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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함 넘치는 찬양 열정, 공동체 ‘세대 공감’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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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친구들과 우리 어른들이 서로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함께 주님을 찬양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아요. 늘 차분하게 바치던 교중미사에 청년들만의 ‘활기’라는 빛깔이 더해졌달까요.”


주일인 7월 14일, 언제나처럼 오전 10시 인천 도화동본당(주임 양주용 바오로 신부) 교중미사에 참례한 윤경옥(사비나·64)씨는 “청년들이 전례에 동참하고 노래 찬양을 한 오늘 주일미사 덕분에 ‘다시 젊어진 마음으로 하느님을 찾는 열정’을 선물 받았다”며 미소 지었다. 이날 교중미사는 청년 전례단과 밴드가 해설, 독서, 보편지향기도와 찬양을 맡는 ‘찬양미사’로 봉헌됐다. 정형화한 일반 교중미사 전례와 다른 청년들의 활기찬 찬양법이 분심을 일으키지는 않았을까. 우려와 달리 윤씨 등 참례자들은 “오히려 청년들과 덩달아 뜨겁게 하느님을 찬양하고 한마음을 나누는 시간이었다”며 웃어 보였다.



본당은 이렇듯 ‘젊은이다운 뜨거움으로 하느님을 찬양하는’ 청년들의 미사를 더 많은 신자와 나누고자 이날 교중미사 노래 찬양에 청년들을 동참시켰다. 저녁 6시에 따로 청년미사를 봉헌하는 그들이 단절을 넘어 어른들과 신앙 안에 소통을 이루게 하는 취지다. “고령화하는 교회에서 가려져 있는 청년들에게 우리(어른)들이 얼마나 응원하는지 진심을 보여주는 것이 세대 간 단절 봉합의 첫걸음”이라는 주임 양주용 신부의 뜻대로다.


‘교중미사는 엄숙해야 한다’는 일각의 편견에도, 본당은 공동체의 화합을 위해 청년들과 어른들이 만나는 미사를 준비했다. 공동체 화합에는 청년들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5월 26일 교중미사는 엄마와 딸이 반주를 하고 아빠와 아들이 복사를 하는 ‘가족 미사’로 봉헌했다. 그날 교중미사를 찾은 많은 신자가 “성가정의 훈훈한 사랑을 통해 본당 교우들의 소중함도 되새기게 되고, 오히려 상투적인 미사 참례 습관을 떨쳐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하늘의 태양은 못 돼도, 밤하늘 달은 못 돼도, 주위를 환하게 비춰주는 작은 등불 되리라.”(생활성가 ‘하늘의 태양은 못 되더라도’)


청년들은 세대와 무관하게 많이 알려진 곡들로 찬양 노래들을 선곡했다. 배민우(노엘) 청년회장은 “우리가 얼마나 간절하게 하느님을 찾는지 어른들께서 잘 이해하실 수 있는 메시지가 내포된 곡들”이라고 밝혔다. 화답송은 기도문 낭독이 아니라 “내가 너와 함께 항상 있단다, 두려움에 떨지 마라”하는 가사의 생활성가 ‘임마누엘’을 불렀다. 영성체 후 묵상곡으로는 갓등중창단의 ‘눈물이 흘러도’를 불렀다. 파견 성가 뒤에는 특별히 퇴장 성가로 “어느 곳에 있든지 나는 주를 향하리라”는 가사의 ‘주만 바라볼찌라’가 울려 펴졌다. 성당을 나서던 신자들은 발걸음을 멈춘 채 찬양에 집중하고 환호 섞인 박수를 보냈다.


포용해 주기보다 분심부터 호소하는 어른들에 대한 경험은 청년들을 주눅들게도 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에는 드럼, 키보드, 기타가 곁들여진 청년 밴드의 소리가 미사에 맞지 않다는 볼멘소리도 있었다. 배민우 청년회장은 “이번 미사를 준비하면서도 ‘혹시라도 역효과를 가져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지지해 주는 어른들이 더 많다는 걸 알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몇 년 만의 교중미사 준비로 부담을 느끼는 청년들에게 본당 분과장들은 “늘 보여주던 그대로도 충분하다”고, “청년들의 찬양은 언제나 기대된다”고 도닥였다. 김상수(요한 사도) 청년부회장은 “청년미사 후 신부님께서 ‘어떤 어른께서 너희를 도와주셨다’면서 ‘끝나고 저녁이라도 사 먹으라’고 쌈짓돈을 건네주시기도 했다”며 “액수가 아니라 그 마음에서 늘 묵직한 감사를 느낀다”고 말했다.


양 신부는 “조부모가 손주들의 재롱을 좋아하듯, 갈라진 세대들이 하나가 되는 우리 본당의 미사는 오히려 어르신 신자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특별히 준비하는 율동 찬양처럼 새로운 형태의 세대 공감 미사도 펼쳐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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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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