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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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특집] 아이들과 함께하는 고단함 속에 숨겨진 ‘더 큰 행복’

세계 곳곳의 다둥이 가정이 보내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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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임신·출산·양육의 성지순례 길을 걷고 있는 김정인(일리아)씨는 “부모로서 완벽하게 준비가 되는 시기란 없다”며 “신앙 안에서 가족 공동체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여정만 있을 뿐”이라고 고백한다. 프랑스에서 친정 엄마 없이 워킹맘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혜란(마릴렌)씨는 “두 아이를 낳고 나서야 지금까지 사랑이라고 정의했던 모든 것들이 아무것도 아님을 알았다”고 말한다.

마리아 수녀회 수녀들의 양육과 돌봄으로 자란 뒤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임정식(가브리엘)씨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소년의 집’을 만들어주신 알로이시오 슈월츠 신부님을 아들이 닮았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대한민국의 당당한 세 아이의 엄마 박민경(아이린)씨는 “아이 셋을 키우며 하느님의 계획 안에서 담대하게 나아갈 수 있는 자유와 용기를 얻었다”고 이야기한다.

가정 안에서 또다시 생명의 소중함과 가족의 희망을 느끼는 순간, 주님 부활 대축일이다. 하느님은 이렇게 매년, 매 순간 우리 가정과 자녀, 모두에게 다시금 사랑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신다. 신앙 안에서 주님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세계의 가족들이 그들의 예쁜 일상을 보내왔다.   



정리=이지혜 기자



 

주님 사랑을 체험하기 
가장 좋은 곳은 
가족이란 울타리입니다


프랑스    이혜란(마릴렌, 39)·빈센트(39)씨 가정



제2외국어로도 프랑스어를 선택한 적이 없는데, 친구의 베스트 프렌드였던 프랑스 남자를 만나 프랑스에 둥지를 튼 지도 올해로 벌써 10년 차가 되었습니다. 유학을 떠났을 때처럼 편하게 떠난 발걸음이었는데, 첫째를 낳고 3개월 동안 몸을 푸는 걸 도와주고 떠나는 엄마를 공항에서 배웅하고 돌아설 때에야 비로소 내가 무슨 선택을 한 건지, 밀려오던 막막한 기분이 아직 생생합니다.



가장 행복한 시간들

그러나 인간을 망각의 동물로 만드신 하느님! 저는 3년 후 둘째까지 출산하고 ''친정 엄마’ 없는 워킹맘의 삶을 별 탈 없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엄마로서, 또 사회에서 일하는 여성으로서 균형을 잡고 살 수 있는 건 “우리는 같은 배드민턴 남녀복식팀이니 네가 힘들 때는 내가 더 많이 움직여 셔틀콕을 떨구지 않겠다”고 말해주는 배우자 덕분입니다.

가장 행복한 시간은 같이 식탁에 앉아 주말 계획을 세울 때인데 그 이유는 뭐랄까?. 아이들이 아이들 같지 않고 한 명의 인격체로 더 느껴지는 시간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저 작은 입으로 구체적이고 타당한 이유들을 대며 자기 주장하는 모습을 보면 ‘진짜 내가 다 키운 건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박한 생활에서 하느님 사랑의 깊이 체험

두 아이를 낳고 나서야 제가 이전에 사랑이라고 정의했던 모든 것들이 아무것도 아님을 알았습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뜻이 어느 정도의 깊이인지 아이들의 손톱 발톱을 깎아주고 먹이고 재우는 아주 단조로운, 하지만 매우 피곤한 생활의 소박함 안에서 체험하고 있습니다.

단언컨대, 아이들과 함께하는 삶은 매우 고단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바로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아닐까요? 고통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 매일 반복되는 우리 가정. 환영합니다, 주님! 1년에 한 번이 아닌 오늘 그리고 또 내일 당신의 부활을 우리 가정 안에서 기다립니다!





