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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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남은 삶을 온전하고 충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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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별자들을 동반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호스피스 교육을 받았다. 첫 강의에서 강사님이 질문을 던지셨다. 호스피스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대답한 사람들 대부분이 말기 환자들이 죽음을 잘 준비하도록 돕는 일이라고 말했다. 내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이렇게 우리는 마지막인 ‘죽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강사님은 ‘삶’의 완성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이어가셨다. 환자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온전히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호스피스라는 말에 어렵잖게 동의할 수 있었다.

호스피스에 대해 배우면서 ‘자비로운 삼위일체’라는 인상적인 작품이 생각났다. 삼위일체 하느님의 시선이 심하게 다쳐서 죽어가는 한 인간에게 머물고, 각 위격이 고유한 방식으로 그 사람을 돕고 있는 것을 형상화한 점토 작품이다. 의사·간호사·복지사·요법 치료사, 그리고 영적 돌봄을 하는 이들이 협력해 환자를 돌보는 호스피스가 하느님께서 인간을 돌보시는 모습과 닮았다.

관련 강의를 들으면 들을수록, 통증을 완화하는 의료 측면을 제외하고 호스피스 기관이 환자와 가족들에게 제공하는 모든 ‘돌봄’은 아직 아프기 전에, 말기 환자나 그 가족이 되기 전에 모든 사람이 스스로 적용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삶을 돌아보고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맺힌 마음을 풀어내는 것. 마지막일지 모를 생일과 기념일을 의미 있게 보내는 것. 아직 남아 있는 하고 싶은 일을 시도해보고,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고,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추억이 담긴 노래를 불러보는 것. 그리고 하느님과 화해하는 것.

가끔은 만약 내가 지금 떠나야 한다면 생에 대해 ‘안녕’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물어보자. 내가 붙들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나를 지탱해주는 신념은 어떤 것인지, 내 삶에서 바로잡고 싶은 것이 있는지도. 이런 생각의 갈무리는 아직 남은 삶을 온전하고 충만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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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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