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출생과 고령화 그리고 인구절벽 위기.
2024년 우리나라가 마주한 슬픈 현실입니다.
정부는 인구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모든 국가적 수단을 동원하기로 했는데요.
세계 인구의 날을 맞아 정부의 대응을 가톨릭의 시선으로 들여다 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저출생 문제를 짚어봅니다.
[기자] 전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낳지 않는 나라,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지난해 출생아는 23만명.
역대 최저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인구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인구 문제를 전담할 부총리급 부처 신설을 발표했습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 7월 1일>
“저출생뿐만 아니라 고령사회 대응, 인력, 이민 등 인구정책 전반을 포괄할 수 있도록 부 명칭은 ‘인구전략기획부’로 명명하였습니다.”
목표는 지난해 0.72명에 그쳤던 합계출산율을 2030년까지 1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
정부는 신설 부처에 저출생 예산 사전 심의권을 부여해 힘을 실어주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가톨릭교회는 숫자에만 혈안이 된 대책엔 한계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오석준 신부 /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인지를, 숫자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사람들한테 알려줘야 되는데 그 의미 전달이 과연 되고 있는가 의문이 듭니다.”
정부는 최근 일과 가정의 양립, 양육, 주거 등 3대 분야를 핵심으로 하는 저출생 대책도 내놨습니다. (대통령실 사진 활용)
육아휴직 급여를 월 최대 250만원까지 올리고, 아빠 출산휴가를 20일로 늘리며, 출산가구에 대한 주택공급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과거의 백화점식 대책보다는 진일보했지만, 아이가 있거나 직장이 있는 사람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가톨릭교회가 우려하는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주형환 /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난임시술 지원도 현재 산모당 25회에서 출산당 25회로 확대하여 사실상 횟수 제한 없이 지원하겠습니다.”
가톨릭교회는 난자와 정자를 몸 밖에서 인위적으로 수정시키는 인공수정과 시험관시술 대신, 여성의 가임력을 회복시켜 자연임신을 돕는 나프로 임신법을 장려합니다.
<오석준 신부 /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아이를 낳는다는 것을 제가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진짜로 아이가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그런다면 내 계획 안에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주신다.”
저출생 그림자는 가톨릭교회에도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성당에 어르신은 많지만 아이는 적은 현실.
그래서 미사 때 우는 아기를 바라보는 시선부터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오석준 신부 /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미사 시간에 아이가 울더라도 기쁘게 생각하자. 아이들이 있어서 정말 기쁘다는 마음이 필요한 것이 있고…”
아울러 가족이 다함께 나란히 앉아서 드리는 미사가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오석준 신부 /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아이들만 드리는 미사가 아니라, 함께 드린다는 미사라는 개념만 줘도 자연스럽게 신앙이라는 것, 가정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것이 있지 않을까.”
출생아 수는 사회의 희망을 나타내는 첫 번째 지표라고 말한 프란치스코 교황.
저출생 반전을 위해선 숫자에 매몰되기보다 가정의 가치와 자녀의 의미를 일깨우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가톨릭의 입장입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