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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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드, 친교 안에서 경청하는 자리…성령 안에서의 조화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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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갈무리하는 마지막 회의
시노드 교회 건설 위한 구체적인 방법 논의에 집중
평신도 의사 결정 과정 참여…특히 여성·젊은이 역할 강조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가 10월 2일 개막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시노드 개막미사를 주례하고, 강론을 통해 이 회의가 참가 대의원들이 각자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그럴 경우 “우리는 귀 먼 이들 사이의 대화처럼 서로를, 특히 성령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자기 주장만을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27일까지 이어지는 제2회기는 3년 동안 이어진 시노드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회의로 368명의 대의원들은 회의를 마치고 그간의 시노드 여정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교황에게 제출한다. 교황은 강론에서 “시노드는 의회 회의가 아니라 친교 안에서 경청하는 자리”임을 재차 강조하고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 다수의 의견인가가 아니라 오직 성령만이 이룰 수 있는 조화”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어 바오로6세 홀에서 열린 첫 회의 개막연설을 통해 다시 한번 성령의 역할에 대해 강조하며 “성령은 완고한 마음을 굽어지게,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며 차가운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엇나간 발걸음을 인도해 준다”고 말했다. 특별히 시노드 여정에서 평신도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한 교황은 주교의 직무가 평신도의 협력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며 “누구도 혼자서 살아갈 수 없듯이 구원의 선포는 모든 이를 필요로 한다”며 시노드적인 주교 직무 수행을 강조했다.


스터디 그룹 주제와 과제 발표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은 여성 부제와 성 소수자 등 첨예한 논란이 된 주제를 포함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룬 제1회기에서와 달리 제2회기에서는 시노드 교회를 건설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논의가 집중된다. 교황은 특히 몇 가지 논쟁이 시노드 교회 건설을 위한 논의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 총 15개 주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할 스터디 그룹을 설치했다.


2일 열린 제2회기 첫 전체회의에서는 이들 스터디 그룹들의 연구 주제와 과제들이 소개됐다. 그 중, 여성 부제 서품의 가능성은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주제다. 교황청 신앙교리부 장관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이날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할 때, (여성 부제 서품에 대한) 긍정적인 결론의 여지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미 여성 부제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위원회를 2차례에 걸쳐 설치했고 두 위원회의 최종 결론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수차례에 걸쳐 여성 부제 서품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이에 따라 개혁 성향의 진보적 계층에서는 큰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언어권별 발표와 자유 토론


4일 제2차 전체회의에서는 각 언어권별 그룹 회의에서 논의된 다양한 내용들이 보고됐다. 여기에서는 시노달리타스를 단지 기술적이고 방법적인 측면에서가 아니라 교회의 존재 방식과 신앙생활의 형태에 대한 성찰, 교회 안의 여성과 평신도의 역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경청의 자세 등이 공통적으로 논의됐다.


많은 발표자들이 세례를 통해 주어진 공통의 존엄성과 공동 책임성을 강조했다. 이는 특히 교회 내 의사 결정 과정에서 평신도, 특히 여성과 젊은이들의 참여를 강조하는 토대로 제시됐다.


언어권별 그룹 토의 결과 발표 후에는 모든 참가자들의 자유로운 발언이 이어졌다. 총 36명의 발언은 평신도의 중요성과 여성의 역할 등에 집중됐지만 그 외에도 시노드 영성의 개발, 이웃 종교와 문화와의 대화, 성직주의의 문제, 전례 안에서 교회의 장막을 넓힐 가능성 등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평화를 위한 노력이 강조됐다. 기자회견에는 레바논 마로나이트 가톨릭교회 바트룬교구장 무니르 카이랄라 주교가 전쟁으로 고통 받는 레바논의 현실을 전하고 평화를 위한 교회의 노력과 관심을 호소했다. 또한 아이티의 라우나이 사투르네 대주교가 만성적인 치안 불안 상태의 아이티 현실에 대해 전하고, 필리핀의 파블로 비르질리오 데이비드 주교가 생존을 위해 고향을 떠난 이주민과 난민 현실을 호소했다.


◆ 시노드를 보는 시각들


시노드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희망과 의혹, 부정과 긍정, 지지와 비판이 엇갈린다. 가톨릭교회 매체들에서 나타난 다양한 의견들을 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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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봉키아메게 오로바토르 신부(나이지리아 예수회)
“시노드는 하느님 백성이 함께 살아가는 여정”


시노드 대의원 오로바토르 신부는 예수회 잡지 아메리카지에 기고한 글에서 시노드 과정에서 많은 논란과 회의가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스터디 그룹 설치의 타당성이 의문시되지만, 관련 주제에 대한 깊은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도 인정된다. 시노드의 가치는 문제 해결 능력에 있지 않다. 시노드는 하느님 백성이 함께 시노드 교회 건설을 위해 걸어가는 것이다. 그것은 교회가 되는, 하느님 백성으로서 살아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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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 란다조 주교(호주 브로큰베이교구장)
“여성에 대한 논의보다 그들의 말 경청이 먼저”


란다조 주교는 여성 부제 논의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여성의 고통과 소외에 대해 관심을 갖지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구 교회에서 여성 부제 서품에 대한 ‘집착’할 때, “전 세계 교회와 세계에서 여성들이 2등 시민처럼 취급받고 있는 현실을 완전히 소홀하게 취급하게 된다”고 10월 4일 말했다. 그는 “여성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중지하고, 여성의 말을 경청하고 그들과 함께 대화할 수는 없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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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마틴 신부(미국 예수회)
“시노드 성과, 성령의 활동에 달려 있어”


저명한 문필자이자 영성가, 강연자인 제임스 마틴 신부는 예수회 잡지 ‘아메리카’지에서 결국 시노드 최종 회기의 성과는 성령의 활동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제1회기 후 논란이 되는 주제들을 스터디 그룹에 맡겼다. 이에 따라 대의원들은 시노드 ‘자체’만 토론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찬반의 서로 다른 의견들이 존재한다. 결국 시노드의 모든 성과들은 성령의 활동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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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하르트 뮐러 추기경(독일, 전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비주교 대의원 포함돼 시노드 정체성 불분명”


2012~2017년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을 지낸 독일의 뮐러 추기경은 제2차 회기 개막을 앞둔 9월 28일 시노드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대의원들이 주교들뿐만 아니라 수도자와 평신도 모두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법적 위치가 분명하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4월 17일 시노드 총회 대의원 자격을 ‘비주교’, 즉 사제, 부제, 수도자, 평신도로까지 확장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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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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