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의 그늘에서 벗어난 지 1년여. 사회는 ‘일상 회복’에 여념이 없지만, 우리가 회복해야 할 것들은 단순히 코로나19의 흔적만은 아닐 겁니다. 해묵은 갈등과 반목·혐오·차별과 이로 인해 상처받은 모든 이의 아픔에 동반하며 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은 복음의 ‘기쁜 소식’이라는 반창고를 붙여왔습니다. 1988년 5월 15일 설립 이래 어느덧 36주년을 맞은 오늘, 그 여정을 돌아봅니다.
희망을 비추는 가톨릭평화신문
cpbc의 태동은 가톨릭평화신문이었습니다. 이 땅의 진실을 드러내는 ‘정직한 신문’, 이 세상을 진리와 사랑에 의한 인간다운 사회로 만들어나가려는 선의에 장애가 되는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독립된 신문’, ‘그리스도의 평화 실현을 지향하는 신문’. 평화신문 창간사에 담겨 있는 지향은 신문을 넘어 cpbc의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냅니다.
지향 하나하나가 묵직하고 실현하기 참 쉽지 않아 보이지만, 그러기에 기자들은 더욱 고민하며 머리를 맞댑니다. 매주 발행되는 신문의 24면에는 세상을 향한 기자들의 연민과 애정이 담겨 있습니다.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구 지하철 화재·세월호·이태원 참사, 기후위기로 인한 안타까운 사건들을 조명하며 고통을 겪는 이들과 함께 울었습니다. 가난한 이들의 아픔에 연대하고, 사랑 나눔 기획 보도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통해 이웃의 존재와 그 온기를 상기하고 있습니다.
아픔 뒤에는 희망 또한 반드시 존재한다는 사실도 잊지 않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는 밀착 취재로 전국 방방곡곡에 복음의 정신을 전했고, 새 추기경과 주교 탄생·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개최 소식을 일선에서 보도하며 한국 교회의 경사를 알렸습니다. 삶의 자리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을 찾아다니며 우리 사회의 희망을 비추고 있습니다.
종합미디어로서의 cpbc
가톨릭평화신문의 메시지는 소리가 되어 이 땅에 울려 퍼졌습니다. 1990년 FM 라디오를 개국, 5년 뒤에는 케이블 TV로도 평화방송을 볼 수 있게 되면서 cpbc로 거듭났습니다. 현재는 뉴미디어 흐름에 발맞춰 cpbc의 신문·TV·라디오·그 외의 가톨릭 콘텐츠까지 한자리에서 이용할 수 있는 OTT서비스 ‘cpbc플러스’도 출범했습니다. cpbc의 기록물들은 말 그대로 ‘기억과 희망’이 되어 교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상 의미 있는 귀한 자료들로서 남아있습니다.
36년이라는 기간은 결코 짧지 않습니다. 한결같은 사랑으로 함께해준 모든 이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cpbc는 끊임없는 쇄신과 변화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가톨릭평화신문 ‘독자권익위원회’가 출범해 신문의 발전과 독자와의 소통을 위해 함께하고 있으며, 현재 2기 위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4월 30일에는 제1기 ‘cpbc 방송자문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더 나은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위촉된 자문위원 10명은 사제와 평신도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들은 2년 동안 시·청취자를 대표해 질 높은 cpbc 콘텐츠 제작을 위한 시노달리타스를 이어갑니다.
조정래 사장 신부는 “cpbc는 생전 김수환 추기경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형태가 없는 복음을 각 매체를 통해 전달하는 ‘무형의 성전’으로서 자리하고 있다”며 “cpbc를 사랑하는 여러분의 아낌없는 조언을 경청하고 화합하며 다양성 안에서 더욱 해야 할 일을 하는 언론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습니다.
‘후원자 사랑’은 복음 선포의 원동력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사회 곳곳에 기쁜 소식 전하는데 쓰여
“제가 수술하고 나온 지 며칠 됐는데 좋은 상태로 나오게 됐어요.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후원금을 봉헌합니다. 폐암 1기를 진단받고, 폐를 절제했는데 다행스럽게도 항암치료를 안 해도 될 정도로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너무 감사해서 빨리 헌금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박 안나씨)
“가톨릭 신자가 아닌데 후원할 수 있을까요? 우연히 방송 채널을 돌리다가 가톨릭평화방송에서 신부님이 강론하시는 걸 듣게 되었어요. 다른 강의와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천주교로 개종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개신교 신자인데 잠시 신앙생활을 쉬고 있었거든요.”(이모씨)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통장을 정리하다 보니 매달 평화방송에 2만 5000원씩 후원을 하고 계셨어요. 어머니께서 암 투병을 하시면서 방송으로 매일 미사를 보시고, 묵주를 항상 손에 쥐고 계셨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후원이 끊어지는 게 아쉬운데, 제가 이어서 후원을 할 수 있을까요?”(권 젬마씨)
올해 창립 36주년을 맞은 선교 매체 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후원회원들의 사연이다.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은 복음과 사랑의 메신저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소통과 친교를 바탕으로 한 복음 선포를 위해 많은 후원회원이 삶의 자리에서 보내온 후원금은 cpbc가 선교 매체로서 사명을 수행하는 데 커다란 마중물이다.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은 후원 ARS ‘사랑의 다리’ 프로그램을 비롯해 겨자씨 및 마중물 후원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겨자씨 후원회는 지난해 창립 35주년을 맞아 정기 고액 약정 후원자를 대상으로 모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마산중계소 개소에 맞춰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cpbc 마중물 후원회원(ARS 060-700-1017, 한 통화 1만 원 후원)도 모집 중이다. ‘마중물’은 마산중계소 물심양면 지원 캠페인을 줄인 말. ‘마중 나가는 물’을 뜻하는 마중물이 깊은 샘에서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붓는 물을 의미하는 만큼 복음 선교를 위해 마중물을 끌어모으기 위한 취지다.
ARS ‘사랑의 다리’는 전 세계 한국 신자들이 ‘TV 매일 미사’를 시청하고 보내오는 후원금을 국내외 도움이 필요한 단체와 개인에게 돌려주는 ‘사랑의 활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사랑의 다리’ 프로그램을 통해 39개 단체에 30억 원이 넘는 후원금이 전달됐다.
가톨릭평화신문이 24년째 이어오고 있는 사랑나눔캠페인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후원자들은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이 다시 용기내어 살아갈 힘이 돼주고 있다. 후원자들은 대부분 익명으로 송금한다. ‘주님 안에서’, ‘희망 안에서’ 등으로 성금을 보내온다. 익명의 그리스도인들이 보내온 성금으로 질병과 사업 실패, 장애와 재난 등으로 고통받는 이웃들이 희망의 꽃을 피워냈다. 지금까지 1108명의 단체와 개인에게 180억 원이 넘는 성금을 전달했다.
이 밖에도 가톨릭평화신문을 복음 선포의 도구로 여기고 아낌없는 후원을 하는 신자들도 적지 않다. 이연재(노엘라)씨는 신문 30부를 후원하고 있으며, 김선아(체칠리아)씨는 25부를, 권현미(아녜스)·강사은(가타리나)·김창민(요셉)씨도 신문 20부씩을 각각 후원하고 있다. 본지는 후원의 날개를 달고 전국 공소와 교도소, 군부대로 배송된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