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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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아낌없이 내어주는 삶

신성근 신부(청주교구 산림교육전문가, 숲 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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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도에 출판된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그림책이 있다. 6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는 책이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더불어 감동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사과나무는 소년에게 모든 것을 내어준다. 노인이 될 때까지 사과나무는 아낌없이 내어준다. 그러면서 행복해한다. 갈수록 각박해진 세상 속에서 주는 것이 행복임을 새삼 깨닫게 한다. 이는 동화책의 내용이다. 그러나 동화가 아닌 실제로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어주는 나무가 있다. 산에 가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 바로 참나무다.

“수많은 나무 중 네가 ‘참’씨인 것은 단단한 성깔 아꼈다가, 사람과 세상을 이어주는 손잡이가 되어주기 때문이다.”(이정록의 시 ‘참나무’ 중에서) 그렇다. 참나무는 재질이 좋으므로 쓰임새가 많아 유용한 나무다. 그래서 나무 중에 진짜 나무란 뜻의 ‘참’ 나무라 한다. 각종 곤충 특히 사슴벌레·장수하늘소·장수풍뎅이에게 참나무는 유용한 식물이다. 그리고 참나무 열매인 도토리‘는 다람쥐·청서·어치 등의 식량이며, 이들은 도토리 배달을 통해 참나무를 번식시킨다. 그런데 환경 오염과 난개발로 인한 산림훼손으로 이들의 모습이 점차 사라진다. 안타깝다.

“참나무는 들녘을 바라보며 열매 맺는단다”라는 말이 있다. 비가 자주 오면 꽃가루는 암꽃을 찾을 수가 없어서 도토리는 흉년이 든다. 그러나 농사는 풍년이다. 반대로 비가 안 오면 꽃가루가 수정이 잘 되기에 도토리는 풍년이다. 그러나 농작물은 흉년이 든다. 이때 도토리는 농부들의 구황작물이 된다. 자연의 기막힌 조화다. 우리도 참나무처럼 자연의 조화 속에 사람과 세상을 이어주는 손잡이로서, 아낌없이 내어줄 수 있는 참사람이어야 한다. 신앙인은 더욱 그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착을 내려놓아야 한다. 방하착(放下着)!

신성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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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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