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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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드 최종 회기 앞둔 지역교회, 다시 대화와 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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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024년 열리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의 마지막 회기가 10월 2일부터 27일까지 교황청에서 열린다. 제2회기에서는 제1회기의 결실을 바탕으로 시노드의 주제인 시노달리타스를 어떻게 구현해나갈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모색하게 된다. 전 세계 각국 교구와 주교회의는 시노드 여정의 역동성을 유지하고 되살리며, 10월 최종 회기에서 논의할 주제들을 다시 한번 깊이 성찰하고 의견서를 취합, 정리해 교황청에 제출했다. 이 의견들은 제2회기 논의 안건을 담은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에 반영될 예정이다. 제2회기를 앞두고 일부 교구가 작성한 제2회기 준비를 위한 의견서들을 입수, 이를 바탕으로 지금까지의 시노드 진행 성과와 함께 심화된 의견들을 살펴본다.


제2회기 준비를 위한 성찰의 심화


교황청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지난해 10월 제1회기 종료 후 12월 11일, 제2회기 준비 지침 ‘2024년 10월을 향하여’를 발표했다. 지침은 제2회기의 논의에 참고하기 위해 제1회기 ‘종합보고서’의 내용에 대한 지역 교회의 의견들을 물었다.


전 세계 각 지역 교회는 시노드 관련 체험들에 대한 증언, 그리고 ‘종합보고서’의 성찰 중 일부를 선택해 심화한 성찰을 5월 15일까지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에 제출했다. 한국교회도 교구별로 첫째, 시노드 관련 사례와 체험들에 대한 증언, 둘째, 제2회기 주제에 대한 의견서를 주교회의에 제출했다. 주교회의는 제출된 교구별 문건들을 종합해 교황청과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에 전달했다. 한국교회 차원의 이 의견서는 오는 7월 주교회의 상임위원회 검토 후 공개된다.


한편 교황청은 제2회기를 앞두고 다각적인 방법으로 제2회기의 논의와 성찰을 심화하고 있다. 우선 총 10개 주제별로 연구 그룹을 구성해 제2회기 개막에 앞서 관련 주제를 6월말까지 사전 검토하고 이를 의안집에 반영하도록 했다. 10가지 주제는 동방 가톨릭교회와의 관계, 가난한 이들의 외침, 디지털 환경에서의 선교, 선교적 시노드 관점의 사제 양성, 주교, 축성생활, 의논 사안들의 공동 식별을 위한 기준과 시노드적 방법, 교회 일치 등 교회 안의 주요한 사목적 관심사를 망라한다.


교황청은 또 시노드 여정 전체에서 본당 사제들의 참여 비중이 소홀히 다뤄진 점에 대해 인식하고 200여 명의 전 세계 본당 사제들이 참석한 사제 시노드 모임을 열기도 했다.



교구별로 제1회기 ‘종합보고서’ 성찰 심화 모임


제2회기를 앞둔 현재, 교구 단계 시노드 당시보다는 관심과 참여의 열기가 식은 듯하다. 모든 교구가 제2회기 의견서 작성에 참여했지만, 문건 작성 과정에서 열의와 관심이 떨어졌고, 참여의 폭도 제한됐다.


꾸준하게 시노드 여정을 진행하는 의정부교구는 2월 한 달간 본당 사목평의회를 중심으로 본당 모임을 진행했다. 제1회기 ‘종합보고서’의 20개 주제 중 가난한 이들, 선교, 양성 등 3개 주제를 선정, 본당 모임을 진행했고, 총 45개 본당이 보고서를 제출했다. 의정부교구는 이 보고서들을 종합해, 봉사하는 교회, 환대와 동반의 선교 자세, 신앙 전수를 위한 가정과 본당의 역할 등에 주목했다.


서울대교구는 제2회기가 열리는 2024년 10월까지 제1회기 ‘종합보고서’의 주제를 7가지로 정리해 지속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 특히 ‘성령 안에서의 대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첫째, 교구장과 주교단, 지구장과 지구 사제단, 본당 사제와 사목회 등 교구 전체와 본당 안에서 시노드적 대화 방식의 모임을 진행하고, 둘째, 사목국 주관으로 교구 총회장 모임, 총구역장 모임, 본당 구역반에서의 모임 등을 진행하도록 했다.


인천교구 역시 제1회기 종합보고서를 바탕으로 교구민들의 시노드 관련 체험을 나누고 제2회기에서 심화 논의가 필요한 주제들을 성찰했다. 종합보고서를 인쇄해 본당 사목자들에게 배포하고 주보에 관련 해설을 연재해 이에 대한 교구민들의 인식을 높였다. 모든 본당이 의견서 작성을 위한 모임에 동참하지는 못했지만, 일부 본당에서 공동체 나눔을 진행했고 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가 참석하는 ‘순환을 위한 시노드 경청 모임’을 격월로 개최했다.



의견서 주요 내용


의정부교구 의견서는 지역 교회 차원의 시노달리타스 실현을 위한 성찰과 관련해, 교구 사제단의 공동 책임성과 이를 구현하는 지구 사제 모임, 통합 사목의 전망을 모색했다. 아울러 수도회 총회에서의 식별과 공동 책임, 평신도의 사목평의회 참여 증진, 전문적인 평신도 양성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대교구도 시노드 모임에 대한 본당 참여가 비교적 폭넓게 이뤄졌다. 의견서에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심화된 인식, 선교적 차원에서 본당을 넘어서 지역 차원의 봉사 확대, 복음적인 디지털 문화의 구축,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남녀의 상호존중을 통한 교회 직무 수행 영역의 확장 등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담겼다.


시노드 이전부터 ‘하느님 백성의 대화’를 진행해 온 광주대교구는 가난한 이들이 교회 여정의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또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과 땅의 부르짖음이 같은 맥락임을 지적해 공동의 집 살리기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아울러 시노달리타스의 구현에 필수적인 경청, 동반 및 공동 책임성을 지적하고 이를 위한 사목평의회의 효과적 운용을 강조했다.


인천교구는 의견서에서 현재 시노달리타스와 관련된 교회 현실을 고백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제안을 했다. 배타적 결집성으로 운영되는 활동 단체들, 인간적 결정과 관계에 좌우되는 본당 공동체의 운영, 교회 안에 자리 잡은 수직적 관계의 폐해, 공동체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하고 사목자들로만 운영되는 평의회 등은 시노달리타스의 구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고백했다. 다만 의견서는 이러한 교회 현실에 대한 자각과 개선의 요청이 시노드 과정 안에서 이뤄지고 있음도 함께 지적했다.


대구대교구 의견서에서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성직주의의 문제라고 지적됐다. 여기에서 성직주의는 일부 성직자들의 권위의 남용이나 일탈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교회 전반에 만연한 권위적이고 배타적인 태도를 지칭한다.


제주교구는 특별히 디지털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교구는 디지털 문화 안에서 대화와 경청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오늘날 “디지털 환경에서 복음을 전하고 선포하는 방법은 기존의 복음 선포에서 발전된 모습”이다. 하지만 “복음 선포의 마지막은 그리스도를 닮은 모습으로 삶에서 실천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디지털 선교 방식과 아날로그 선교 방식이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 교구에서 제1회기의 열매가 삶으로 구현되지는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교구 내 많은 공동체가 아직도 시노드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각 교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노달리타스의 실현은 교회의 생활 방식이고 활동 방식임을 인식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는데 공감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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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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