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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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만 12차례 언급… “하느님과 세상 잇는 다리가 됩시다”

[새 교황 탄생] 첫 강복을 통해 본 레오14세 교황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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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8일(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서 선출 직후 신자들에게 첫 인사를 하고 있다. OSV

하느님께서 새 교황 레오 14세를 보내주셨다. 교회와 세상에 첫 모습을 드러낸 새 교황은 자신의 교황명을 ‘레오 14세’로 정하고, 8일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로마와 전 세계’(Urbi et Orbi)에 보내는 첫 강복을 통해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로서 보편 교회를 이끌어갈 자신의 사목 비전을 처음 밝혔다. 새 교황은 첫 강복에서 ‘평화’만 12차례 언급했다. ‘하느님’ ‘사랑’ 각 10차례, ‘함께 걸어가자’ 4차례, ‘다리’ 3차례 등 여러 표현으로 사목 방향을 드러냈다. 첫 강복으로 레오 14세 교황이 중점을 두고 나아갈 방향을 전망해봤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평화를 실현해나갈 것이다”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레오 14세 교황의 첫 인사는 평화였다. 그러면서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평화는 무기를 내려놓은 평화, 무기를 내려놓게 하는 평화, 겸손하고 인내하는 평화”라고 강조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시다’(에페 2,14)라는 메시지를 내포하며 교황으로서 가장 첫 임무가 ‘평화의 사도’로서 세계 평화를 위하는 것임을 밝힌 것이다. 지상의 평화가 ‘그리스도의 평화’를 드러내는 열매이기 때문이다.

인간 생명의 존중과 증진에는 평화가 필요하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만도 아니고, 적대 세력들 사이에 균형을 보장하는 데 그치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의 선익 보호, 사람들 사이의 자유로운 의사 소통, 사람들과 민족의 존엄성 중시, 형제애의 끊임없는 실천 등이 없이는 평화가 지상에서 실현될 수 없다. 지상 인류의 평화. 이는 모든 교황이 첫 사명으로 수행해온 것이기도 하다.

신냉전 시대에 보편 교회 사목을 수행하게 된 레오 14세 교황은 냉전 시대 성 요한 23세 교황처럼 하느님께서 설정하신 평화의 질서가 세상 안에 실현되도록 최우선으로 사목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하느님과 세상을 잇는 다리(Pontifex)로서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도전에 맞설 것이다.



“하느님과 서로 손잡고 나아갑시다”

레오 14세 교황은 “두려워하지 말고 하느님과 또 우리 서로 손잡고 앞으로 나아갑시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제자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앞장서 가십니다”라며 모든 이를 하느님께로 초대했다.

그리스도의 제자 곧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주님을 따르는 새 삶을 제시하는 결정적 사건이다. 하느님 사랑과 만남으로써 더욱 인간다워지며, 가장 완전한 진리에 이르도록 이끄시는 하느님께 우리 자신을 내어 맡길 때 비로소 우리는 온전한 인간이 됨을 새 교황이 다시금 천명한 것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모든 것을 수평의 차원으로만 환원시키려는 현대인들을 이 품위 있고 충만한 삶으로 초대한다. 이 초대는 하느님께로의 초대이며, 교회로의 초대다. 교회가 하느님과의 친교를 잇는 유일한 협력자이기 때문이다. 레오 14세 교황이 “함께 걷자”고 거듭 강조한 것도 물질주의와 무신론에 함몰된 현대인들이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며 영원한 복된 생명에 참여하게 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복음 선포를 위해 함께 걸어갑시다”

레오 14세 교황은 “저는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 선교사들이 되기 위해서 아무런 두려움 없이 예수 그리스도께 신자들을 데려가고자 노력하며 정의와 평화를 항상 추구하며 하나 된 교회로 여러분과 함께 걸어가길 원한다”고 밝혔다.

레오 14세 교황은 복음으로의 초대뿐 아니라 신앙 전수를 위한 새로운 복음화에도 앞장설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두려움 없이 복음을 선포하고 선교사가 되자고 호소했다. 그 역시 선교사였다.

문제는 현대 사회에 있어 복음 선포, 곧 선교는 교회의 가장 큰 도전일 뿐 아니라 모든 교회 활동의 가장 큰 패러다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레오 14세 교황은 그리스도의 지상 대리자로서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또 여전히 주님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세례의 요구대로 살지 않는 신자들에게 신앙의 기쁨을 되찾는 회개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고통받는 이들에게 가까이 있는 교회가 됩시다”

레오 14세 교황은 “하느님 나라를 향해 우리는 다 함께 걸어갈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처럼 그는 사도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교회 구성원과 동행하길 희망한다.

레오 14세는 “우리는 시노달리타스 교회, 걸어가는 교회, 항상 평화와 애덕을 추구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가까이 있는 것을 추구하는 교회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교회 모든 구성원에게 끊임없이 복음화되고 쇄신되기 위해 일치와 하나 된 행동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선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드높인 시노드 정신을 거듭 언급한 만큼 이를 잘 이행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두 팔 벌린 광장처럼 대화하는 교회가 됩시다”

레오 14세 교황은 “우리는 어떻게 선교하는 교회가 될지, 항상 두 팔 벌려 개방된 이 광장처럼 어떻게 다리를 건설하고 대화하는 교회가 될지 찾아야 한다”면서 “모든 이가 우리의 애덕, 우리의 참여와 대화, 사랑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선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낮춰 놓은 교회 문턱을 직접 더 낮추며 가난한 이들뿐 아니라 누구나 교회에서 사랑과 평화의 기쁨을 체험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고자 메시지로 밝혔다.

특히 “다리를 건설하고 대화하는 교회” “언제나 열려있고 받아들이는 교회가 되는 길을 함께 모색하자”고 호소한 것은 사회적 대화에 힘쓰겠다는 고백이다. 특별히 강한 어조를 이어간 레오 14세 교황은 정치·문화·종교·지위를 막론하고 이를 적용해 대화할 것으로 짐작된다.

리길재 전문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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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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