 
오색찬란한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주님께 기도하게 됩니다


미국   김정인(일리아, 38)·권영기(캘빈, 36)씨 가정


저희는 10년 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방한하셨던 아시아 청년대회(AYD)에서 청년 봉사자로 활동하며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길지 않은 연애에 결혼을 서둘렀던 이유는 함께 여행을 다니고 싶어서였어요. 하지만 저희가 생각한 여행과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여행은 아주 달랐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결혼과 동시에 생명을 선물해주셨고, 화려한 해외여행 대신 임신·출산·양육의 성지순례가 시작되었습니다.


미국 성당에서 만난 가정의 모습  

저희는 아이들과 캘빈이 자란 미국으로 돌아와 살게 됐습니다. 결혼 전 ‘약혼자 주말’에서 생명을 피하기 위한 인위적인 행동은 죄가 된다는 것을 배울 때만 해도 ‘아니 그럼 피임도 안 하고 생기는 대로 낳아? 그건 무책임한 거야. 돈도 체력도 되고 부모가 될 준비가 됐을 때 아이를 낳아야지’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동네 미국 성당은 우리 부부에게 한국에서 살면서 보지 못한 새로운 가정의 모습들을 보게 했습니다. 아마존 배달 트럭 같은 커다란 밴에서 아이들이 일곱, 여덟씩 줄지어 내리는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졌지요. 심지어 엄마·아빠 표정은 여유가 넘치고, 대축일이면 어린아이들까지 정장을 갖춰 입고 내려요. ‘저 집은 무슨 일을 하길래?. 돈이 엄청 많은가? 체력은 무슨 국가 대표 출신이야? 아니 우리가 지금 뭘 본 거지?’ 온통 이런 가족들 사이에 앉아서 미사를 보고 있으려니까 저희 삶의 투정들이 나약한 소리같이 느껴졌어요.

어느 순간 ‘하느님께서 새도 먹이시고 들풀도 입히신다는데, 주님의 자녀를 맡기시면서 경제적인 것과 체력도 안 보내주실까?’ 그런 배짱이 드는 거예요.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부모로서 완벽하게 준비되는 시기란 없는 것 같아요. 신앙 안에서 가족 공동체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여정만 있을 뿐이라는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되었어요. 그렇게 미국 성당에 잘못(?) 발을 들인 이후로 금방 셋째가 생겼고, 지금 저희는 넷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매일 아침 아이들과 성체조배 

저는 매일 아침 아이들을 데리고 성체조배를 갑니다. 하느님 아버지께 눈도장 찍으러요. 타국에서 양가 가족도, 어린이집도 없이 임신·출산·독박 육아를 반복하고 있는 저의 일상이 어떨지 상상이 되시나요?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서 저절로 신앙이 깊어집니다. 아버지는 모든 생명의 제작자이시니 얼마나 속속들이 잘 아시겠어요. 제가 낳았지만, 이 오색찬란한 생명체들을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얼마나 많은데요. ‘주님 저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아버지께서 알아서 키워주세요’하고 기도합니다.

아이들이 저희 부부의 성취나 소유물처럼 느껴지는 오만한 순간이 있다면, 저는 즉시 아브라함에 빙의해요. 그래서 제단에 귀한 생명을 하나하나 올리는 연습을 해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첫째 딸을 제단에 올리고, 매력이 넘치는 맏아들 둘째를 제단에 올리고,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사랑둥이 셋째를 제단에 올리고 이제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는 초음파 사진조차 예쁜 넷째를 제단에 올립니다. 그리고 집안의 가장인 존경하는 남편 캘빈을 제단에 올립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를 제단에 올리고 눈물을 쏟으며 고백합니다. ‘오늘 하루를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언제 어떻게 아버지 곁으로 갈지 모르지만, 생이 다하는 그 날까지 주님만 바라보며 당신 뜻에 ‘네’라고 답하겠습니다.’

