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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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교회와 함께 걸으며 오늘을 살고 내일을 희망하는 청년 그리스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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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세대의 청년기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간다. 자신이 처한 사회·경제적 현실에서 혼란을 겪기도 하지만, 거기서 형성되는 가치관을 통해 자신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찾고, 삶의 방향을 탐구한다. 
한국교회 청년들도 자신들이 앞으로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기를 희망하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처럼 한국교회사 안에서 청년들이 펼쳐온 역동적인 활동 모습을 살펴보고, 보편교회가 추구하는 청년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분석하고자 돈보스코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 이진옥(페트라) 선임연구원이 기고를 보내왔다.



변방으로 나아가는 진취성


한국교회 역사 안에서 가톨릭 청년들은 언제나 교회의 중심에 존재하며 평신도 그리스도인으로서 “모든 사물을 온전한 그리스도교 정신으로 평가하고 해석”(「사목 헌장」 62항)해 “현세의 시민 생활에 하느님의 법”(「사목 헌장」 43항)을 새기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은 서로 연대하며 “보편적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모든 형제들」 142항)를 세상 안에서 실현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이러한 한국교회 역사 안에서 가톨릭 청년의 역동적인 모습은 ‘한국 가톨릭 청년 운동’과 ‘한국 가톨릭 노동 청년회(JOC)’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가톨릭 청년은 이 두 가지 활동을 통해 “무기력하게 근근히 살아가거나 마치 구경꾼처럼 세상을 바라보지” 않고 “진취적”이고 “활기차게” 사회와 교회를 위해 살았다.(「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143항)


한국 가톨릭 청년 운동은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본당을 중심으로 청년들이 스스로 모여 애국 청년 운동을 벌인 것이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경성교구 청년연합회’와 ‘남방천주공교청년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청년 운동 단체가 결성되어 교육·문화·사회 활동을 펼치면서 청년들의 의식을 고취했다.


1945년 광복 이후에 청년들은 문화활동을 통해 가톨릭 문화 발전에 이바지했다. 6·25전쟁 이후 청년들은 본당별로 주일학교나 야학을 설립해 교회 재건 사업에 동참했다. 이는 본당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


1950년대 후반, 한국 가톨릭 청년 운동은 가톨릭노동청년회가 한국에도 결성되면서 다시 활기를 보였다. 이 활동은 청년들 사이에서 새로운 가톨릭 청년 운동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가톨릭 운동은 교회 내에서 봉사활동으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가톨릭 노동 청년회의 출현으로 자기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의 활동은 빈민촌 무료 진료, 불우 청소년 선도, 영세민과 가난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 경영, 노동자 문제 해결 등 이때까지 교회의 활동과는 다른 실천적 변화를 불러오는 계기가 됐다. 이들은 노동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 특히 17~18세 어린 노동자들의 생활 실태를 파악해 이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


두 단체의 활동이 특별한 이유는 활동 주체가 청년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청년들은 두 활동을 통해 “직접 만나는 첫째 사도”가 되어 “자기들이 살고 있는 사회 환경을 고려해 자기 자신들 가운데에서 자기 자신들을 통해 사도직을 수행”했다.(「평신도 교령」 12항)


이는 1965년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폐막하면서 젊은이들에게 남긴 메시지에서 드러나는 교회 쇄신과 사회발전을 위한 청년들에게 바라는 희망과 일치한다.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청년들에게 신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앞선 세대가 살던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을 이룩”(공의회 폐막 메시지 ‘젊은이들에게’)할 것을 권고했다.


청년들은 “모두 자신의 안위를 떠나 용기를 갖고 복음의 빛이 필요한 모든 ‘변방’으로 가라는 부르심”(「복음의 기쁨」 20항)에 응답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 활발한 사회 참여는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 다른 이들을 향하는”(「모든 형제들」 88항) 삶을 살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세상과 교회의 성화를 위한 충실한 실천으로 볼 수 있다.



청년은 언제나 교회 중심에 존재…사회·교회 위한 역동적 활동 펼쳐
교회 내 봉사에만 머무르기보다 새로운 사회 건설 위해 나서길



‘주인공’인 청년들을 위한 동반


이러한 선배 청년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 그리스도인에게 신앙의 모범이 돼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한국교회 역사 안에서 드러난 가톨릭 청년의 주체성은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의 주제로 개최된 제15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젊은이 시노드)의 가르침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젊은이 시노드는 교회와 청년의 상호작용 안에서 세상의 복음화라는 공동책임이 부여됨을 강조했다. 젊은이 시노드는 “교회가 부패하지 않도록, 갈 길을 멈추지 않도록, 교만해지지 않도록, 분파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막고, “교회가 젊은 모습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데 청년의 역할을 강조했다.(「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37항)


또한 젊은이 시노드는 청년이 신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삶에서 구경꾼”이 되지 않고 정의롭고 형제애로 가득찬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사회 “변화의 주인공”이자 “미래의 주인공”이 되어줄 것을 요청한다.(「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174항) 따라서 젊은이 시노드는 청년의 역할이 독서자, 복사, 교리교사와 같이 교회 내 봉사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쇄신과 새로운 사회 건설을 위해 앞장서는 것임을 분명하게 제시한다.


이를 위해 젊은이 시노드는 청년의 주체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그들의 성소의 삶을 강조했다. 여기서 말하는 성소는 사제, 수도자, 혼인 성소와 같은 신원적인 구분을 포함해 “생명으로 부르심, 주님과 나누는 우정으로 부르심, 성덕으로 부르심 등을 다 아우르는 하느님의 부르심”(「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248항)을 말한다.


이를 통해 청년은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동참하고, 또한 우리가 받은 은사들을 활용해 공동선에 이바지”(「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253항)하라는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을 살게 된다. 이것은 곧 다른 이들을 향한 선교 봉사의 부르심으로 이어진다.


청년이 선교 봉사에 참여하는 일은 성소 발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청년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의 삶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 보고, 자신에게 다른 이를 도와줄 수 있는 자질이 있는지 살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청년이 선교사로서 친구나 이웃들을 초대하는 경험은 새로운 신앙 체험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청년은 자신 안에만 머무르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타인을 향해 개방하도록 도와준다. 이는 세상 밖으로 나가는 교회(Chiesa in uscita)를 몸소 실천하는 길이 된다.


젊은이 시노드가 강조하는 교회의 역할은 청년의 성소 식별 여정을 동반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동반은 그저 청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교회의 동반은 청년이 신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신의 성소를 발견하고 식별하는 과정에서 자기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는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젊은이 시노드는 교회 안에 성소의 문화를 형성해 청년이 자연스럽게 신앙 안에서 성소를 발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의 삶을 함께 살 것을, 교회가 온 마음을 다해 청년의 이야기를 경청할 것을 권고한다. 이러한 교회의 동반을 통해 청년은 교회와 함께 오늘을 살고 내일을 희망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다.



글_이진옥 페트라
      돈보스코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 선임연구원
      교황청립 살레시오 대학교(로마) 신학 박사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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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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