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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종교 만남] “부처 핸섬!” 엄숙함 잠시 잊고 젊은이 매료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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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가 ‘힙’해지고 있다.


‘힙하다’는 말은 “고유한 개성과 감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는 뜻이다. 최근 각종 불교 행사들은 오랜 전통 종교의 하나로서, 심오한 종교적 진리를 담고 있으면서도 현대인들의 심성과 취향에 적극 반응하는 현대적 감각을 드러낸다.


불교 문화가 곳곳에 드러나는 시기인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연등회 공연 때 2030 청년 관객 수만 명은 ‘극락왕생’이나 ‘부처핸섬’을 외치며 환호했다. ‘뉴진 스님’ 윤성호씨가 이끄는 디제잉 공연은 생기에 넘친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클럽이나 콘서트를 방불케 했다.


고즈넉한 산사의 아침, 목탁 소리에 어우러지는 염불, 장삼을 입은 노스님의 합장 등 번잡한 속세를 떠난 초연함만이 불교 문화의 상징이 아니었다. 딱딱하고 엄숙하지 않게, 현대인들 특히 젊은이들의 넘치는 열정과 생기를 그대로 인정하고 북돋우는 종교적 공간과 시간이 ‘힙’한 불교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미 삭발로 연예 활동을 하던 뉴진 스님의 불교계 행사에서의 첫 공연은 2023년 연등회부터였다. 열광적인 반응이 이어졌고, 지난 4월 서울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 일대에서 열린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절정을 이뤘다. ‘재밌는 불교’를 슬로건으로 기획된 올 박람회에는 전통적이고 종교적인 측면이 강조된 예년 행사들에 비해 3배 이상의 방문객이 쏟아졌다. 놀랍게도 기간 중 박람회장을 찾은 13만 명 중 80가 2030 젊은이들이었다.



이러한 ‘힙’한 행사를 주도한 것은 역시 뉴진 스님, 그리고 ‘꽃스님’으로 유명한 화엄사 범정 스님 등의 셀럽이었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폭발적 관심과 참여를 셀럽의 인기로만 설명하긴 힘들다. 각종 굿즈와 영상, 대화와 상담 코너가 인파로 넘쳐났다. 심지어 출가 상담 부스에도 30분 이상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불교가 전통적인 ‘전법’ 외 대중에게 다가간 사례는 꽤 있다. 법륜 스님, 혜민 스님 등 폭넓게 대중적 인생 멘토로 여겨진 스님들이나 이미 한국적 종교 문화의 대표적 사례로 자리 잡은 템플 스테이는 ‘힙’한 불교의 잠재적 수요 대상이었다. 그런 가운데 조계종은 불교 대중화를 위한 방편의 하나로, 엄숙한 종교 이미지를 훼손할 위험에도 불구하고 파격을 선택했다. 이러한 선택은 종교 인구, 특히 미래 세대의 감소에서 비롯된 절박함에서 비롯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급격한 탈종교화 추세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비단 불교뿐만 아니라 가톨릭과 개신교 등 기성 종교가 공통적으로 체감하는 위기 상황이다. 불교의 경우 젊은 세대 신자 감소가 심각한 지경에 20대 이하 불교 인구는 소멸에 가까운 수준이다. 종단 차원에서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각종 프로그램들을 강화하는 이유다.


뉴진 스님의 공연은 위기 대응 차원에서의 선택인 만큼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었다. 정식 승려가 아닌 셀럽이 삭발에 승복을 입은 공연은 불교에 대한 희화화, 모독이 될 수 있다며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거부됐다. 이어 한 불교계 신문의 공개 논쟁을 통해 출가 승려 복장으로 진행되는 풍자와 패러디에 대한 찬반 논란이 빚어졌다.


한승훈(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한국종교문화연구소 뉴스레터 기고글 ‘불교적 힙함이란 무엇인가’에서 ‘힙함’과 ‘쿨함’을 구분한다. 즉, 뉴진 스님 공연은 ‘불교가 대중문화를 가지고 노는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힙’하다기보다는 ‘대중문화가 불교를 가지고 놀아도 화내지 않는 쿨함’을 보여 준다고 말한다. 따라서, ‘쿨함’을 넘어 ‘불교적 힙함’을 추구하는 열정과 에너지를 활용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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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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