그렇게 성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인간적인 모든 애착을 끊어내는 연습을 해요. 부족한 제가 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하시도록 다 맡겨드려요. 그러면 마음이 바람처럼 자유롭고 그 눈으로 가족들을 바라보면 오늘 하루, 이 순간이 주어졌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하느님의 진한 사랑 안에 황홀한 기쁨을 전하며 부활을 축하합니다!


 
 

아들 태오가
예수님을  섬기는 사람이 되길 
매일 밤 기도합니다

 캐나다   최유나(소피아, 34)·임정식(가브리엘, 34)씨 가정 


사랑하는 아내·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지금 참 행복합니다. 저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마리아 수녀회가 운영하는 소년의 집에서 자랐습니다. 수많은 엄마 수녀님, 또래들과 지낸 소년의 집에서의 삶은 행복했지만, ‘평범한 가족’이 주는 안정감은 제가 늘 꿈을 꾸는 삶이었어요.


책임감보다 기쁨과 행복이 더 크기에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난 날, 저는 꿈을 이룬 셈이죠. 캐나다 밴쿠버로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 성 김대건 안드레아 한인성당을 다니다 아내를 만났습니다. 결혼 후 4년간의 기다림 끝에 태오를 만났고요. 드디어 내 가족이 생겼다는 사실은 무거운 책임감이 생긴 것이기도 했지만, 그 기쁨과 행복은 훨씬 더 컸습니다. 느껴보지 못한 엄마·아빠의 품을 태오에게 마음껏 내줄 수 있어 많이 행복합니다. 태오는 어른의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조건 없이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존재라서 부럽기도 합니다.

태오의 세례명은 ‘알로이시오’입니다. 제가 태어나고 자란 소년의 집을 만들어주신 가경자 알로이시오 슈월츠 신부님의 세례명이에요. 그분이 제 인생의 첫 20년에 큰 영향을 주셨듯이, 태오도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하신 알로이시오 신부님을 닮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했습니다.

어느 가족이나 마찬가지로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의 손이 필요한 아이를 키우면서 ‘여유’라는 단어가 삶에서 많이 사라졌습니다. 퇴근 후 같이 요리하던 순간들도, 자기 전 마주 앉아 가지는 티타임도 지금은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수면도 부족해지고, 피곤한 상태가 계속되면서 서로 인내심이 낮아지더라고요.

얼마 전, 태오가 물었습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선생님이 기도를 안 하고 밥을 먹어도 된다고 해요?” 그래서 다 함께 기도하지 않더라도 혼자 성호를 긋고 먹으면 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캐나다는 다문화 국가라 서로의 종교를 존중해주는 문화가 발달한 반면, ‘Anti Catholic’(안티 가톨릭) 문화도 있어서 어린이집이나 공립 학교에서는 부활절과 성탄절의 참 의미를 가르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학교에서 가톨릭 교리와 어긋나는 사회 문화를 받아들여 사춘기 이후에 성당에 나가지 않는 학생들을 종종 마주하는데, 그럴 때마다 가정에서의 교리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과 신앙인이라는 정체성을 태오가 잘 물려받기를 간절히 바라며 저희는 가까이 있는 로컬 성당을 포기하고 한인성당에 다닙니다. 성당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태오가 어른이 되어서도 기쁜 마음으로 예수님을 섬기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저희 부부는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밤 기도를 한답니다.


바른 길로 인도하는 안내자, 가정 

언젠가는 자립해야 하는 태오가 매 순간의 결정을 내리는 주체가 되겠지만, 그 과정에서 바른 길로 인도하는 안내자로서 가정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상대적으로 소수인 이민 가정의 한국인으로서,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게 해주고 싶습니다. 다양한 사회 구성원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 그대로 떳떳하게 살아가는 당당함도 뒷받침하는 가정이 되고 싶습니다.





