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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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종교 만남]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이주화 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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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교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많은 오해와 편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오해와 편견은 직접 체험한 것이 아니라 서구인들이 오랫동안 만들어 전파한 잘못된 상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한국 이슬람교의 한국인 종교 지도자인 이주화 이맘(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으로부터 이슬람교가 사랑과 자비의 종교이며 모든 무슬림들은 그리스도교 신자들과 마찬가지로 유일하신 창조주께 대한 믿음을 고백하는 형제임을 확인했다.



Q. 이슬람교는 어떤 종교인가요?


이슬람교는 유일신 창조주 하느님을 믿는 종교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 하느님, 하나님이라고 믿음을 고백하는 바로 그 창조주를 이슬람도 하느님, ‘알라(Allah)’라고 부르며 신앙을 고백합니다. 아담을 빚으셨고 아브라함과 모세, 예수님을 보내신, 유다인과 그리스도교인들이 믿는 바로 그 창조주 하느님을 이슬람도 믿습니다.
이슬람 신앙생활의 5가지 기둥은 신앙의 증언(샤하다), 예배(살라), 단식(씨얌), 희사(자카), 성지순례(핫즈)입니다. 믿음을 고백하고 매일 5번의 예배를 드리며, 라마단 시기 단식을 실천합니다. 또한 가난한 이들을 위해 재물을 희사할 의무를 갖고 있으며 평생에 단 한 번이라도 반드시 메카로의 성지순례를 실천해야 합니다. 이러한 신앙적 의무들을 철저하게 지켜나감으로써 이슬람교도들은 신앙을 증언하고 삶으로 실천합니다.


Q. 한국 사회에서 이슬람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적지 않습니다.


‘이슬람’이라는 용어는 ‘평화’라는 뜻입니다. 폭력과 테러를 이슬람과 연관 짓는 편향된 인식은 잘못입니다. 전 세계 인구 25를 차지하는 거대 종교가 전쟁과 폭력을 일삼는 종교라면 지구상 평화가 유지될 수 있겠습니까?
이슬람교의 가르침은 사랑과 자비, 평화를 위해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이는 역사를 조금만 살펴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아라비아반도가 이슬람화된 것은 선지자 무함마드가 10년 동안 이룬 성과지만 이는 칼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랑과 자비의 실천을 통한 것이었습니다.
여성을 억압하는 종교라는 편견도 있습니다. 9·11 테러 후 지금까지 미국에서 이슬람 인구는 70~80만 명에서 400만 명까지 늘었습니다. 여성에 대한 억압이 이슬람교의 가르침이었다면 과연 그 많은 여성들이 개종했을까요? 우리가 이슬람교에 대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은 근거 없는 오해와 편견입니다.



Q. 이슬람교 신자가 한국에서는 적지만 전 세계적으로 18억 명입니다. 이슬람교의 어떤 매력이 사람들을 매료시키나요?


많은 한국인이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튀르키예 등 이슬람교가 다수 종교를 차지하는 나라를 여행해 그곳에서 이슬람교의 진면목을 경험하고 개종하곤 합니다. 부정적인 인식만 갖고 있다가 막상 무슬림들을 만나서 그들이 지닌 순박함과 순수함, 정직함과 환대의 모습들을 체험하면서 그런 것들이 매력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종교적으로 세속화된 세상에서, 상업화된 물질문명에 빠져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정신적으로 초월적인 가치에 대한 이끌림을 이슬람교가 강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문화적인 병폐, 사회적인 어려움들 속에서 이슬람교가 제시하는 삶의 형태가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Q. 선교는 모든 종교의 기본적인 소명인데요, 한국 사회에서의 선교활동은 어떻게 해나가고 계신지요?


쿠란의 가르침에 담긴 기본적인 도덕성 등이 선교의 시작입니다. 쿠란은 사람들을 이슬람교, 하느님의 길로 초대함에 이어 좋은 말과 친절함, 지혜로써 행하라고 가르칩니다. 모름지기 이슬람 신앙을 가진 무슬림이라면 그가 어떤 상황에 있든지 무슬림으로서의 모범적인 삶이 몸에 배어있어야 합니다. 이는 이슬람 국가에 살든 아니면 한국처럼 이슬람이 소수 종교인 지역에 살든 모범적인 신앙인의 삶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지요. 선교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쿠란에 담긴 이러한 가르침을 전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범적인 신앙생활이 이웃들 안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때, 그것이 바로 이슬람 선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폭력·테러 행위와 연관 짓고 여성 억압한다는 등 인식 ‘편견’
좋은 말로 친절·지혜 베푸는 모범적인 신앙인의 삶 강조
반드시 매일 5번 예배하는 등 강한 종교적 의무 주기적 실천
이슬람교에 매력 느끼고 찾는 젊은이들 많아



Q. 탈종교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기성 종교가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탓도 있을 것입니다.


이슬람은 신앙생활에 있어서 강력한 실천을 요구합니다. 물론 이슬람교에서도 냉담 교우들, 신앙이 느슨해진 분들이 있겠지만, 매일 일상 삶에서 주어지는 종교적 의무들의 철저한 준수에 대한 요청이 신앙을 흔들리지 않게 하는 자극이 됩니다. 예컨대, 그리스도교는 대개 주일에 교회에 가지만, 이슬람교 신자들은 하루에 반드시 5번의 예배를 해야 합니다. 비행기를 타고 가더라도 그 안에서 예배를 해야 합니다.
이런 실천은 믿음의 끈을 잠시라도 놓아서는 안 된다는 다짐입니다. 라마단 단식, 반드시 성지순례를 해야 하는 의무 등 강한 종교적 의무의 주기적 실천을 통해 느슨해진 신앙이 자극을 받고 다시금 믿음의 생활을 다지게 됩니다. 이러한 강한 규율이 진입 장벽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그런 실천을 원해서 이슬람을 찾아오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신앙의 참맛은 사실 철저한 실천을 통해 맛볼 수 있습니다.


Q. 종교간의 대화와 연대의 노력은 항상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종교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양한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종교적 가치가 서로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상대적으로 그 가치와 특성, 역할을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종교 단체나 교단들이 많습니다. 사실 한국의 대부분 기성종교들은 외래 종교입니다. 그리스도교와 불교 등 규모와 사회적 영향력이 큰 종교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서 다양한 우리나라의 종교 문화를 수용하고 폭넓게 끌어안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가톨릭신문 독자들에게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가장 많은 교류를 갖는 이웃 종교가 가톨릭교회입니다. 여러 성당에서 강의를 요청하시기도 하고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자주 저희를 찾기도 하십니다. 이웃 종교와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웃 종교들로서 저희들 모두는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포용할 때 친교도 깊어지고 함께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아질 것입니다. 이슬람교는 비록 한국 사회에서 소수 종단이지만 국제적으로는 큰 공동체로서 한국 사회 속에서도 나름의 기여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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