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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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선택한 이에게 반드시 희망은 옵니다”

위령 성월 특집 - ‘ 낙태약 반전 치료 국내 첫 도입’ 산부인과 전문의 차희제(토마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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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라이프 의사회 차희제 회장이 진료를 보고 있다.


낙태약 복용후 
3일 이내 병원 찾으면
태아 생존 가능성 높아
호르몬 조절로 태아 생명 살리는 것
미국에선 10여 년 전 도입
성공률 63… 부작용 거의 없어

낙태할 생각 들거나 제안 받더라도
절대 ‘No’라고 하십시오
생명을 지킨 당신
주님께서 함께하시고
교회가 연대할 것입니다
생명을 택하십시오
적극 돕겠습니다




낙태약 효과를 극적으로 반전시켜 태아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낙태약 반전 치료법(Abortion Pill Reversal)’이 국내 최초로 도입됐다. 임신을 유지하는 호르몬제 투약으로 태아를 살리는 길이 생긴 것이다.

프로라이프 의사회(회장 차희제)는 지난 4월 마련한 생명대행진에서 미국의 생명존중 관련 단체 ‘하트비트 인터내셔널(Heartbeat International)’과 협업해 낙태약 반전 치료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약 5개월 만에 국내 의료 상황에 맞게 낙태약 효과를 되돌리기 위한 치료법이 마련됐다. 불법 낙태약 유통이 판치는 국내 현실에서 태아의 생명을 살릴 방도가 마련된 것이다. 낙태약 반전 치료를 도입한 산부인과 전문의 차희제(토마스) 회장을 최근 만나 뱃속의 태아를 살리는 원리를 들어봤다.



낙태약 반전 치료

차 회장은 “흔히 미프지미소(미프진)라 부르는 경구 낙태약은 태아를 살해하는 미페프리스톤과 태아의 시체를 모체에서 내보내는 미소프로스톨 등 두 가지로 구성돼 있다”며 “미페프리스톤은 임신 유지에 필요한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차단해 태아의 목숨을 앗아가는 약”이라고 설명했다. 미페프리스톤 복용 후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미소프로스톨을 이용하는 것이 낙태약 복용 방식이다.

이에 반해 “낙태약 반전 치료는 첫 번째 약인 미페프리스톤을 복용한 임신부에게 태아가 숨지기 전, 차단됐던 프로게스테론을 재공급해 태아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원리”라고 소개했다. 쉽게 말해 호르몬을 조절해 태아를 살려내는 것이다.

차 회장은 “국내에서 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사용 가능한 프로게스테론 성분의 200㎎짜리 좌약을 필요에 따라 용량을 조절해 처방하면 태아가 살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제 처방은 이미 국내에서도 난임 치료나 유산 위험이 있는 임신부 등에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낙태약 반전 치료는 미페프리스톤을 먹은 임신부가 빨리 병원에 찾아올수록 태아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 차 회장이 제시한 기한은 최장 3일이다. 임신부가 3일 안에 내원하면 우선 태아의 생사를 확인하는 상담과 초음파 검사가 진행된다. 이후 3~5일간 프로게스테론 성분의 좌약을 처방하고, 약 2주간 경과를 지켜보며 점차 용량을 줄여가는 방식이다. 이 과정이 끝나면 다시 태아의 생사를 확인하는 초음파 검사를 받는다.

국내에서는 이제 막 치료법이 마련돼 임상이 필요하지만, 이미 10여 년 전부터 낙태약 반전 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치료 성공률이 평균 63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기형아 발생 같은 부작용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 회장이 낙태약 반전 치료를 처음 접한 것은 2013년 미국의 생명대행진 조직위원회를 찾아갔을 때였다. 미국의 생명대행진 행사를 벤치마킹해 한국에 들여오기 위해 방문했다가 이러한 치료법을 알게 된 것이다. 현재 차 회장은 한국 생명대행진 조직위원장도 맡고 있다. 차 회장은 “미국 조직위가 준 책자에서 낙태약 반전 치료를 발견하고 난 뒤 ‘이거다’ 싶었고, 우리나라에도 낙태약이 보급되면 도입해야겠다고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사실 이 치료법을 영원히 도입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불법 낙태약을 통해 우리 사회에도 음성적 낙태가 만연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고 밝혔다.

