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6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과학과 신앙] (12)달력을 보며 (전성호 베르나르도, 경기 효명고 과학교사)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2024년이 가고 2025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이제 새 달력을 펼치며 새로운 1년을 시작한다.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보편적인 달력은 태양력(太陽曆)인 그레고리력(曆)으로 1528년에 그레고리오 13세 교황이 예수회 수도사제이며 천문학자인 크리스토퍼 클라비우스에게 제작하게 하여 반포한 것이다. 이는 B.C. 45년부터 시행한 로마의 율리우스력(曆)을 대체하는 것으로, A.D. 325년 콘스탄티누스 1세 시대 제1차 니케아 공의회에서 춘분일 후 보름이 지나고 첫 일요일을 부활절로 정했다. 율리우스력의 춘분일과 실제 천문학적 춘분일이 일치하지 않아 역법의 개편이 필요해서였다.

태양력으로 1년은 태양이 황도(黃道, 태양이 지나는 가상의 길)를 따라 춘분점에서 출발하여 다시 춘분점까지 돌아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으로 365.24219일이다. 이는 지구가 태양 둘레를 1회 공전하는 시간이다. 통상적으로 달력은 1년을 365일로 하고 이를 12로 나누어 12개월로 한다. 원래 로마인들이 쓰던 달력에는 1년이 10개월이었는데, 로마의 2대 황제 누마 폼필리우스가 2달을 더해 1년을 열두 달로 나누게 한 것에서 유래한다.

태음력(太陰曆)에도 1년은 12개월이다. 이는 지구가 태양 둘레를 1회 공전할 때 달은 지구 둘레를 12회 공전하며 위상이 변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365일을 12로 나누면 평균 30일이 나오며 이것이 1개월이 된다.

이처럼 달력은 해와 달 같은 천체의 주기적인 운동을 기준으로 인간의 경험적인 지혜와 지적 연구가 만들어 낸 시간의 규칙이다. 하루가 24시간인 것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하루를 아침 1구간, 낮 10구간, 저녁 1구간, 밤 12구간으로 나눈 것에서 시작됐다. 이것은 지구의 자전주기인 23시간 56분 4초와 큰 차이가 없다. 또 1시간이 60분인 것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의 60진법에서 유래한다.

그렇다면 시간이란 무엇인가? 플라톤은 시간을 ‘움직이지 않는 영원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이미지’라고 했으며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전 혹은 이후에 따른 움직임의 횟수와 범위’라고 규정했다. 뉴턴은 1687년 「프린키피아」에서 물체의 운동에 관해 설명하기 위해 외부의 어떠한 것과도 관계없이 시간이란 균일하게 흐르는 ‘절대적’인 것이라 했다. 반면 아인슈타인은 물체의 운동 상태에 따라 시간과 공간이 달라진다며 시간은 ‘상대적’이라 했다.

우리가 시간의 본질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시간이 인간과 자연의 미숙함을 성숙하게 한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시간의 흐름은 계절의 변화를 만들고 계절의 변화는 자연의 시계추가 되어 꽃이 피게 하고 낙엽이 지게 하며, 아이가 자라게 하고 어른을 노인으로 변화시킨다. 지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은 우주의 무한한 시간의 일부다. 지금 이 시각 내가 있는 이곳은 무한한 시공간의 어디쯤일 것이다.

달력을 보며 나에게 묻는다. 유한한 내 삶의 달력에 나는 어떤 가치들을 기록해야 하는가? “그러므로 미련한 사람이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잘 살펴보십시오. 시간을 잘 쓰십시오. 지금은 악한 때입니다.”(에페 5,15-16)




전성호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4-12-3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1. 6

마르 1장 17절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