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퇴비 가농소 입식운동 20주년 간담회
[앵커] 가톨릭농민회가 유기순환농업을 위해 자급퇴비를 마련하고 소 입식 운동을 시작한 지 올해로 20년을 맞았습니다.
그간의 성과와 한계를 살피고, 지속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는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이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른바 ‘가농소 입식운동’은 도시 신자들이 송아지를 구매할 성금을 가톨릭농민회에 전달하면, 농민은 암송아지를 길러 고기를 나누는 도농 상생운동입니다.
도시 신자는 유기농 풀을 먹고 자란 건강한 한우를 먹을 수 있고, 농민은 소에서 나오는 분뇨 등 퇴비로 유기 농사를 지어 생태환경을 살리고, 송아지를 덤으로 얻게 됩니다.
자급퇴비를 만들어 소를 기르는 유기순환 혹은 경축순환 농업입니다.
가농소 입식운동이 시작된 지 올해로 20년.
그간의 성과와 한계를 살피는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초창기부터 입식운동에 참여해온 농민 이재민씨는 사료 수급의 어려움 속에서도 생태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이재민 비오 /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연합회 솔티분회>
"밭에서 나고 논에서 난 작물 부산물을 소한테 먹이고, 소한테서 나온 부산물인 똥을 갖고 퇴비를 갖고 작물을 만들기 위해 토양에 다시 투여를 하고 이렇게 계속 돌아갈 수 있도록 농사를 짓고 있는데 여러분들의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가농소 입식운동에 함께해온 도시 본당 활동가들은 '도시농부'로서의 보람과 자긍심을 드러냈습니다.
<이연수 젬마 / 서울 문정동본당 우리농 활동가>
"입식소와 그것으로 나오는 자급퇴비, 자급퇴비로 나오는 우리의 생명 농산물, 이게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축이잖아요? 밥과 똥,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뗄 수 없는 두 축인데 이걸 우리가 온전히 이 좋은 지향을 상처내지 않고 잘 가져갈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을 많이 고민하고…"
<김미경 스텔라 / 주교좌 의정부본당 우리농 생활공동체 회장>
"(입식소가) 너무 잘생겼더라고요. 거기 있는 소 중에 제일 잘생겨서 활동가들이 '너무 잘생겼다' '너무 예쁘다' '이럴 수도 있는 건가' 이러면서 웃었던 일도 생각납니다. 한번 드신 분들은 꾸준히 단골 고객이 됩니다. 신자 아니신 분들도 찾아와서 한 번 사드신 분들은 찾아와서 꾸준히 신청도 해주시고…"
가농소 입식운동이 지닌 한계도 언급됐습니다.
육류 소비의 가파른 증가로 올해 도축되는 한우 수는 100만 마리에 이를 전망이지만, 20년간 길러진 가농소는 257마리에 불과합니다.
단순 계산으로 20년간 2000만 마리가 도축됐다고 해도 0.001에 불과합니다.
가농소는 대한민국 국민 0.001만 맛볼 수 있는 한우인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가농소 입식운동을 지속하기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최덕천 / 상지대 환경·생태경제학 교수>
"입식소 운동도 앞으로 30년 40년 지속이 되려면 계속해서 생산자든 소비자든 공부를 하고 토론을 하고, 공동체의 핵심이 계속해서 상호작용이 아니겠습니까. 지속적인 교류가 없으면…"
한편 가톨릭농민회는 오는 7월 21일 안동교구 가톨릭상지대학에서 제29회 농민주일과 가농소 입식운동 2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할 예정입니다.
CPBC 이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