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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목소리’, ‘하느님이 인간의 마음에 새겨주신 법’ (사목 헌장 16항). 양심을 교회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양심 깊은 곳에서 홀로 인간은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계엄군의 총칼도 양심의 소리를 막지 못합니다. 양심을 통해 하느님은 인간에게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하라고 말합니다. 양심의 소리를 들은 인간은 양심의 확실한 판단에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그 옛날 순교자들처럼 권력은 폭력으로 양심을 따르지 말라고 하지만 바른 양심을 가진 이들은 진리를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나약한 인간은 양심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모르고 했든 욱하는 성격에 화를 참지 못하고 했든 양심을 거스른 행동은 악이며 무질서라고 교회는 말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끊임없이 양심을 가꾸고 돌보는 일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양심 성찰을 통해 인간은 무엇이 하느님이 진정으로 바라시는 일인지 듣고 선택합니다. 무엇보다 그 양심의 선택은 누구의 강요도 아닌 자유로운 개인의 선택이어야 합니다.?
“국회의원은 투표에서 소속 정당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 국회법은 국회의원에게 양심에 따른 투표를 주문합니다. 지난 7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하기 위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줄줄이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자유로운 양심에 따른 투표 자체를 거부했습니다. 그들의 양심은 허약했습니다. 양심의 소리보다는 직업 국회의원으로서 자신들의 공천과 당선이 더 먼저였습니다.?
반면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들의 투표 참여는 빛났습니다. 탄핵 가부를 떠나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공적 의식을 보여주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의원은 눈으로 보지 못하는 것을 양심으로 봤습니다. 거친 호흡과 벅차오르는 눈물을 참으며 투표를 포기하지 않은 김상욱 의원의 모습은 양심을 따른 이의 모습입니다. 안철수 의원의 소신도 있었습니다.
또한, 자유로운 양심에 따라 행동한 시민들은 질서 있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자 국회로 달려온 시민들의 양심은 정의로웠습니다. 시민들은 총을 든 계엄군에 맨몸으로 맞섰습니다. 촛불이 아닌 응원봉을 들고 집회에 참여한 젊은이들의 양심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아이돌 노래를 따라 부르며 부당한 권력은 물러나라고 외치는 청년이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집회에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음식값을 선 결재한 이들의 양심도 아름다웠습니다. 언론을 통해 밝혀지고 있는 부당한 명령을 거부하고 임무를 태업한 군인들도 양심을 따른 이들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양심을 묻습니다. 대체 왜 계엄을 저질렀느냐는 질문 이전에 윤 대통령의 양심은 무엇인지 말입니다. 아니 있기는 한지 궁금합니다. 검사 시절 누구보다 ‘공정’과 ‘정의’를 강조하던 윤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런 이가 헌법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엄령을 선포했습니다. 싹 끌어내어 처단하려고 했습니다.?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주변의 일로 걱정을 끼쳤다”는 대통령의 사과는 거짓말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하느님의 목소리를 거부했습니다. 공정, 정의보다는 폭력과 변명을 일삼았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은 지금 거리에서 대통령의 양심은 지금 망가져 있다고 외칩니다. 그 양심으로는 이제 다시는 나라를 다스리지 못한다는 하느님의 목소리가 거리의 시민을 통해 외쳐지고 있습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대통령의 양심>입니다. 시민들을 통해 외쳐지는 양심의 소리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지켜나가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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