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방송 프로그램에선 '이혼'이 뜨거운 소재입니다.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이 겪는 이혼이 관찰 프로그램로 제작되고 있는데요.
사생활 침해 논란은 물론 혼인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전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부부가 갈등을 토로하고, 전문가가 상황을 진단하는 프로그램.
이혼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변하면서, 이혼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연예인, 비연예인 할 것 없이, 이혼 위기를 겪는 이야기가 관찰되고, 시청자는 출연자의 가정사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이혼 건수는 9만 2천여 건.
매해 이혼 건수가 감소하고는 있지만, 1인 가구 수의 증가나 결혼 인구 감소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지 않은 수입니다.
이혼 예능이 부부의 갈등을 꾸밈없이 보여주고, 전문가의 조언을 담는다는 점에서 본인의 가정을 돌아보게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권혁주 라자로 / 서울대교구 사목국 기획연구팀>
"대부분 이혼 프로그램이 굉장히 자극적이긴 하지만, 반드시 이 부부들을 다시 재결합시키기 위해서 전문가적인 상담이나 그런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같이 엮여있다는 것이죠. 오히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신의 가정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도 되거든요. 사실 회복보다 더 중요한 게 예방이거든요."
가톨릭교회는 혼인의 불가해소성을 들어 이혼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태 19,6)는 성경 말씀에 근거합니다.
이혼 예능이 부부가 연을 맺는 일을 가볍게 다루거나, 부부들의 잘잘못을 따지는 데 치중한다는 비판적 의견도 있습니다.
나아가 이런 프로그램이 만연해지면 혼인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송영오 신부 / 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장 역임>
"이혼에 대한 게 나와서 사람들이 즐겨진다고 하면 그런 부분들이 만연돼 있는 거죠. 결혼은 긍정적이고 좋은 거라는 걸 표현 안 하고 안 좋은 것만 자꾸 매스컴을 통해서 주니까 젊은 애들이 '결혼은 무덤이다'"
또 출연자의 동의를 얻었더라도, 개인의 사생활 침해나 비방 논란도 남아있습니다.
부부는 '생명과 사랑의 내밀한 공동체'라고 교회는 가르칩니다.
이혼 예능 프로그램을 유희의 대상으로 소비하기에 앞서, 부부의 의미와 혼인의 가치를 내밀하게 바라보는 게 필요합니다.
CPBC 전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