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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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가르침에 비추어 정책·공약 따져보고 국민의 대표 선택하자

22대 총선 앞두고 주교회의가 보낸 정책 질의서에 대한 각 정당 답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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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선대위원장이 3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보라매동에서 지지유세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2.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3월 27일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모래내시장을 방문해 시민과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3. 녹색정의당이 3월 31일 서울 경의선숲길에서 거리 유세 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녹색정의당 홈페이지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가톨릭교회는 정치 생활의 목적이 인간 존엄성 증진과 공동선 실현에 있으며 “인간의 기본권과 영혼들의 구원이 요구할 때에는 정치 질서에 관한 일에 대해서도 윤리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 정당하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사목 헌장」 76항)고 가르친다. 정치 책임자에 대해서는 “봉사의 정신으로 인내와 겸손·온건·애덕 등 덕목에 따라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 권위와 명예, 사사로운 이익이 아니라 공동선을 활동의 참된 목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간추린 사회교리」 410항)

주교회의는 가톨릭 신자 유권자들이 국회의원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을 교회 가르침을 바탕으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각 정당에 정책 질의서를 보내 받은 답변을 3월 28일 발표했다.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교회 가르침으로 본 정당별 공약

정책 질의서는 △노동 △민족화해 △사회복지 △생명윤리 △생태환경 △여성 △정의평화 △청소년 등 8개 분야 43개 문항이다. 주교회의는 정책 질의서를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녹색정의당·개혁신당(의석수 순)에 발송했다.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3월 27일까지 마감했으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녹색정의당이 답변을 제출했다. 개혁신당은 답변을 제출하지 않았다.


◆노동

임금 유지와 사회보장 강화 등을 전제로 하는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매우 동의’ 했다. 국민의힘은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실제 근로시간을 줄여나가야 하지만, 임금의 유지를 전제로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입법은 현실적이지 않으며, 일자리 감소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면서 ‘중립’ 의견을 냈다.

사용자 범위 확대 및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가압류 제한 등에 관한 노조법 제2·3조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 재추진에 대해서도 더불어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매우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정당한 파업에 대해서는 헌법과 노동법상 현재도 민형사상 책임이 면제되고 있다”며 “그러나 노란봉투법은 더 나아가 노조와 노조원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책임을 제한하라는 것으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법”이면서 ‘동의 안 함’ 의견을 냈다.

AI 등 급격한 기술 변화에 따른 노동자를 보호할 대책과 법률 제정에 대해선 모든 정당이 ‘매우 동의’했고, 국민의힘은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에 대해 직무전환 훈련, 전직지원, 생계지원 등 고용안정서비스를 강화하는 대책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족화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유엔 핵무기금지조약 가입 논의 필요성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매우 동의’, 국민의힘은 ‘중립’ 입장을 밝혔다. 녹색정의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목표이자 출구로 한반도 비핵지대화 혹은 동북아 3+3 비핵지대화가 필요하다. 비핵지대화를 위해서는 남북 모두 핵무기금지조약에 가입하고, 강대국은 안전보장을 제도화하자는 목표와 그것을 이루는 방도로 논의를 시작하자는 취지의 의견이라면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남북 민간 교류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매우 동의’로 의견을 같이했고, 국민의힘은 “북한이 과거와 차원이 다른 도발과 위협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안전 보호 등의 차원에서 질서 있는 교류 추진이 필요하다”며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가 북한 주민에게 확장될 수 있는 방향에서 접촉·교류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한반도에서 전쟁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모든 정당이 “매우 찬성”이라 답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생명윤리

낙태를 거부하는 의사나 의료기관의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고, 미혼모를 보호 및 지원하는 법 제정 등 2019년 낙태죄 처벌에 관한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른 입법 방향을 물었다. 국민의힘은 “생명의 존엄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고, 특히 저출생 문제로 인구소멸 위기가 대두되며 태내 생명 보호가 더욱 절실해졌다”며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입법 논의 진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중립’ 의견을 냈다.

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20년 이상 사형집행이 없는 실질적인 사형제도 폐지 국가로 분류된다. 사형제도 폐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동의’, 녹색정의당은 ‘매우 동의’ 의견이었고, 국민의힘은 “사형제도 존폐와 관련해 사회의 성숙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호스피스·완화돌봄 정책 확산을 위한 제반 시설 마련과 가정형 호스피스 확충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매우 동의’, 국민의힘은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혀 모든 정당이 의견을 같이했다.

◆생태환경

노후 핵발전소(원전) 수명연장 문제와 관련, 설계 수명이 끝난 핵발전소를 수명 연장하지 않고 폐쇄하는 것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매우 동의’, 국민의힘은 ‘매우 동의 안 함’ 의견을 밝혔다. 탈핵을 위한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에 ‘반대’한다는 의견에 더불어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매우 동의’로 의견을 같이했지만, 국민의힘은 ‘매우 동의 안 함’ 의견을 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매우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동의 안 함’을 밝힌 국민의힘은 “이미 방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방류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며 “국제적 기준에 맞춰 안전하게 배출하는지 모니터링하고, 주요 해역과 수산물 방사능 안전 검사와 검증 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관련, 석유나 석탄 등 화석 연료와 핵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법안 마련에 대해서도 더불어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매우 동의’, 국민의힘은 ‘동의 안 함’이라고 답해 이견을 보였다.

◆정의평화

재난재해로 인한 피해자 권리 보장과 안전사고에 대한 독립적 진상조사기구 구성 등 국민 생명권 보장을 담은 ‘생명안전기본법’, 10·29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독립적 조사기구 설립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에 더불어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매우 동의’라고 밝혔고, 국민의힘은 ‘동의 안 함’을 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한 보장을 위한 의무에 대해서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등 법 체계가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서도 “참사의 원인과 대응·구조·수습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이 밝혀졌고, 책임자들에 대한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이므로 별도의 독립적 조사기구를 설치해 조사할 사안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정책 질의서 답변은 주교회의 홈페이지(www.cbck.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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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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