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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멸종 위기 외면하는 사회에 30년째 경종 울려

생명의 신비상 수상자 인터뷰(3) 장려상(인문과학분야) 환경과생명연구소 장성익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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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생명연구소 장성익 소장


“인류 등장 이후 생물 멸종 속도가 1000배나 빨라졌다고 합니다. 지난 100년간 인류가 쓴 에너지도 이전 1000년에 비해 10배가 넘습니다. 지구가 계속 뜨거워지는 지금, 우리는 제6의 대멸종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대멸종’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체의 75 이상이 사라지는 현상이다. 지구의 38억 년 생명 역사에서는 5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제18회 생명의 신비상 인문사회과학분야 장려상 수상자 환경과생명연구소 장성익 소장은 1990년대 초부터 30년 넘게 생태적 가치 확산에 기여해오고 있다. 그는 무너지는 지구 생태계 질서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멸종은 더 이상 공룡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공동의 집 지구에 도래한 기후 위기,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장 소장은 환경 문제를 “정의의 눈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 위기에는 사회의 극심한 불평등과 부조리가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오염만 제거해서는 극복할 수 없습니다. 환경 문제는 생태뿐만 아니라 정의·평등·인권·민주주의와 같은 가치들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죠.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그는 특히 대량 생산·소비·폐기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경제구조와 이를 발판 삼아 성장하는 자본주의 체제를 지적했다. “그동안 경제성장을 위해 맹목적인 질주를 해온 결과가 지금의 생태 위기이기에, 성장을 계속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탈성장’을 할 때”라고 했다. 재활용 등 환경을 위한 개인 실천사항도 중요하지만, 인식 자체를 바꾸지 않는다면 환경오염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가 펼치는 생태철학과 녹색사상·환경 정의 등의 개념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와 일맥상통한다. 장 소장은 환경과생명연구소에서 가톨릭교회가 추구하는 상생·협동·공동선의 가치를 강조하는 책을 쓰고 있다. 「환경에도 정의가 필요해」, 「생명 윤리 논쟁」, 「자본주의가 쓰레기를 만들어요」 등 생태와 생명에 대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다수의 저서를 썼다.

기후위기는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장 소장은 아무 죄없이 위태로운 지구에서 살아가야 하는 청소년들에게도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속죄하는 마음입니다. 지구를 망가뜨린 것은 어른들인데, 피해와 희생은 미래 세대들에게 전가되고 있으니까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청소년들에게 아름답고 좋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습니다.”

장 소장은 생명의 가치를 후순위에 두는 물질 만능주의에서 벗어나는 것과 지구가 지닌 한계를 인정하는 것 두 가지를 강조한다. “환경은 생명입니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만 해도 얼마나 많은 성장을 이뤘습니까? 그런데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죠. 경제적 성장만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 것이란 생각이 잘못됐음은 일찍이 판명났습니다. 자연이 죽으면 인간도 죽습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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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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