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와 사회운동가로 30여 년을 살아온 50대 개신교 목사가 택배 일을 시작했다. 2010년 경기도 광명에 교회를 개척한 저자가 빠듯한 살림에 보탬이 되고, 교인들의 일상과 더 가까워지고자 하는 것이 취지였다.
미로 같은 서울 가리봉동 골목을 누비며 베테랑 목사로서는 알 수 없었던 교회 밖 치열한 삶의 현장을 온몸으로 느꼈다. 목사로서 알지 못했던 세상사들을 경험하면서 저자는 종교와 종교인, 이웃, 그리고 땀 흘리는 노동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1톤 트럭 가득 택배 상자를 싣고 골목길을 누비는 목사가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몸으로 하는 택배 일을 통해 깨달은 삶의 가치를 이 책 가득 담고 있다.
저자는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간사 일을 시작해 최근까지도 시민단체 실무자로 일해왔다. 그는 택배 일을 하면서, 명분을 중시하며 살았던 자신에게 끼어 있던 거품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종교인으로서, 그는 사람들이 종교에 무관심하다는 투덜거림도 결국 종교가 이웃과 함께하는 삶의 현장에 같이 있지 않아서 그런 것을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주일에는 양복 입은 목사로, 평일에는 조끼 입고 트럭 모는 택배기사로 살았던 경험을 통해 한 종교인이 치열한 세상에서 깨달은 삶의 이치와 땀 흘리는 노동의 가치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