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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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7주년을 축하하며

[류재준 그레고리오의 음악여행]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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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4주일은 성소 주일이면서 가톨릭평화신문 창간 37주년(5/15)을 기념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가톨릭 공동체의 소식을 전하는 소중한 매체의 생일을 축하한다.

신문의 기원을 따지자면 아무래도 고대 로마의 일일 공고문인 ‘악타 디우르나(Acta Diurna, 일기장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또는 ‘악타 푸블리카(Acta Publica, 공공 행위)’를 들 수 있다. 보통 법률에 관한 공고나 재판 결과를 알리고 결혼이나 부고 등의 소식도 다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15세기 즈음해서 ‘조보(朝報)’ 또는 ‘기별(奇別)’이라는 관보 형식의 필사신문이 있었다. 한자어 그대로 조보는 ‘아침의 소식’, 그리고 기별은 ‘기이함을 나누다’라는 뜻이다. 현재까지 쓰고 있는 ‘기별’의 어원이 신문에서 나왔다는 것도 흥미롭다.

교과서에 나오는 최초의 한국신문은 ‘한성순보’다. 1883년 10월 31일에 창간되었고, 당시 개화파들에 의해 개화사상의 전파를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한국 최초의 민간신문인 ‘독립신문’은 이로부터 13년 후 서재필 박사에 의해 창간되었다. 특별한 것은 한글 전용과 띄어쓰기를 단행하고 자주의식을 고취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점이다.

신문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선 세 가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인쇄기술과 운송체계의 완비, 그리고 의식의 진보다. 구텐베르크의 새로운 인쇄기술과 르네상스 이후의 인본주의 전파는 신문의 확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했고, 도로와 운송수단의 발전은 윤할유 역할을 했다.

운송(Post)과 관련된 클래식 음악 중 가장 유명한 헤르만 네케(Hermann Necke)의 ‘크시코스의 우편마차(Csikós Post)’는 그 유명한 와이먼(Addison P. Wyman)의 ‘은파(Silvery Waves)’와 함께 어릴 적 피아노 학원에서 또래보다 높은 수준의 연주 실력을 드러낼 때 접할 수 있었던 곡이다.(당시 피아노 실력은 체르니 몇 번 연습곡을 치는지에 따라 결정되었다) 곡 중간에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 2번의 ‘Sotto Prestissimo’와 똑같은 멜로디가 잠깐 나오는데, 이는 두 곡 모두 헝가리의 민속 선율을 차용했기 때문이다.


‘크시코스의 우편마차’ 오케스트라 버전
//youtu.be/5hXjdOEKYOE?si=Y_UWrMZ7Cel_pfrd

미국의 작곡가 존 아담스(John Adams)는 ‘중국의 닉슨’이라는 오페라에서 ‘뉴스는 미스터리한 부분이 있어(News has a kind of mystery)’라는 재미있는 작품을 썼다. 아직도 오페라라고 하면 유럽풍의 고풍스러움을 떠올리는 분이 많겠지만, 사실 오페라는 이미 현대적인 옷을 입은 지 오래다. 존 아담스의 이 작품은 재즈적인 요소와 단어의 반복으로 특별한 리듬을 주고 있다. 서늘하고 풍자적·정치적인 대사 위에 경쾌하고 극적인 음악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작품도 드물 것이다. 빠르고 신속한 뉴스의 속성을 본능적으로 잡아낸 작곡가의 기지가 놀랍다.

오페라 ‘중국의 닉슨’ 중 News has a kind of mystery

//youtu.be/F54z2VUhXDc?si=LkzwAbpw5d7KiwuQ




류재준 작곡가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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