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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YD 상징물 전달식] WYD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 대회 준비 공식 시작

WYD 상징물 전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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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일 포르투갈 청년들이 WYD 십자가를 들고 제대 앞 중앙에서 기다리는 동안 한국 청년들이 십자가를 받기 위해 걸어오고 있다. OSV
 




전 세계 가톨릭 젊은이들의 신앙 축제인 세계청년대회(WYD)를 상징하는 ‘WYD 십자가’가 한국 청년들의 손에 쥐어졌다. 2023년 리스본 대회를 개최한 포르투갈 청년들이 한국 청년들에게 ‘WYD 십자가’를 전달함으로써 그리스도의 구원과 희망의 상징인 십자가가 지구촌 서쪽 끝에서 동쪽 끝으로 오게 됐다.

한국 교회 청년 대표단은 11월 20~26일 약 일주일간 이탈리아 로마를 순례하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향한 각오를 다졌다. 전국 교구에서 뽑힌 한국 청년 60여 명은 11월 24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WYD 십자가’와 ‘로마 구원의 백성 성모성화’ 이콘을 받고, 3년 뒤 열릴 서울 WYD의 주역으로서 사명을 부여받았다. 아울러 청년들은 로마 일대와 아시시를 순례하며 서울 WYD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함께 나아가길 기원했다.

이탈리아=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프란치스코 교황이 WYD 상징물 전달식에 이어 성 베드로 광장 사도좌 발코니에서 삼종기도 후 연설하자 한국 청년 유현민씨와 강은비씨가 손을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OSV



WYD 십자가, 서쪽 끝에서 동쪽 끝으로

11월 24일 성 베드로 대성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한 ‘제39차 세계 젊은이의 날’ 미사 후 포르투갈 청년들에게서 ‘WYD 십자가’를 받은 한국 청년들이 십자가를 높이 들어올렸다.

높이 3.8m, 무게 31㎏에 달하는 ‘WYD 십자가’가 한국 교회의 남녀 청년 13명이 함께 번쩍 든 손에 들려 서서히 이동했다. ‘성모성화’ 이콘도 십자가와 함께였다.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제대 왼편에서 포르투갈 청년들이 들고 출발한 십자가는 제대 앞에서 멈췄고, 한복과 서울 WYD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은 한국 청년들이 십자가 아래를 떠받치며 제대 우측으로 이동했다. 성모성화 이콘도 여성 청년 2명에 의해 인도됐다. 예수 그리스도와 어머니 성모 마리아가 제대 왼편에서 오른편으로, 포르투갈에서 한국으로, 서쪽에서 동쪽 끝으로 오게 됨을 알린 순간이다.

양혜경(마리아, 서울대교구)씨는 “십자가를 받는 역할을 자원하고선 떨리는 마음을 기도로 봉헌하면서 준비에 임했고, 무거운 십자가를 들었을 때 서울 WYD를 위한 책임감이 느껴졌다”면서 “이번 전달식을 위해 마련한 한복의 붉은 치마는 순교자들의 희생, 초록·노란빛의 저고리는 희망의 의미로, 순교자들의 희생과 믿음을 세계 젊은이들과 기쁨으로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한국의 젊은이 여러분은 주님의 십자가, 생명의 십자가, 승리의 징표를 받음과 동시에 예수님을 향한 여정에 항상 우리와 동행하는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 성화를 함께 받게 됐다”며 “예수님과 성모 마리아에게 우리의 시선을 고정시키고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미사 직후 사도궁 발코니에서도 한국 남녀 청년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성 베드로 광장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한국 청년들은 태극기를 휘날렸다. 교황이 연설에서 “한국 젊은이들을 위해 박수!”라고 말하자, 한국 청년들은 한복 자락과 태극기를 휘날리며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한복은 단연 모든 이의 눈길을 끌었다. 한국 청년들은 성 베드로 광장 한복판에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로 오세요!”를 외쳤다.
 
청년들이 포르투갈 청년들과의 묵주기도 시간에 기도를 바치고 있다.
 
청년들이 묵주기도 후 염수정 추기경, 이경상 주교와 사진을 찍으며 기뻐하고 있다.


포르투갈 청년들과 함께 바친 묵주기도

WYD 십자가와 성모성화 이콘을 받기 전날인 11월 23일. 로마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성모 마리아 대성전)에서는 특별한 묵주기도가 봉헌됐다. 한국과 포르투갈 청년들이 우리말과 이탈리아어로 묵주기도를 함께 바친 것이다. 제대 위 ‘로마 구원의 백성 성모성화’ 이콘 아래 경당에서 두 나라 청년들은 한목소리로 기도하며 신앙 열정을 봉헌했다.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장관 케빈 패럴 추기경이 주관한 묵주기도는 양국 청년들이 번갈아 ‘환희의 신비’ 5단을 함께 봉헌했다.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 위원장 정순택 대주교와 리스본 WYD 조직위원회 위원장을 했던 아귀아르 추기경 등 양국 주교단도 참여해 함께 기도했다. 중간중간 두 나라 청년들이 노래한 성가는 거룩함을 더했다. 포르투갈 청년들은 리스본 WYD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한국 청년들과 만나기 위해 함께 3시간여 비행기를 타고 로마에 왔다. 두 나라 청년들은 함께 바친 기도를 통해 신앙으로 하나 된 젊음을 다시금 느끼고, 만남을 기뻐하면서 서로를 응원했다.

케빈 패럴 추기경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십자가와 이콘을 젊은이들에게 맡기시면서 그리스도 안에 유일한 구원이 존재하며, 성모님 모성을 삶으로 받아들이길 원하셨다”면서 두 상징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십자가와 성화를 지고 여러분의 여정을 용기 있게 걸어가길 바란다”면서 “세계적 위기, 세상의 변화와 불확실성으로 고통받는 세상에 십자가와 성화를 전달해달라”고 당부했다.

1시간여에 걸친 묵주기도 후에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청년들 사이에서 리스본 WYD 주제곡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이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손을 마주 잡고 둥글게 돌면서 젊음과 신앙을 노래했다. 성모성화 이콘 앞에서 경건히 기도를 나눴던 경당이 순식간에 축제 한마당을 방불케하는 분위기가 된 것이다. 묵주기도와 성가, WYD 주제곡은 짧은 시간 만에 두 나라 청년들을 하나로 이어주기에 충분했다.

포르투갈 청년 마리아(24)씨는 “교구대회 봉사자로 일했고, 한국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로마에 왔다”며 “리스본 대회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연기되는 등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렇기에 우리나라 청년들은 1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받은 신앙의 힘을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고, 한국 청년들은 더 멋지게 WYD를 치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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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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