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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홈리스 월드컵과 주거권(김인숙 모니카,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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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28일 서울 한양대학교에서 ‘2024 홈리스 월드컵’이 열렸다. ‘홈리스 월드컵’은 주거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홈리스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이들의 자립 의지를 응원하기 위해 ‘홈리스월드컵재단’이 주최하는 국제 축구대회다.

올해로 19회를 맞이하며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개최됐다. ‘홈리스 월드컵’은 몇몇 국가에서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미국의 ‘홈리스 월드컵’(원제 : The Beautiful Game)과 우리나라의 ‘드림’이 대표적이다. 두 영화 모두 홈리스 월드컵 참여를 위해 훈련하고 출전하는 과정을 통해 팀원들 사이에 갈등이 표출되고 상처가 드러나지만 삶에 대한 의지를 발견하게 되는 희망을 담고 있다.

홈리스(homeless)라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대회 주인공은 각국 홈리스들, 즉 집이 없는 사람들이다. 노숙인·보호시설에서 나온 자립준비 청소년·난민·이주노동자·가정 밖 청소년·장애인 등이 그들이다. 이들 중 선발된 8명(홈리스 월드컵은 4:4 축구로 교체 대기 멤버까지 총 8명)은 자신의 국가를 대표해 세계 시민이 보는 앞에서 사회적 약자·낙오자가 아닌 한 명의 선수·주인공으로 뛴다.

이들이 뛰는 모습은 대중이 홈리스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인식을 바꾸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대회 출전은 새로운 삶의 의지를 다지고 긍정적 변화를 경험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홈리스 월드컵이 시작된 2003년부터 현재까지 탈 노숙 등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한 홈리스가 120만 명에 달하며, 참가자의 83가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다시 찾아가는 등 사회적 관계가 개선되었다(홈리스월드컵재단의 집계)는 보고가 이를 말해준다.

홈리스 월드컵의 이러한 긍정적 효과와 선한 영향력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바람직하고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홈리스들의 ‘주거권’은 한 번의 월드컵 행사로 담보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법으로 보장되고 정책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헌법과 주거기본법은 적절한 주거지에서 생활할 수 있는 주거권이 국민의 권리이며 이를 국가가 보장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가장 주거가 취약한 노숙인의 경우를 예로 들면, 이들에게 제공되는 주거복지는 ‘지원주택’이다. 지원주택은 공공임대주택을 개별화된 지원 프로그램과 함께 통합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지원주택은 집이 없는 노숙인들이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중요한 정책 수단이다.

그러나 ‘지원주택’은 현재까지 법이 없어 전국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만 2018년 조례를 제정해 선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을 뿐(경기도는 2021년 조례는 제정했으나 사업은 올해부터 소규모 시작), 다른 지자체는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그러므로 노숙인들에게 지원주택을 제공해 주거권을 확보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 사업이 전국 사업이 될 수 있게 법률로 제정돼야 한다.

법이 만들어지면 국토교통부 관할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택공급을 할 수 있게 되어 노숙인들에게 더 많은 지원주택이 제공될 수 있다. 이번 ‘홈리스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노숙인만이 아니라 주거권 사각지대에서 살아가는 취약한 사람들이 자립해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 안전망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길 바란다.



김인숙 모니카(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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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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