 

세 아이는 우리 삶의 
가장 큰 은총이자 기적입니다

한국   박민경(아이린, 41)·허진호(안토니오, 44)씨 가정 


안녕하세요, 저희 가족 다섯 명은 경기도 의왕에 살면서 수원교구 청계예수성심성당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결혼할 무렵, 우리 부부는 아이를 갖는 데 두려움이 컸습니다. 남편은 소위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왔고, 저도 제 일과 삶이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아직 나 자신도 굳건하게 홀로 서지 못했는데, 새 생명을 낳아 잘 키울 자신이 없었습니다. 아이를 낳는 일이 무책임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고요. 그러나 이런 마음과는 전혀 무관하게 하느님은 저희에게 세 아이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세 아이가 우리 삶에 가장 큰 은총이자 기적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둘째 솔이를 임신한 채 가톨릭 청년성서모임 창세기 연수에 참가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당시 저는 새 생명이 찾아온 것이 기쁘면서도,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과 그러지 못할 것 같은 불안을 많이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연수 동안 하느님께서 제게 보여주신 선명한 그림은, ‘나와 남편이 서로만을 바라보는 모습’이나 ‘우리가 아이들을 이끌어 가는 모습’이 아니라, ‘우리 가족이 서로 손잡고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막연함 부담감 내려놓고 하루하루 즐겁게

성가정의 삶은 부부가 서로 안에서 해답을 찾으려 애쓰는 것이나 부모가 아이를 일방적으로 끌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사랑하고, 응원하고, 기다려 주면서 하느님을 향해 나란히 나아가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때를 계기로 좋은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막연한 부담을 조금 내려놓고, 그저 기쁘고 즐겁게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그때 뱃속 솔이는 ‘최연소 참가자상’을 받았어요! 솔이가 커서 청년성서모임에 가면 기념으로 주려고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답니다.)


얼마 후, 더더욱 예기치 못하게 막내 별이가 찾아왔습니다. 별이는 정말 하느님의 깜짝 선물이자 은총이었습니다. 별이를 기다리고 맞이하면서 저희는 ‘필요한 것은 모두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다’는 ‘야훼이레’의 기적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고, 그분의 큰 계획 안에서 담대하게 나아갈 수 있는 자유와 용기를 얻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온 가족이 함께 어린이 미사에 참여할 때 가장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아마도 ‘하느님을 향해 나란히 손잡고 나아가는 삶’이 미사 안에서 실제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더 크면, 저마다 각자 자신만의 주님을 찾아 나가겠지요. 진리를 탐구하고, 하느님과 관계 맺는 과정에서 신을 부정하거나, 다른 종교를 탐색하는 시간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매일 자기 전 감사의 기도를 하는 시간, 성당에서 함께 목청껏 성가를 부르는 시간, 주일학교 친구들과 뛰어놀고 눈 비비며 새벽 복사를 하고 서툴게 율동찬양을 하는 이 시간들이 아이들의 깊은 의식 속에 꼭꼭 다져져, 자신의 삶을 꽃피우는 단단한 기반이 되어 주리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삶 곳곳에 도사리는 시련 앞에서 좌절할 때, 그 안에 아로새겨진 예수님의 사랑, 부모의 사랑이 아이들을 일으키는 힘이 되리라 믿습니다. 매일 아침 어렴풋이 들려오던 칙칙 밥솥 돌아가는 소리, 계절마다 풍겨오던 가지 나물·된장찌개의 냄새 같은 것들이 제 인생에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들 하나하나는 예수님의 열매 

얼마 전에는 학교에서 밀씨를 받아 화분에 심었는데, 사나흘 만에 초록 새싹이 피어 올랐습니다. 쭉쭉 솟아오르는 새싹을 보면서 아이들은 줄곧 탄성을 내지릅니다. 밀알 하나가 자신을 내던져 새싹을 틔우고 많은 열매를 맺는 신비, 우리들 하나하나가 바로 예수님의 무한한 사랑 안에서 맺어진 열매라는 기쁨. 그것이 부활의 신비이자 기쁨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부활에는 바로 그 예수님의 사랑과 부활의 기쁨을 더욱더 만끽하는 시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부활을 축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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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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