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사목 표어와 문장을 발표했다. 사목 표어 ‘한 분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In Illo Uno Unum)’와 문장은 교황이 아우구스티노 성인에게 뿌리를 두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내면서 앞으로의 사목적 방향성과 영적 정체성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문장은 재위 동안 펼치고자 하는 가치들, 특별히 교회 안의 일치와 친교를 명확히 제시한다. 사선으로 나뉜 방패 위쪽에는 푸른 바탕에 흰 백합이 그려져 있다. 아래쪽에는 밝은 바탕에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를 연상하는 표상인 ‘화살에 꿰찔린 심장’과 ‘닫힌 책 한 권’이 형상화 돼 있다. 이는 하느님 말씀과 이룬 인격적인 만남을 “당신께서는 당신 말씀으로 제 마음을 찌르셨습니다”(Vulnerasti cor meum verbo tuo)로 묘사한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회심 체험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문장 하단에 쓰여진 사목 표어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시편 제127편 해설」(Expositio in Psalmum CXXVII)의 한 구절이다. 여기서 성인은 “비록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여럿이지만, 한 분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라고 설명했다.
사목 표어는 교황이 주교로 서품될 때부터 사용해 온 것이다. 교황은 추기경이었던 2023년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 주교 사목 표어에서도 알 수 있듯 일치와 친교는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카리스마의 한 부분이자 제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친교·참여·사명이 시노드의 세 핵심 단어임을 잘 알고 있기에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회원인 제게 일치와 친교의 증진은 본질적인 사명"이라고 전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