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은 「토빗기」 주해서를 연구하고 쓴 강수원 신부(베드로·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에게 돌아갔다.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립 성서대학에서 성서학 석·박사학위를 받은 강 신부는 귀국 후 구약성경 연구에 매진하면서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사제 양성, 가톨릭신학원에서 평신도 성경 강의를 맡고 있다.
“제게는 과분한 상이지만, 막 학계에 발걸음을 디딘 새 연구자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상이라는 의미를 알고는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구약성경 제2경전 연구와 주해서 집필에 더 정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하느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리고, 부족한 연구를 좋게 평가해 주신 한국가톨릭학술상 운영진과 심사위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강 신부는 ‘시편’의 참 의미를 발견한 일이 그를 지금의 삶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로마 유학 시절 시편 강의를 들으면서 크게 매료됐습니다. 원문에 담긴 깊은 의미와 본문 이면에 숨겨진 영적 보화를 발견할 때마다 제 내면에 큰 기쁨이 생겨나는 것을 자주 체험했지요.”
그리스어 칠십인역(Septuagint) 시편을 전공한 강 신부는 ‘제2경전’ 성경 주해서 작업에 대한 바람이 늘 강했다. 제2경전 일곱 권은 가톨릭교회 정경이지만, 주해가 누락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침 한님성서연구소와 바오로딸 출판사에서 기획한 ‘거룩한 독서를 위한 구약성경 주해’ 기획에 참여하면서 강 신부는 토빗기 등 몇 권의 주해서 작업을 맡게 됐다. 토빗기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의미 있는 결실을 맺게 돼 매우 기쁘다고 강 신부는 밝혔다.
“구약성경에는 세상 창조 이래 장구한 역사 속에 하느님께서 현존하시며 들려주신 말씀들과 그분의 참모습에 대한 진리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뿌리 없는 나무’가 있을 수 없듯이, 구약성경을 알 때 신약성경에 담긴 진리가 더 충만히 드러납니다.”
요즘 가톨릭신학원 구약성경 강좌가 늘 만석인 것을 보면서 구약성경에 대한 신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는 강 신부. 신자들이 성경을 읽기만 하기보다는 깊이 공부하면서 그 의미를 깨닫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경 공부를 통해 ‘앎에 기초한 굳건한 믿음’으로 나아가시면 좋겠습니다. 책상 한편에 성경을, 다른 한편에는 쉬운 해설서나 입문서를 펼쳐놓고 병행하며 읽을 때 만나게 되는 그 진리에 맛 들이면서 말이지요.”
■ 강수원 신부는
대구대교구 소속으로 2003년 사제품을 받았다. 대구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립 성서대학에서 성서학 석사(S.S.L.)와 박사(S.S.D.)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과 가톨릭신학원에서 구약성경을 가르치고 있으며,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구약성경 에세이」가 있으며, 「유딧기」 주해서가 최근 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