 
차 회장 병원에 적혀 있는 문구.

 
프로라이프 의사회 차희제 회장의 병원에는 위기임신부를 상담해주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다.

태아도 생명입니다

차 회장이 이렇듯 생명운동에 매진하게 된 배경에는 부끄러운 과거가 있다. 의대생 시절, 그는 산부인과 의사를 꿈꾸면서 ‘낙태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신앙을 가진 의사로서의 신념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산부인과 레지던트 2년 차에 결혼한 그의 당시 월급은 50만~60만 원 수준. 생활비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굳은 신념 아래 돈이 되는 낙태 수술을 하지 않는 대신 여러 병원에서 야간 당직 근무를 뛰었다.

그러다 어느 날, 낙태를 원하는 한 여성이 찾아왔다. 그를 찾아온 여성은 다름 아닌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내과 간호사였다. 임신 9주차였다. 한사코 낙태 수술 집도를 거절하는 차 회장에게 그 간호사는 눈물로 호소했다. 어쩔 수 없이 차 회장은 의사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낙태 수술을 진행했다. 차 회장은 수술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상은 완전히 달랐다. “레지던트 시절 모체에서 사산아를 빼내는 수술은 많이 해봤었죠. 그런데 살아있는 태아는 엄마 몸이 놔주지를 않아요. 사산아라면 5분이면 끝날 수술을, 살아있는 태아는 20분 넘게 자궁에서 긁어내야 했습니다. 얼마나 힘겹고 충격적인지 몰라요.”

차 회장은 “낙태 수술이 유산된 태아를 모체에서 제거하는 수술과 방식은 똑같지만 과정은 전혀 다르다”며 “자궁에 손을 더 대다 보면 자궁 내막에 염증·구멍이 나거나 나팔관이 막힐 수 있고, 불임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여성들은 잘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런 경험 이후 차 회장은 생명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됐다. 그리고 낙태약 반전 치료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지금까지 낙태 수술과 피임 시술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많은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12주차에도 낙태는 안전하다’고 말해요. 이론적으로는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낙태 수술을 해보셨습니까?’라고 물으면 손사래를 칩니다. 의사로서도 양심상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이죠.”

차 회장이 자신의 과오를 밝히면서까지 낙태 반대 운동에 전념하는 것은 아무리 작은 태아라도 소중한 생명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최근 발생한 임신 36주차 태아 낙태 사건에 대해서는 “정말 잘못된 행태”라고 고개를 저었다.

차 회장은 생명을 지키는 데 뜻이 있는 다른 산부인과 전문의들에게도 낙태약 반전 치료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얼마든지 낙태약 반전을 위한 구체적인 치료법을 공개하고 나눌 의향이 있다는 것. 낙태를 고민하는 수많은 여성을 향해서도 “낙태를 한 이들은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며 “낙태가 여성의 행복 추구권에 속한다고들 말하지만, 자신이 잉태한 생명을 죽이고서 행복한 엄마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러한 낙태약 반전 치료법은 국내에는 아직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낙태약을 복용했다가 생명을 택하고자 마음을 바꾼 임신부들에게 이 치료법이 더욱 전해져야 하는 이유다.

“낙태할 생각이 들거나 그런 제안을 받더라도 단호하게 ‘No’(안 돼)라고 말하십시오. 당장은 힘들더라도 내 아기, 생명을 택한 이들에게는 반드시 희망의 순간이 옵니다. 생명을 지킨 당신에게 주님께서 함께하실 것이고, 교회가 연대할 것입니다. 저도 적극 돕겠습니다. 생명을 택하십시오.”

그의 병원 한편에는 위기임신 상담을 제공하는 공간이 있다. 문의 : 031-771-7118, 차빛의원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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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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