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질환으로 시력을 잃었지만 깊은 영성으로 나눔에 앞장섰던 故 김대군 신부.
가톨릭중앙의료원이 김대군 신부의 뜻을 잇기 위해 안질환 환우 지원에 나섰습니다.
의미 있는 여정에 꽃동네가 첫 기부금을 쾌척했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 김대군 신부는 가톨릭중앙의료원, CMC의 전설이자 병원사목의 대부로 불립니다.
1983년부터 1996년까지 13년간 역대 최장 기간 가톨릭중앙의료원장을 역임하며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양적, 질적, 영성적 기틀을 다졌습니다.
CMC의 생명존중 이념을 만든 것도 바로 김대군 신부입니다.
김 신부는 재임 당시 꽃동네에 의료진과 의료장비를 지원하고 형편이 어려운 환자의 치료비를 지원하며 생명존중 이념을 몸소 실천했습니다.
하지만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어버리는 어려움도 겪었습니다.
<故 김대군 신부>
“시야가 남들은 360도 아래 위로 다 볼 수 있는데, 내 경우는 이게 좁아져 가지고 점차 점차 자꾸 좁아지다가 마지막에는 바늘구멍처럼 조그만 그런 창문으로 내다보는 결과가 된다. 그런데 진짜 그렇게 됐어요.”
이후 김 신부의 영성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은퇴 후엔 사제들의 고해사제로 성무를 이어갔습니다.
<故 김대군 신부>
“눈 때문에 짓는 죄들이 너무 많죠. 눈을 어떻게 쓰느냐. 뭘 보느냐. 여기에 따라서 그 삶이 또 그 영혼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가톨릭중앙의료원은 김대군 신부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산하 8개 병원과 함께 안질환으로 고통 받는 불우 환우 돕기에 나섰습니다.
‘김대군 의료자선기금 지원사업’의 마중물은 꽃동네 창설자인 오웅진 신부의 결단으로 마련됐습니다.
꽃동네는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5천만원을 가톨릭중앙의료원에 기부했습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국적, 인종, 지역에 관계 없이 도움이 필요한 안질환 환우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화성 프란치스코 / 가톨릭중앙의료원장>
“교회 병원으로서 나아갈 길을 제시해주시는. 큰 집안의 어른으로서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주셨기 때문에요. 좋은 뜻을 가지신 분들이 많이 있으니까 참여하는 분이 더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력을 잃은 후 하느님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느꼈다고 고백한 김대군 신부.
김 신부의 따뜻한 리더십과 깊은 영성이 안질환 환우들에게 희망의 빛을 선물할 것으로 보입니다.
<故 김대군 신부>
“늘 잘못하고 부족한데 감싸주시고 덮어주시고 뒤를 다 책임져주시고. 그렇게 해서 나는 괜찮은 사람처럼 사람들 앞에 나서도록 그렇게 해주신 하느님. 그분의 사랑과 은총, 자비 그런 것들을 느끼면서 하느님 참 좋으시다.”
CPBC 김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