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박 8일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현지시간으로 어제(19일)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윤 대통령은 순방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한중 협력 확대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는 3국 협력의 기존 토대를 유지하기 위해 '한미일 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러시아를 향해서는 "러·북 협력의 불법성을 국제사회가 함께 심각하게 인식해 군사협력을 중단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한미일 협력 제도화…한-중 관계 구상도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세 정상은 3국의 협력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한미일 협력이 각국의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지속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미일 협력 사무소는 안보, 경제, 인적교류, 첨단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진행되는 협력사업을 점검하고 조율하게 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앞으로 미국의 새로운 리더십이 출연하지만 계속 윤 대통령과 한미 관계를 성원하고 뒤에서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데에도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윤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2년 만에 대면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두 정상은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양국의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특히 내년 한중 FTA 발표 10주년을 맞아 서비스투자협상을 조기에 타결하기로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미-중 관계가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하며 그 과정에서 한국은 미-중 양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 있어 양국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 국제사회에 러-북 군사협력 규탄
윤 대통령은 APEC,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여러 정상들이 이같은 우려에 공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에 도착해 사흘간 머물며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적 군사협력을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17일 자리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옮겨 G20 정상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러북 군사협력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함께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발언 직후 나와 더욱 주목됐습니다.
G20 정상선언문에는 "전쟁과 모든 무력 분쟁이 인간의 고통을 가중시킨다"며 국제법상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문구가 담겼습니다.
■ 尹, 식량위기 지원 약속…교황청도 기아 문제 지적
윤 대통령은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에 따라 신흥국,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가교 역할을 약속했습니다.
아프리카 식량위기 대응에 올해 안에 10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유엔 세계식량계획을 통한 식량원조 계획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 취약국을 위해 녹색 사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G20 정상회의 3년 연속 참석으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책임 외교를 구현했다"며 "G20에서 개발 의제의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 한국의 책임외교 기조가 더욱 적실성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도 G20 정상회의에 참석했습니다. 파롤린 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교황은 전 세계 약 30억 명의 사람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현실을 지적하며 이를 해결해야 할 도덕적 책무를 강조했습니다.
특히 교황은 오늘날의 전쟁과 군비경쟁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다며 이는 30억 명에 달하는 인구를 지원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자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제기구, 사회 전체의 구체적인 약속이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