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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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감수성 일깨우며 지역사회와 함께 환경운동 확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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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자연과 하느님께 대한 의무는 신앙의 본질적 부분이며 건강한 환경 보전을 위한 신앙인의 투신은 창조주 하느님께 대한 신앙에서 직접 뻗쳐 나오는 것”이라고 천명하면서 교회는 생태환경 문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 즈음 한국의 몇몇 교구는 위원회를 만들어 환경문제를 체계적으로 다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25년 만에 발표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교회 생태환경 운동의 전환점이 됐다. 회칙은 통합생태론의 다양한 요소에 관한 성찰을 제안하며 구체적인 행동방식도 언급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교회는 생태영성교육은 물론이고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탄소중립 선포, 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 활동 등을 전개했다. 2025년을 시작하며 각자 다른 지역과 사목 환경 속에서 각 교구(위원회)가 어떤 생태환경 사목을 전개해 왔고 올해 계획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서울대교구, 생태감수성 키우는 교육 지원 


서울대교구 생태환경 사목의 시작은 1991년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세계 평화의 날 담화를 계기로 주교회의가 교구와 본당, 신자 개개인의 환경운동 실천을 당부했기 때문이다. 서울대교구는 한마음한몸운동본부 활동과제로 환경운동을 채택하고 환경보전과 나눔 및 자원 재활용, 도농직거래운동을 전개했다. 이듬해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로 구성된 하늘땅물벗 모임도 시작됐다. 2000년 10월 25일에는 교구 환경사목위원회가 출범돼 전문영역별 활동이 강화됐다.


교황 담화가 그리스도인에게 새로운 생태학적 회심을 깨닫게 했으나 신자 개인이나 본당 차원의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동력은 부족했다. 1988년부터 생태환경 운동에 투신한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재돈(요한 세례자) 신부는 “교황님 담화로 환경운동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나 신학적 추진력이나 토대가 부족해 오래 지속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며 “따라서 1990년대 교회의 생태환경 운동은 사회의 운동방식을 따르는 형식, 즉 교회밖에서 환경문제에 대한 저항운동으로 전개됐다”고 설명했다.


전환점이 된 것은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다. 생태신학에 대한 토대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운동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회칙을 이재돈 신부는 “교회 생태환경 운동의 교과서와 같은 문헌”이라고 소개했다. 이후 서울대교구에서는 2016년 생태사도직단체 ‘하늘땅물벗’을 창립했고 이듬해 제1기 천주교생태영성학교가 문을 열었다. 특히 하늘땅물벗 창립은 교회의 환경운동이 본당과 개인으로 확산될 수 있는 도화선이 됐다.


미국에서 생태신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이재돈 신부는 2016년 환경사목위원장을 맡으면서 교육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문헌자료 확보에 주력했다. 생태감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관련 지식 습득이 선행돼야 했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위원회 생태영성연구소 부설 파스카 출판사를 세우고 생태서적 번역을 지원하고 있다. 2018년 「생태 공명-지구의 울부짖음,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 번역 지원을 비롯해 2023년에는 「토마스 베리 평전」을 발간했다. 



이 신부는 “「찬미받으소서」가 나온 이후 교계출판사에서도 생태관련 서적들을 활발히 내는 추세지만 전문 서적은 여전히 많이 나오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생태감수성의 토대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작업이기에 위원회는 번역 지원을 통해 해외의 문헌들을 신학교나 생태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더욱 많이 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올해는 실천에 초점을 맞춘 「찬미받으소서 녹색십계명」을 발간할 예정이다. 아울러 환경 운동에 대한 본당의 실천이 강조되면서 본당 신부들이 참고할 수 있는 「찬미받으소서 본당 실천 길잡이」(가제)도 펴낸다. 


또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준비하면서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여정에도 동행한다. 이재돈 신부는 “무엇이 자연을 아프게 하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공부했을 때 생태적 감수성이 생기고 회개가 일어날 수 있다”며 “위원회는 이러한 부분에 초점을 맞춰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방법을 교구민들에게 알리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교구, 지속가능한 사회에 동행



수원교구가 환경위원회라는 이름으로 환경운동을 시작한 것은 1995년이다. 심각해지는 환경문제를 올바로 진단하고 신자들에게 그 중요성을 홍보하는 한편 본당이나 개인별로 다뤄지던 환경 문제를 교구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다루기 위해 위원회를 세웠다. 


단발적이거나 교구 전체적으로 공감대를 얻지 못했던 환경운동이 정착된 것은 2015년 「찬미받으소서」 회칙 발표 이후다. 2019년 12월 17일 환경위원회는 생태환경위원회로 명칭을 바꾸고 양기석(스테파노) 신부가 전담으로 부임하며 인간의 존엄성 회복과 생태정의 실현을 위한 제반 활동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양 신부는 “회칙 발표를 계기로 교회는 생태적 회심을 이룰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회로 가는데 빛과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해야한다는 데 적극 공감하고 위원회 사목방향도 이를 염두에 두고 전개됐다”고 말했다.


수원교구는 한국교회 교구 중 최초로 탄소중립을 선포했다. 2021년 9월 11일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수원교구 탄소중립 선포 미사’를 봉헌한 교구는 2030년까지 교구와 본당 공동체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고 2040년에는 탄소중립을 실현할 것을 천명했다. 그 일환으로 위원회가 전개한 사업이 ‘공동의집에너지협동조합’이다. 교구는 협동조합을 통해 태양광발전소 운영, 탄소중립에 한발짝 가까워지게 됐다.


양 신부는 “경기도는 전국의 여러 광역단체 중에도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적극적”이라며 “경기도에 속한 수원교구는 이러한 지형적 장점을 활용해 성당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소를 올리는 협동조합을 세워 탄소중립 실현에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원교구 생태환경 사목의 키워드는 지역사회와의 협력이다. 올해는 성당 울타리를 벗어나 제로웨이스트 상품과 가톨릭농민이 재배한 생명농산물을 판매하는 매장을 도심에 운영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양 신부는 “교회가 목표로 하는 인류 구원에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생태계 파괴 문제이기에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들은 삶의 모든 것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위원회는 기후위기를 야기하는 잘못된 삶의 방식을 바꾸고 교구민들이 온전하게 하느님에게 돌아갈 수 있는 생태적 회심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동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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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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