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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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심 받은 청년들, 신앙의 열기로 여름밤 뜨겁게 달구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 서울대교구 ‘Camp at the Cathed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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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이 청년들을 위한 환대의 공간으로 변했다. 명동대성당 일대에서는 6월 28일 청년들과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 ‘Camp at the Cathedral’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청년들이 성모동산에 모여앉아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여러분이 태어난 이래로 계속해서 여러분을 부르셨습니다. 우리 중에 우연히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우리는 삶의 시작부터 우리가 어떤 재능을 갖기도 전에, 우리 마음에 상처나 그림자가 있기도 전에 우리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사랑받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랑받기 때문에 부르심을 받았습니다.”(프란치스코 교황, 2023 리스본 세계청년대회 중)

사랑받기 때문에 부르심을 받은 청년 560명이 6월 28일 밤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 모였다. 서울대교구가 청년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한 ‘Camp at the Cathedral’에서다. 신앙의 열기로 뜨거운 여름밤을 더욱더 뜨겁게 달군 현장을 찾았다.


청년들을 위한 환대

낮 기온이 33℃를 웃돈 금요일 오후 명동대성당. 무더위에 해를 피해 그늘을 찾지만, 그늘도 덥기는 마찬가지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절로 나는 날씨에 성당 마당과 성모 동산에서는 캠핑 준비가 한창이다. 캠핑 의자와 테이블이 설치됐고 마실 거리와 먹거리가 차려졌다. 숙박이나 캠프파이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캠핑 분위기에 맞게 테이블에 작은 램프를 놓았고 하늘에 캠핑 전구를 설치해 불을 밝혔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3년여 앞두고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과 발맞춰 가기 위해 서울대교구가 준비한 ‘Camp at the Cathedral’ 현장이다. 그동안 전례의 공간이었던 명동대성당이 청년들을 위한 환대의 공간으로 변했다. 청년들을 맞을 준비가 끝날 무렵 해가 지면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오후 7시가 되자 청년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모여든 청년은 560명. 성당 마당과 성모동산에 설치된 560개 의자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금요일 저녁 명동대성당 일대는 청년들로 가득 찼다.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는 이날 오후 7시부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한 청년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청년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청년들의 이야기- 젊은이들의 어려움

서울가톨릭대학생연합회장 이선화(체칠리아)씨는 ‘일상 안에서의 어려움’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씨는 대학입시 준비를 하며, 또 대학에 가서 사람과의 관계나 미래에 대한 고민 등으로 신앙에서 멀어진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이씨는 “젊은이들에게 대학 진학 후 사라진 목표의식과 불확실한 미래와 진로가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며 “겪어보지 못한 사회에서의 미숙한 대인관계는 또 다른 문제와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실에 치여 살다 보니 신앙에 의지하는 친구들보다 멀어지는 친구들이 많고 확실한 해결책이 없다 보니 어려움이 가중된다”며 “어려운 현실에 처한 젊은이들을 어떻게 위로하고 신앙 안에서 함께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대교구 청년연합회장 이상옥(토마스)씨는 ‘신앙인으로서의 어려움’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씨는 “주일학교에 나오지 않는 청년들의 경우 신자 재교육의 기회가 적고 프로그램이 있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참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본당에서 청년에 대한 지원은 줄고 희생이 강요되는 상황이 많아진다”며 “해마다 비슷한 캠프와 피정 등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냉담하거나 교회 밖 청년들이 성당에 나와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기도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아울러 “본당에 청년이 없다고 청년 사목을 포기하는 사목자들도 있다고 들었다”며 “청년들을 이끌어주는 리더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서울 세계청년대회 지역 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 주교가 외국에서 온 한 청년과 대화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특별히 스페인에서 온 청년들도 함께 했다.


청년들의 이야기- 믿는 이들의 기쁨

서울대교구 가톨릭청년성서모임 대표 정윤지(소피아)씨는 “신앙이 없던 시절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고통받았지만, 신앙을 가진 후 하느님을 통해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왔다”고 말했다. 정씨는 “모든 순간에 하느님께서 저와 함께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하느님께서는 텅 비어있던 저를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시며 제 삶에 의미를 불어넣어 주셨고, 예수님께서는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마태 6,34)’고 말씀하시며 필사적으로 버텨왔던 지난날을 위로해주셨다”고 털어놨다. 정씨는 “하느님을 잃지 않고 예수님을 따라 걸어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 “그러나 우리의 힘이자 구원이며 진리이신 말씀을 기억하고 이를 행한다면, 저를 선택해주신 하느님을, 이제는 제가 선택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애인신앙교육부 교사연합회 상임위원 김세희(안나)씨는 “장애인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한 지 올해로 10년 차가 됐지만, 때론 봉사가 아닌 일처럼 느낀 순간도 있었고 회의가 들 때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김씨는 “하지만 어느 날 한 학생에게 ‘선생님, 사랑해요. 보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제 말을 들어주세요’라고 적힌 편지를 받은 것이 저를 되돌아보게 하는 전환점이 됐다”며 “교사활동을 통해 하느님께서 저를 이 자리에 부르신 이유가 무엇인지, 저를 통해 어떠한 길을 걷고 싶으신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학생들과 함께 부르심의 소명을 따라 신앙생활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냉담 청년·교회 밖 청년들 초대해야

이번 행사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서울대교구가 청년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마련한 첫 번째 행사다. 하지만 아쉬움도 없진 않았다. 성당 양쪽으로도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됐지만, 성모동산을 중심으로 무대가 마련되다 보니 성당 양쪽에 앉은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평가다. 한 청년은 “성모동산에는 환한 불빛에 분위기도 활기찬 모습이었지만 성당 양쪽에는 대형 화면을 제외하면 불빛도 없을 뿐더러 저희끼리 이야기하는 느낌이 컸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다른 청년은 “시간적인 문제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있겠지만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며 “다음에는 좀 더 시간을 갖고 많은 청년의 이야기를 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냉담 중이거나 교회 밖에 있는 청년들을 초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청년은 “오늘 행사에 참가한 청년들은 모두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거나 단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청년들”이라며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목적이 청년 사목의 활성화라면 냉담 중인 청년들을 교회로 불러들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우리 각자가 갖고 있는 삶의 이야기들, 기쁨과 힘듦, 교회가 어떻게 문제를 풀어가고 함께할 것인가에 대해 나눌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여러 다양한 모습으로 청년들이 함께 모여 또 주인공이 돼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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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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