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국 교회 결산] 영적 쇄신·새로운 복음화에 매진… 2027 서울 WYD 준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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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국 교회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로운 열정과 실천이 절실히 요구됐다. 교회 구성원 모두는 새로운 복음화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 시노달리타스의 지속과 활성화에 힘썼다. 무엇보다 영적으로 쇄신하고 친교를 바탕으로 복음화 사명에 참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아울러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를 향해 준비 여정의 본격적인 닻을 올린 해이기도 했다.
한국 교회 240주년, 교황 방한·124위 시복 10주년, 103위 성인 시성 40주년
올해는 한국 천주교회 240주년을 맞은 해였다. 또 1984년 5월 6일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대회에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03위 시성식을 주례한 지 40주년 되는 해이기도 했다. 한국 교회가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와 제11대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 한국순교복자 가족 수도회 창설자 방유룡 신부의 시복시성을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브뤼기에르 주교에 이어 올해 김수환 추기경이 ‘하느님의 종’이 됐다. 주교회의는 6월 15일을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 시성을 위한 전구 기도의 날’로 정하고 기도를 요청했다.
한국 주교단, 9년 만에 사도좌 정기방문
한국 주교단은 9월 16~21일 9년 만에 열린 사도좌 정기방문 ‘앗 리미나(Ad Limina)’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각 지역 교회 주교단이 교황을 만나는 앗 리미나는 보편 교회와 개별 교회의 만남, 사도좌와 그 일원인 주교들과 교계적 친교를 재확인하는 자리다. 주교단은 교황청 부서를 두루 방문했다. 교황은 한국 주교단에게 “하느님과 친밀감을 바탕으로 주교와 사제·하느님 백성과의 친밀감을 갖고 살아가 달라”고 당부했다.
시노드를 위한 한국 교회 본당 사제 모임
시노드 교회를 위한 사제들의 모임이 한국 교회에서 처음 열렸다. 9월 2~4일 경북 칠곡군 왜관읍 성 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에 모인 전국 16개 교구의 사제 43명은 ‘어떻게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며 사명을 수행하는 교회가 될 수 있는가?’를 주제로 기도·경청하고, 대화를 나눴다. 모임은 4월 교황청에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본당 사제’를 주제로 열린 국제 모임의 결실을 나누고 확산시키고자 열렸다. 이 모임은 내년에도 이어나간다.
한국 교회, 브뤼기에르 주교의 고향 프랑스 공식 방문
한국 교회가 브뤼기에르 주교의 고향 프랑스를 공식 방문했다.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한국교회사연구소·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이 방문단을 꾸린 것. 10월 15~24일 브뤼기에르 주교 고향인 프랑스 카르카손-나르본교구와 고향 마을 레삭 도드 등을 방문했다. 프랑스 교회는 ‘하느님의 종’ 브뤼기에르 주교의 시복시성을 추진 중인 한국 교회를 적극 돕기로 했다. 이번 만남은 한-불 교회가 브뤼기에르 주교의 신앙 후손임을 재확인하며 현양운동에도 뜻을 같이하겠다는 성과를 거뒀다.
새 교구장·새 주교 탄생, 새 교황대사
손희송 주교가 5월 2일 제3대 의정부교구장으로 착좌했다. 한국 교회 ‘막내 교구’인 의정부교구는 설정 20주년인 올해 새 목자 탄생이라는 겹경사를 맞았다.
서울대교구는 4월 11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된 이경상 주교 서품식을 통해 구요비(교구 총대리) 주교 이후 7년 만에 새 주교를 맞았다. 이 주교가 ‘2027 서울 WYD 지역 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를 맡으면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준비 여정에 본격 돌입하며 힘을 얻게 됐다.
아울러 프란치스코 교황은 3월 신임 주한 교황대사에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를 임명했다. 이탈리아 출신의 가스파리 대주교는 오랫동안 교황청과 국제사회를 이어온 외교 전문 성직자다. 5월 환영식 없이 조용히 입국한 이후 한국 신자들을 만나는 행보를 이어갔다.
박정일 주교 선종
제3대 마산교구장 박정일 주교가 8월 28일 향년 97세로 선종했다. 박 주교는 한국 교회에서 3개 교구(제주·전주·마산) 교구장을 지낸 유일한 주교다. 한국 교회에 처음 ‘피데이 도눔’(Fidei Donum)을 도입했으며, 한국 교회가 처음 단독 추진한 124위 시복시성 소송도 책임졌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서울 WYD 주제 성구·로고 발표… 상징물 순례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7 서울 WYD 개최 소식을 전 세계에 전한 뒤, 그 여정의 첫 해인 올해 한국 교회는 WYD 씨앗을 뿌리는 시기를 보냈다. 올해는 3년 뒤 열릴 2027 서울 WYD의 준비 첫해로서 한국 교회가 숨 가쁘게 달려왔다.
한국 교회는 7월 28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2027 서울 WYD 발대식과 발대 미사를 거행하고, 대회를 향한 힘찬 출발을 공식 선포했다. 이 자리에는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와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글레이손 데 파울라 소자 차관을 비롯해 정부 관계자·청소년·청년 등 900여 명이 참여해 서울 WYD의 성공적 개최를 함께 기원했다.
9월에는 바티칸에서 2027 서울 WYD 주제 성구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와 한글을 활용한 최초의 타이포그래피(글자 디자인화)로 제작된 로고가 발표됐다. 11월에는 WYD 상징물인 ‘WYD 십자가’와 ‘로마 백성의 구원 성모성화’가 한국 교회로 넘겨지면서 전 세계에 WYD의 본격적 준비를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 해가 막 시작된 1월에는 2027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L.O.C) 사목사무국 내에 기초연구팀이 발족했다. 서울 WYD의 원칙과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젊은이들이 모인 것이다. 4월 주교품을 받자마자 2027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 총괄코디네이터로 임명된 이경상 주교는 이후 교구 사제·수도자·젊은이들과 함께하면서 서울 WYD를 향한 사목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바로 다음 달인 5월 정순택 대주교와 이경상 주교를 비롯한 대표단은 바티칸에서 2027 서울 WYD 비전을 발표하며 보편 교회에 서울 WYD를 알렸다. 교구는 6월 말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Camp at the Cathedral’을 개최, 젊은이들이 성당 일대에서 주교·사제들과 대화를 나누며 함께하는 시간도 가졌다.
8월에는 서울 WYD 기획과 원활한 실행을 통해 청년 사목을 지원할 WYD 특별기획단이 꾸려졌다. 이경상 주교는 10월 서울 흑석동본당을 시작으로 교구 14개 지구 젊은이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과 교회 안에서 함께하고, 나아가 서울 WYD에 동참하도록 주교가 직접 초대하는 이 과정은 내년 초까지 이어간다. 수원교구를 비롯한 각 교구도 서울 WYD 교구대회를 위한 조직과 책임 사제를 임명했다.
세계청년대회 대표 상징물인 ‘WYD 십자가’와 ‘로마 백성의 구원 성모성화’가 11월 24일 바티칸에서 한국 청년들에게 전달됐다. 한국 청년들은 닷새 뒤인 11월 29일 명동대성당에서 개최한 ‘WYD 십자가·성화 환영의 밤’에 참여해 십자가를 세우고 함께 기도했다. 두 상징물은 인천교구·대구대교구·수원교구를 순례하며 젊은이와 신자들을 2027 서울 WYD로 초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