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제2회기를 앞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가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 작성 단계에 들어섰다. 전 세계에서 선발된 신학자 20명은 지난 6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 동안 전 세계 지역교회와 교회 공동체로부터 제출된 ‘종합 의견서’를 분석, 검토해 제2회기 의안집 작성을 위한 기초 자료를 작성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종합 의견서는 전 세계 주교회의와 동방 가톨릭교회, 남녀 수도장상연합회 등이 제출한 것으로 총 107건이다. 여기에 지난 4월 29~5월 2일 열린 국제 본당 사제모임 보고서와 가톨릭 사도직 단체들, 대학과 기타 교회 단체 및 개인 의견 등 175건의 의견서도 추가됐다. 이 의견서들은 각 지역교회가 제1회기의 결실인 「종합 보고서」(Synthesis Report)에 바탕을 두고 “어떻게 우리는 사명 안에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가 될 수 있는가?”를 성찰한 것들이다.
열정적 참여와 동시에 혼란과 우려도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6월 14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종합 의견서들에ㅍㅍㅍ서 가장 많이 언급된 주제는 시노달리타스 방식의 양성, 참여 기구의 기능 정상화, 여성의 역할, 젊은이,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 토착화, 투명성, 그리고 교회 직무자들의 책임감 있는 문화 등이라고 설명했다. 또 교리교육과 그리스도교 입문, 교회들 사이의 협력, 주교의 역할 등에 대한 언급도 많았다고 밝혔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작업을 마무리하는 14일 기자회견에서 지역교회 의견서들은 시노드 여정에 대한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참여 의지를 드러내지만 ‘혼란과 우려, 걱정’의 시선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견서의 제안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혹은 시노드 여정을 자기들의 뜻을 관철하기 위한 도구로 악용할 것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책임보고관 장-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도 전 세계 하느님 백성이 보낸 “의견서들에는 열정적이고 창조적인 응답과 함께 저항과 우려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대부분의 의견서는, 지역교회에 새 생명을 주고 각자의 방식으로 참된 교회가 되기 위해 필요한 변화를 촉구하는 시노드 여정의 기쁨을 드러낸다”며 “시노드 교회의 씨앗은 이미 싹을 틔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노드의 가장 중요한 주제 10가지를 선정, 각 주제별로 스터디그룹을 구성해 시노드 회기가 모두 끝난 뒤까지 연구를 이어가도록 했다.
의안집 작성 단계 돌입
제2회기 준비를 위한 의견 수렴 및 성찰과 식별 단계가 마무리됨에 따라 시노드는 의안집 작성을 위한 실무 단계에 들어갔다. 신학자들은 열흘 동안 지역교회의 의견서들을 성찰하고 제2회기 의안집의 구성과 내용 초안을 작성했다. 이어 ordinary council이 이를 검토하고 다각도로 검증함으로써 의안집은 본격적인 작성 단계에 들어갔고, 완성된 의안집은 승인을 받기 위해 교황에게 제출된다.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시노드가 몇 가지 주제들에 대한 논의와 결정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총회는 이런저런 주제들에 대한 것이 아니라, 시노달리타스, 즉 ‘어떻게 우리는 사명 안에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라며 “변화를 위한 모든 신학적 주제와 사목적 제안들은 바로 이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한 맥락에서 이번 제2회기 의안집은 제1회기 의안집과는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16차 정기총회 특별사무관(Special Secretary) 리카르도 바토키오 몬시뇰은 “제1회기에서는 광범위한 주제들을 제시하고 검토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번 제2회기 의안집은 “어떻게 사명 안에서 시노드 교회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응답하기 위해서, 엉킨 매듭들을 풀어나가도록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의안집에는 지금까지의 시노드 여정을 검토하고, 총회 대의원들의 식별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각 주제들에 대한 신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제안들을 담는다.
의안집 작성은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