어가는 이들의 수호자로 불리는 배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성 요한 23세 교황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준비와 성공을 위해 성 요셉에게 도움을 청했고, 성 바오로 6세 교황도 현대 교회 안에서의 성 요셉의 사명을 ‘보호와 방위, 수호와 원조’라고 했다. 레오 13세 교황은 성인을 “아내들에게는 사랑, 마음의 일치, 충실의 모범이며 미혼자·독신자·수도자·성직자에게는 정결의 이상이며 수호자”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성인에 대한 공경도 각별하다. 2013년 3월 19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에 제266대 교황으로 즉위한 그는 문장에 성모 마리아를 나타내는 ‘별’과 함께 성 요셉을 의미하는 ‘나르드 꽃’을 표시했다. 2016년 필리핀 사목 방문 때에는 “걱정거리나 어려움이 생기면 요셉 성인에게 쪽지를 써서 잠자는 성 요셉 상 밑에 넣는다”고 고백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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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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