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현장 돋보기] 세월호 유민 아빠가 ‘가만있지 않는’ 이유

이준태 엘리야(신문취재팀 기자)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세월호 추모 노래 ‘가만히 있으라’(이승환)에선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선장의 안내 멘트인 “가만히 거기 있으라”가 나지막이 흘러나온다. 방송 소리에 멈췄던 아이들은 4044일째 가만히 있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소식에 ‘유민 아빠’ 김영오씨를 찾아가 만났다. 딸의 희생에 가만있지 않던 그였다. 김씨는 지난 2014년 8월 교황 방한 당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광화문에서 단식 투쟁 중이었다. 단식 34일째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그는 교황을 힘차게 불렀고, 손을 잡는 데 성공했다.

상당수는 “그만하라” “이제는 잊으라”고 유족들을 다그쳤다. 사건의 장기화로 피로감이 지속됐다는 이유에서다. 일부는 단식농성 천막 앞에서 피자를 먹으며 조롱하기까지 했다. ‘아직도 세월호’냐고 비난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일상을 살아가야 하기에 유가족 대부분도 집으로 돌아갔다.

그렇지만 진상규명은 더디다. 3년 전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원인 규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최근 항소법원은 ‘내인설’로 결론을 내렸지만, 대법원으로 넘어가며 송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러는 사이 2022년 이태원 참사와 올해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산불로 많은 사람이 또 희생됐다.

상처도 회복되지 않았다. 김씨는 46일간의 단식으로 몸이 쇠약해져 있었다. 유가족 상당수도 병이 들었다.

그럼에도 김영오씨를 비롯한 유가족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김씨는 직접 제작을 맡아 다큐멘터리를 개봉했다. 독립영화임에도 관객 1만여 명이 찾았다. 말괄량이 둘째 딸은 어엿한 성인이 돼 아빠의 일을 돕고 싶어 한다.

김씨가 멈추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딸의 희생이 잊히지 않고 다시는 세월호 같은 참사가 재발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되새기며 전하고 싶은 말을 꺼냈다. “고통 앞에 중립은 없습니다. 종교인이라도 좌우를 떠나 아픈 사람을 보듬어주세요.”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05-0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6. 1

요한 1장 16절
그분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