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개막한 세계주교시노드 제2회기는 10월 7일부터 12일까지 2주째를 맞았다. 매일 진행되는 시노드 브리핑과 회견에서 발표되고 보고된 내용들을 중심으로 2주차를 맞은 시노드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살펴본다.
2주째 첫날인 7일은 가자 전쟁이 발발한지 1년이 되는 날로 교황청은 이날을 평화를 위한 기도와 단식의 날로 지냈다.
8일에는 시노드 최종 문서 작성자 명단이 발표됐다. 교황청 홍보부 파올로 루피니 장관은 이날 최종문서작성위원회 위원 1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7명의 대륙별 대표자와 함께 교황이 직접 지명한 3명, 당연직 위원4명이 포함된다. 14명 중 6명은 추기경, 3명은 주교, 3명은 사제, 1명은 수도자, 그리고 1명의 평신도 신학자가 포함돼 있다.
9일에는 일반 대중들에게 공개된 시노드 포럼들이 열렸다. 시노달리타스의 전망 안에서 바라보는 주교의 권위와 평신도들과의 관계, 교회 통치와 시노달리타스 등에 대한 포럼들이 마련됐다. 독일 교회의 ‘시노드의 길’을 주도하는 평신도 기구의 부위원장 토마스 쉐딩은 포럼에서 “주교들은 사도직을 통제하거나 명령하려하지 말고 신앙의 다양한 표현들을 격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의 교회법학자인 도나타 호락 교수는 현재 로마 가톨릭교회의 구조를 ‘군주제적’이라고 비판했다.
10일에는 여성사제와 기혼사제, 그리스도교 일치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최근 추기경에 임명된 브라질 하이메 스펜글러 대주교는 아마존 지역에 특화된 미사 전례의 시범 실시 계획을 확인하고, 사제가 극히 부족한 일부 교회 공동체들을 위해 봉사할 기혼 사제 제도에 대한 열린 자세를 촉구했다.
시노드에 참석한 비가톨릭 대표들은 시노드의 가장 중요한 초점 중 하나로 그리스도교 일치 문제를 제기했다. 3명의 비가톨릭 그리스도교 종단 대표들은 10일 기자회견에서 그리스도교 일치 노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11일 저녁, 프란치스코 교황과 시노드 대의원들은 로마의 첫 번째 순교자가 탄생한 자리에서 함께 기도를 바쳤다. 교황과 대표들은 바티칸시국 안 광장에서 ‘Mater Ecclesiae’(교회의 어머니)라고 쓰인 15세기 성화가 새겨진 초를 들고 저녁 기도를 바쳤다. 이 광장은 성 베드로와 로마의 여러 순교자들이 네로 황제 치하에서 순교한 곳으로 믿어진다.
■ 교황, 새 추기경 서임식 12월 7일로 앞당겨
12월 7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서 서임식
8일엔 감사미사 봉헌 예정
교황청은 12월 8일로 예정됐던 추기경 서임식을 하루 앞당긴 7일 거행한다고 10월 12일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0월 6일 새 추기경 2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교황청에 따르면, 서임식은 12월 7일 오후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되고 8일에는 교황과 전체 추기경들이 감사미사를 봉헌한다.
교황은 10월 12일 새 추기경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발표, 자주 기도하고 모든 이를 사랑하며 고통받는 이들에게 자비와 사랑의 마음을 가질 것을 권고했다. 교황은 또 아르헨티나의 시인인 프란치스코 루이스 베르나르데즈가 십자가의 성 요한을 묘사할 때 사용한 표현을 인용해 “눈을 들고 손을 맞잡고 신발을 벗어라”고 권고했다.
이는 즉 눈을 들어 멀리 보려고 노력함으로써 더 멀리 내다보고 더 넓게 사랑하라는 것과 기도 안에서 서로 깊이 연결되고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 함께 노력하라는 의미다. 또 신발을 벗고 맨발이 되라는 권고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깊이 공감함으로써 전쟁, 차별, 억압, 굶주림, 가난 등 온갖 형태의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함을 의미한다.
■ “남녀 균형 이룬 시노드 통해 교회 의사 결정 이뤄져야”
이탈리아 저명 여성 교회법학자, 포럼서 주장
이탈리아의 저명한 여성 교회법학자가 가톨릭교회는 남녀 성비의 균형을 이룬 시노드에 의해 통치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도나타 호락 교수는 10월 9일 로마 예수회 총본부에서 열린 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이 시노드는 단지 건의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시노드는 건의와 자문 기구에 그침으로써 교회 구조를 ’군주제적‘으로 존재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호락 교수는 시노드들은 그것이 속한 교회 공동체를 반영해야 하며, 직업적 배경, 능력, 특히 성별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래의 시노드 조직은 하느님 백성에 대한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교회가 군주제가 될 수는 없지만, 그것이 반드시 교회가 민주주의적 모델을 채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즉 “시노달리타스는 군주제나 민주주의보다 더 심오한 것”임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특히 시노드 개혁을 위한 제안으로서 교황은 시노드 최종 문서에 모든 참가자들의 이름을 병기해, 교도권적인 것으로서 시노드에 의해 승인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